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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경의 알고 싶은 것들의 결말(16) 니콜라에서 바라본 수소차의 미래와 우리의 대응] 미래 경제는 수소 경제가 이끈다 

 

전방위 용도 확장으로 세계 흐름 바꿔… 생산성·안전성·대중화 숙제로 남아

▎현대자동차 직원들이 7월 6일 전남 광양항에서 세계 최초로 양산해 스위스로 첫 수출하는 수소전기 대형 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환송하고 있다. / 사진:현대자동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자동차시장 트렌드와 맞물려 세계 부호의 지도를 바꾸고 있다. 코로나19로 GM·포드·폭스바겐 등 전통 내연기관 시절을 호령하던 자동차 회사들은 비대면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언택트와 친환경으로 무장한 ‘IT공룡’과 힘겹게 싸우고 있다. 구글 자회사가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 웨이모, 애플의 ‘타이탄 프로젝트’라 불리는 자율주행기술 연구, 전 세계에 위성을 쏘아 하늘에 인터넷을 깔고 이를 기반으로 자율주행하는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테슬라를 보면 조만간 자동차 업종이 정보통신 업종으로 변할 것 같다.

전기차 대표주 테슬라 주가의 상승으로 일론 머스크가 워렌 버핏을 제친 세계 대부호가 됐다. 한편에서는 봉이 김선달식 부호도 탄생했다. 니콜라는 지난 6월 4일 상장해 시가 총액이 300억 달러를 넘으면서 116년 역사의 미국 자동차 제조사 포드를 앞서 화제가 됐으나, 현재는 주가가 상당히 꺾였다.

니콜라는 수소트럭을 시판하지도 않았고, 기대감만으로 포드의 시총을 앞서니 세간에 말이 많을 수밖에 없다. 니콜라는 차량·에너지 투자 분야 기업인수합병 업체인 벡토아이큐가 먼저 상장한 후 니콜라를 합병하는 ‘우회 상장’ 방식으로 나스닥에 등장했다. ‘제2의 테슬라’를 꿈꾸는 수소 에너지 트럭 제조업체 니콜라는 봉이 김선달 수법으로 과거에 수소 연료 전지도 만들지도 않고 수소 트럭을 만든 것처럼 광고했다. 미국 물리학자 겸 발명가인 ‘니콜라 테슬라’의 이름을 딴 니콜라는 김동관(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2018년 1억 달러를 투자한 사실이 알려져 국내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는 기업이다.

수소 트럭 제조 분야는 이미 다임러·볼보·스카니아 등 다른 기존 업체들이 선제적으로 진행해 경쟁이 만만치 않아 니콜라가 우위를 점할지 의문이 든다. 전기차는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반면 수소차는 매연 대신 수증기를 내뿜는 ‘달리는 공기청정기’ 이기에 친환경차로서 수소차에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보인다. 전기차의 2차전지도 급속 충전 기술이 발전해 충전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고압수소를 활용하는 연료전지보다 충전 속도가 느리다. 수소자동차의 충전 속도는 3~5분에 불과하다. 수소차의 매력이 돋보이긴 한다. 배터리식 전기차에 비해 좀 더 긴 항속거리와 가동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시간 경과에 따른 자연방전 문제도 좀 덜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까다로운 유럽에 수소 트럭 교두보 마련한 현대차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소 생산비용과 저장·운송 기술의 부족이 비용을 상승시키는 문제를 생각하니 여전히 한계가 보인다. 물론 아직 수소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비용이 높은 것은 감안해야 할 것이며 양산 체제로 들어갔을 때 경제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수소에 색깔이 없는데 세 가지 수소가 회자된다. 색깔로 수소를 구분하는 이유는 생성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얼마나 많이 발생하느냐를 구분하기 위해서다. 가장 많이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브라운 수소’와 ‘그레이 수소’는 각각 화석연료인 석탄이나 천연가스로 만드는 수소다. 천연가스와 이산화탄소 포집설비를 이용하는 하이브리드형 수소를 ‘블루 수소’라고 부른다. 오로지 재생에너지만 이용해 만드는 수소를 ‘그린 수소’라고 한다. 블루 수소는 이산화탄소가 발생되나 브라운 수소나 그레이 수소보다 발생량이 낮고, 그린 수소는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제로다.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 대형 트럭 양산체제를 구축, 본격적인 유럽 친환경 상용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광양항에서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전기 대형 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XCIENT Fuel Cell)’ 10대를 스위스로 수출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물질 ‘산화환원 반응’으로 리튬이온과 분리된 전자(e-)가 도선을 따라 음극과 양극 사이를 오갈 때, 전기가 발생하는 방식으로 전기를 충전한다. 수소연료전지 전기차는 고압 수소탱크에 충전된 수소에 산소를 넣어 화학반응을 내는 방식을 사용한다. 수소와 산소는 백금 촉매를 거치면서 화학반응을 통해 물로 변화하면서 나오는 에너지원을 전기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물을 전기 분해하면 양극에서 산소가 생성되고 음극에서 수소가 생성되는데, 이 과정을 거꾸로 진행시킨다고 보면 된다.

