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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독점은 타당한가] 플랫폼만 집중해야 VS 글로벌 공룡에게 맞서려면 불가피 

 

네이버·카카오 부가가치 창출효과 기대 못미쳐... 불공정 경쟁 조성은 제재해야

▎사진:© gettyimagesbank
#. 변호사 A씨와의 점심 약속이 있는 날. ‘카카오톡’으로 연락해 어디에서 만날지 정한다. 서울 선릉역 인근의 한 생선구이집을 가자는 A씨. 카카오 해시태그(#) 검색 링크를 보내준다. 링크를 누르니 ‘다음 장소검색’ 결과가 나와 식당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지도’ 앱(응용 프로그램)을 열어 대중교통을 타고 가장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사무실을 나서 버스를 타고 목적지에 가는 동안엔 ‘네이버’ 앱으로 최신 뉴스를 확인하고 ‘네이버 웹툰’ 앱을 열어 업데이트 된 웹툰도 감상한다. 점심을 먹으며 나눈 대화의 주제는 한 집단 소송. A씨는 ‘네이버 카페’ 앱을 열어 해당 사안의 피해자들이 모여 있는 카페에 들어가 각종 피해상황 등에 대한 게시글을 보여준다. ‘네이버 클라우드’ 앱을 열어 모아둔 자료도 보여준다. 그 때 울리는 알람. ‘네이버 밴드’ 앱에 새 글이 올라왔음을 알린다. 그는 동료 변호사들과 정보 교류 창구로 네이버 밴드를 주로 이용한다고 말했다. 식사를 마치고 오후 일정이 있는 잠실로 이동하기 위해 ‘카카오T’ 앱으로 택시를 호출했다.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데, A씨로부터 “점심 잘 먹었다”며 카카오톡 커피 기프티콘이 왔다.

‘암묵적 앱 끼워팔기’는 국가경제에 부정적


스마트폰은 일상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서비스를 이용한다. 가장 많은 빈도로 사용되는 것이 네이버와 카카오의 앱이다. 찾고 싶은 것이 있을 땐 네이버의 검색 서비스를 사용하며, 누군가에게 연락을 할 때는 카카오톡을 찾는다. 디지털 활동의 첫 단계를 두 회사의 앱을 켜거나 웹 페이지를 여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사용자의 입장에선 네이버와 카카오가 사업을 확대할수록 생활이 편리해짐을 느낀다. 분산돼있는 오픈마켓을 일일이 찾아볼 필요 없이 네이버에서 검색되는 상품들만 보아도 편리하게 가격을 비교할 수 있고, 제휴 업체의 경우 네이버 페이를 이용해 간단하게 결제까지 마칠 수 있다. 송금이 필요한 경우 별도의 은행 앱을 열 필요 없이 카카오톡으로 간편하게 송금을 할 수 있다. 유력 플랫폼을 가진 사업자는 플랫폼이 가진 영향력을 이용해 너무나 쉽게 다른 사업분야에서 혁신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검색과 네트워킹을 각각 독점한 네이버와 카카오가 모든 온라인 분야에서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이유다.

그렇다면 플랫폼 사업자들의 디지털 사업 독점은 긍정적이기만 할까. 네이버와 카카오 등의 온라인 시장 독과점에 대한 문제 의식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포털 뉴스 댓글 여론 조작 등의 논란부터 이들의 비대해진 영향력에 대한 지적은 줄을 이었다. 경제 분야에서는 이들이 소상공인을 어렵게 만든다는 ‘골목상권 침해’에 대한 지적도 수없이 제기됐다. IT 공룡들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많은 분야의 비즈니스를 독점함으로서 후발주자들의 시장 진입과 성장을 어렵게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에는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나왔다. 민간연구기관인 파이터치연구원은 지난해 3월 발표한 ‘플랫폼 사업자의 앱 끼워팔기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가 앱 끼워 팔기를 하면, 장기적으로 국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가 앱 사업을 직접 하지 않고 플랫폼에만 전념하고, 앱 사업은 별개의 사업자가 독립적으로 할 때 경쟁이 촉진되며 일자리가 증대되고 플랫폼 및 앱 가격은 감소한다는 설명이다. 연구원은 독점적 플랫폼에 끼워 파는 앱을 플랫폼과 별개로 개별 판매하면 총실질소비, 총실질생산, 총노동 수요(일자리), 총투자가 각각 4.4%(43조원), 3.9%(60조원), 8.9%(180만명), 6.5%(26조원)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 원장은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는 플랫폼 사업에만 집중하고, 앱 사업에는 진출하지 못하도록 조치해야 한다”며 “기존 사업의 경우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가 매년 일정비율로 앱 사업을 줄이도록 제도화하고, 미래 사업에는 아예 진출할 수 없게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반론도 있다. 김재환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파이터치연구원의 보고서에서 카카오나 네이버가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라고 전제하고 있는데, 예시로든 사업들은 많은 부분 경쟁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개별 앱 중에는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상품이 많은데, 이에 대한 가격 측정을 어떻게 했는지도 알 수 없다”며 보고서의 근거가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보고서에 안드로이드OS에 선탑재 된 구글플레이(앱마켓)와 구글 검색, 유튜브 같은 예시는 전혀 없다”며 “페이스북, 유튜브, 아마존 등 검색 서비스에 기반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이 등장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글로벌 시장에선 자신들이 작은 도전자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해진 네이버 GIO는 최근 “네이버가 (구글의) ‘제국주의’에 저항해서 살아남은 회사였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들의 사업 다각화는 본연의 사업인 ‘플랫폼’의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규제가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지난해 5월 김상조 당시 공정거래위원장을 만나 “같은 사업에서도 해외 글로벌 기업에 비해 국내 기업만 규제를 적용받는 경우가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실제 네이버의 검색 시장 점유율은 점차 떨어지는 추세다. 인터넷 트렌드의 로그 집계를 보면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은 2018년 67.72%에서 지난해 58.16%로 떨어졌으며 올해 들어 2월 3일까지 집계에선 56.31% 로 줄어들었다. 이에 반해 구글의 검색 점유율은 같은 기간 22.75%에서 33.65%로, 올해 1월1일부터 2월 3일까지는 34.32%까지 올랐다. 카카오톡의 점유율은 여전히 공고하지만 최근 유튜브를 이용한 정보검색이 활성화 되는 등 인터넷의 이용 양상이 변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계속 진화해나가지 못한다면 순식간에 글로벌 메신저 앱에 잠식될 수 있다.

