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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 패션뷰티 선물 -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자음생’] 1966년생 ‘ABC 인삼크림’, 효자가 되다 

 

자음생 라인 매출 5년새 70% 성장… 소비층 ‘2030’ 세대로 확대

▎1966년에 출시한 ABC 인삼크림. / 사진:아모레퍼시픽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이코노미스트]가 진행한 ‘대한민국 대표 MD 63인이 선정한 5월의 선물’에서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자음생’이 패션·뷰티 분야 5060세대 추천 선물로 선정됐다. 2000년에 처음 출시한 설화수 자음생 라인은 일명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 써본 사람은 없는 화장품’으로 통하며 5060 여성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2019년 설화수 자음생라인 전체 매출액은 2014년 대비 70% 이상 성장했다.

그렇다면 아모레퍼시픽의 효도 상품인 설화수 자음생 라인은 어떻게 개발됐을까. 첫 시작은 아모레퍼시픽(당시 태평양)의 창업자인 서성환 선대 회장으로부터 시작됐다. 서 선대회장은 고려인삼 재배지인 개성에서 유년시절을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인삼의 효능과 가치에 대해 주목했다. 이를 바탕으로 창업 초창기부터 인삼을 몸에 바르는 화장품 원료로 사용하고자 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현재 설화수 자음생 라인의 모태인 ‘ABC 인삼크림’이 1966년 출시됐다.

인삼 성분을 피부에 적용키 위해 연구 거듭


▎여성 소비자들이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매장에서 화장품 설명을 듣고 있다.
이후 인삼 원료가 들어간 화장품은 지속적으로 개발됐다. 1973년엔 ‘진생삼미’, 1987년엔 ‘설화’로 출시됐고, 1997년에 지금의 브랜드 이름인 ‘설화수’가 탄생했다. 자음생 라인은 2000년에 처음 출시됐다. 기본 제품인 스킨, 로션으로 시작해 2012년에 자음생 아이크림, 2014년 자여진에센스, 2017년 자음생마스크, 2018년 자음생수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최민영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BM팀 과장은 “2018년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소비자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는 자음생에센스는 2014년에 출시한 자여진에센스를 기본 바탕으로 성분을 추가해서 제작한 업그레이드 제품”이라고 상품 개발 뒷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인삼을 얼굴에 바를 수 있는 화장품 원료로 사용하기 위한 연구는 1960년대부터 시작했다. 1960년대에는 인삼 추출물 및 미용 효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됐고, 1970년대에는 인삼의 진세노사이드(사포닌) 등 유효 성분을 추출하는 방법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다. 1980년대에는 진세노사이드를 분리하고 정제하는 연구를 하고, 인삼 부위별 다른 점 등을 연구했다. 1990년대에는 체내 활성 사포닌인 컴파운드 K에 분석을 시작했고, 2000년대 들어 설화수 브랜드만의 인삼 가공 기반 기술인 ‘바이오컨버젼’ 기술을 개발했다.

최 과장은 바이오컨버젼 기술에 대해 “일반적으로 인삼의 진세노사이드가 효능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섭취를 통해, 대사과정을 거쳐서 체내의 효소에 의해 활성 형태로 바뀌면서 그 효능을 나타내게 된다”며 “그러나 피부에는 이 대사 과정이 없어 일반적인 인삼의 진세노사이드들은 피부에서 그 활성을 나타내기가 어려운데, 설화수는 대사과정 없이도 피부에서 활성화하는 진세노사이드 즉 컴파운드 K를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아모레퍼시픽은 ‘홍삼 유래 천연 희귀 활성 성분의 대량 제조 및 이를 활용한 히알루론산 합성기술’로 IR52 장영실상을 받았고, 세계에서 처음으로 ‘피부 노화 개선 희귀 진세노사이드’를 개발한 공로로 대한민국 기술대상 10대 신기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외시장 베스트&스테디셀러로 꼽혀


기술력을 바탕으로 출시된 설화수 자음생 매출액은 매해 늘고 있다. 최 과장은 “설화수 자음생 라인은 2014년 대비 2019년 매출액이 약 70% 성장했다. 이는 아모레퍼시픽의 여러 제품군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성장률이다”라며 “소비자들의 리뷰도 많은 편인데, 자음생크림의 경우 ‘20년 정도 사용했는데 없으면 안 되는 화장품’, ‘한번 써 본 사람은 다른 제품을 못쓴다. 다른 크림 쓰다가도 결국 자음생으로 돌아온다’ 등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해외시장 반응도 좋다. 아모레퍼시픽 내부 조사 결과, 설화수의 윤조에센스와 더불어 자음생 라인은 설화수 브랜드의 ‘해외 시장 베스트&스테디셀러’로 꼽힌다. 최 과장은 “자음생 에센스 제품은 개발 전에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해외 소비자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할 때부터 큰 지지를 받았다”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론칭했고, 2018년 대비 2019년 글로벌 매출액이 약 300% 이상 성장했다”고 말했다.

최근 주목할 점은 설화수 자음생 라인의 소비층이 ‘2030 세대’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자음생에센스의 경우 2019년 30대 고객 매출액이 2018년 대비 60% 성장했다. 최 과장은 “2030 세대에서도 안티에이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설화수 자음생 라인은 끈적임 없이 흡수가 빠르지만 촉촉함은 오래 지속되어 건조한 피부를 지닌 젊은 세대에게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종전에는 부모님을 위한 선물로 자음생 라인을 산 2030 소비자가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는 자신을 가꾸기 위해 제품을 구입하고, SNS에 이를 자랑하는 2030 소비자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설화수 자음생 라인의 제품군은 여전히 개발 중이다. 최 과장은 “자음생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뿌리’다. 인삼 뿌리에서 최초 출발해서 완성된 제품이기도 하지만, 현대과학 기술을 담은 한방 브랜드 설화수를 있게 한 뿌리 그 자체이기도 하다”며 “자음생 에센스와 크림을 중심으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지속해서자음생 뿌리를 확장할 것이다”고 말했다.

-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1533호 (20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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