메탄올 등의 알코올을 사용하는 연료전지도 주스나 혈액에 있는 당으로 작동하는 연료전지도 있다. 2차전지가 전기를 저장하는 장치라면, 연료전지는 전기를 만들어내는 발전기와 같은 장치다. 배터리는 그 자체가 전력원으로 사용 가능하지만, 연료전지는 수소나 산소 같은 연료를 내부에 넣어 반응시켜야 전력원으로 사용 가능하다. 승용차와 달리 트럭은 차체가 크고 수소를 저장하기 위한 공간 여유가 있다. 니콜라가 미국 화물운송 대형트럭 시장을 타깃으로 설정한 이유기도 하다.

전기차 1위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수소전기차에 대해 “바보 연료 전지(Fool Cells)”라고 비판했다. 아마, 수소를 분해하고 운반하고 탱크에 넣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많은 에너지 손실을 꼬집은 듯하다. 사실 수소차는 효율성만 놓고 보면 자부심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시간 경과에 따라 발생되는 자연방전 문제를 심히 고민해야 하는 배터리와는 달리, 수소연료전지는 분자 크기가 작아 용기 표면으로 누출되는 양을 무시할 수 없는 수소를 제외하면 자연방전 문제에 있어 자유롭다. 글로벌 컨설팅 전문 업체 맥킨지는 2030년까지 약 300~400만 대의 운송용 수소전기트럭이 전세계에 보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소전기차는 엔진 대신 수소탱크, 수소와 산소가 화학반응을 통해 발생하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장치인 스택(stak), 모터, 배터리로 구동된다. 전기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꾸는 방식은 전기차와 같지만 전기를 충전하지 않고 자체 생산한다는 점에서 전기차와 다르다.

생산·유통·소비가 순환되는 수소생태계 구축


▎현대자동차가 7월 1~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0 수소모빌리티+쇼’에서 선보인 수소전기차 ‘넥쏘’ 엔진 내부. / 사진:현대 기아차
수소차에서 승용차가 아닌 상용차 ‘트럭’이 새삼 주목 받는 이유는 상용차 내에서 디젤차량 비중이 90~98%라는 점 때문이다. 한번 사용하면 다시 쓸 수 없는 1차 전지, 전기차에 사용되면서 충전해 어느 정도 사용할 수 있는 2차 전지와 구별하여 연료 공급을 하면 전기를 지속적으로 생성하는 3차 전지가 있다. 수소에너지 기술은 물·유기물·화석연료 등의 화학물 형태로 존재하는 수소를 분리·생산해서 이용하며, 연료전지는 수소를 연료로 공급하는 한 재충전 없이 계속해서 전기를 생산하고, 반응 중 발생된 열은 온수·난방으로 이용한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생기는 화학에너지를 직접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기술로서 생성물이 전기와 순수(純水)인 발전효율 30~40%, 열효율 40% 이상으로 총 70~80%의 효율을 갖는 기술이다.