전세계 디지털시장이 IT 공룡들에게 좌우되는 가운데, 국내에선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버티고 있는 덕분에 일부 기업들은 낙수효과를 누리기도 한다. 국내 한 미디어대행사 대표는 “유튜브의 영향력이 커지고 광고 시장이 고도화되면서 구글은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결국 광고주와 자신만 살아남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높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디어대행사가 그나마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쟁 상황에 대한 이해가 네이버와 카카오의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모두 정당화 하지는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IT 평론가인 김국현 에디토이 대표는 “자국기업의 플랫폼이 있다는 것이 기분은 좋을 수 있지만 시민·소비자의 후생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별개로 따져봐야 할 문제”라며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에 비해 네이버와 카카오의 부가가치 창출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플랫폼 독점 문제는 단지 시장점유율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관계가 독점되는지에 있다”며 “예컨대 카톡 없이 한국에서 생활이 힘들다는 점, 독립적 인터넷 커뮤니티나 사이트가 네이버 카페로 대체되는 것, 언론 및 민의의 유통경로가 포털뿐이라는 점 등은 한국의 플랫폼 독과점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플랫폼 기업의 온라인 독점으로 인해 발생하는 가장 가까운 문제는 독점 사업자들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서 나타난다. 플랫폼 사업자가 과도한 영향력을 가지는 것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이런 권한을 남용하는 것에는 분명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문제는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이다


실제 유럽연합(EU)에서는 수년 전부터 온라인 사업자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에 대한 문제의식이 커지고 있다. 2018년 7월 EU 집행위원회가 구글의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에 대해 역대 최고금액인 43억4000만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한 게 대표적이다.

구글은 모바일 기기 제조사들에게 구글 앱스토어 탑재 조건으로 구글 검색앱 및 브라우저앱의 선탑재를 요구했는데, 이를 불공정 거래행위인 ‘끼워팔기’로 판단한 것이다. 구글에 대한 EU의 제재는 이 뿐만이 아니다. 앞서 2017년 6월에는 구글이 인터넷 일반검색 분야의 시장지배적지위를 남용해 ‘구글 쇼핑’에 불공정한 특혜를 부여한 행위에 대해서도 24억2000만 유로의 과징금을부과한 바 있다.

한국의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들도 이런 문제에 휘말려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네이버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에 대해 제재에 나섰다. 네이버는 특정 상품을 검색할 때 네이버 스토어팜이나 네이버페이 등록사업자의 상품을 우선 노출했는데, 공정위는 이런 행위가 검색시장에서의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거래 관계가 있는 사업자가 해당 시장에서 불공정 경쟁을 하도록 했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및 동영상 서비스 영역에서도 네이버부동산과 네이버TV를 우선 노출시킨 것도 제재 대상으로 판단했다.

논란은 더 있다. 소상공인의 검색광고 산정방식 등에도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정원석 소상공인연합회 전문위원은 “포털 사업자는 경쟁방식으로 광고단가를 책정해 소상공인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광고비가 치솟는다”며 “광고 수수료에 대한 부당한 탈취와 과도한 경쟁유발을 막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플랫폼 사업자들의 지위 남용을 막을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노민선 중소기업 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독점적 지위 남용을 사전에 방지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이를 위한 법·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면서 “플랫폼 사업자들이 다양한 형태의 상생협력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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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1호 (2020.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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