여하튼 현대차가 주요 경쟁사들보다 한 발 앞서 수소전기 상용차시장을 선점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를 것이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34t급 대형 카고 트럭으로 190kW급 수소연료전지 시스템과 최고출력 350kW(476ps/228kgf·m)급 구동모터를 탑재했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약 400㎞, 수소 충전 시간은 8~20분이 소요된다. 현대차는 2020년 말까지 40대를 추가로 수출한 후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총 1600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스위스 수출을 필두로 유럽의 독일·네덜란드·오스트리아·노르웨이 등에 수출하고 북미 상용차시장에도 진출하고자 한다. 현대차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의 원활한 보급을 위해 단순한 차량 공급 전략을 넘어, 수소의 생산·유통·소비가 함께 순환되는 수소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수소 생산 기업과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 연합체, 대형 트럭 고객사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수소전기 대형트럭 생태계’ 구성이 수소 경제 성공가능성에 불을 지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차량과 충전소를 패키지로 파는 ‘리스’ 형식의 판매는 유럽에서 현대차가 구상하고 있는 모델이다. 앞서 니콜라도 이 방식으로 수소트럭을 판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상용차량의 상당수는 ‘물류’에 사용된다. 운행 노선도 일정하고 주행가능거리도 사전에 예측 가능하다. 주행거리가 길고 수소탱크 크기가 커서 수소차가 더 적합한 대형 트럭은 ‘리스 형식’이 통할 수 있다. 구입자가 충전과 정비를 담당하기보다 관련 인프라를 가진 자동차 회사가 해결해 준다면 더 효율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2020년 들어 수소연료전지가 자동차 사업 내에서 보폭을 넓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6월 10일 발표된 독일의 ‘국가 수소 전략’은 글로벌 수소 경제 확산에 불을 지폈다. 독일은 수소 경제 이행의 명분부터 실행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쏟아 냈다. ‘깨끗한 수소 생산’이 필수적으로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그린 수소를 우선적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수소의 활용범위도 전방위적이다. 자동차 연료나 난방으로 국한하지 않는다. 철도·항공 등의 수송과 운송분야는 물론, 철강·비료·화학 등 다양한 산업으로 수소 용도를 확장할 계획이다. 독일의 수소 전략 발표는 수소 경제를 특정국가나 대륙이 아닌 ‘글로벌 흐름’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기 충분하다.

EU 수소 경제 확산에 불 지핀 독일 국가 수소 전략

독일의 수소전략은 ‘EU(유럽연합) 수소전략’의 예고편으로 보인다. EU 각국에서는 진정한 탈 내연기관을 위해 수소 연료전지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관련 산업이 개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스위스에 수소 트럭을 수출한 이틀 뒤인 7월 8일 EU는 기후 중립을 목표로 수소 전략 확대안을 발표했다. 수소는 산업·운송·전력 부문에서 다양한 응용이 가능해 탄소 배출 감소와 산업 공정과 경제에 있어 탈 탄소 해결책으로 부각되고 있다. 수소의 에너지원으로서의 장점으로는 다양한 방법에서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전기 기반 수소는 전기 분해를 통해 생성한다. 재생가능 수소는 물의 전기 분해를 통해 생성되는 수소를 말한다. 화석 기반 수소는 화석 원료를 사용해 가스화 되는 수소를 의미한다. 기타, 저탄소 수소, 합성 연료를 통해 만들어낸 수소도 있다.

한국 그린 뉴딜의 핵심으로 떠오른 수소 경제


▎현대자동차가 7월 1~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0 수소모빌리티+쇼’에 선보인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UAMPBV- Hub’ 모형물. / 사진:현대 기아차
이미 태양광과 풍력 이용이 활발한 EU는 이로부터 발생하는 전기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고자 하는데, 2024년까지 6GW이상의 재생 가능한 수소 전해조 백만 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기존 전해조는 100 MW로 향후 더 큰 규모로 설치할 계획인데, 정유 공장, 철강 공장과 화학 단지에 전력을 직접 공급하고, 수소 급유소를 전국가적으로 확대 설치할 예정이다. 수소 수송 인프라는 매우 제한적이어서 중거리 전송을 위한 인프라 설립 계획도 포함하고 있다. 2025-2030년까지 최소 40GW의 재생 가능한 수소 전해조 설치와 1000만t의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자 한다. EU 전역에 걸쳐 물류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며 대규모 저장 시설 개발도 구축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EU는 명실공히 수소에너지의 생산, 수출, 공급의 글로벌리더가 되려 한다. 목표 달성을 위해 24~42억 유로를 전해조에 투자하고, 같은 기간 220~340억 유로를 태양광과 풍력에너지를 위한 설비에 투자할 계획이다. 수소 운반·유통·보관을 위해 65억 유로를, 급유 시설을 위해 2050년까지 180~470억 유로를 투자하고자 한다.

우리 정부 역시 7월 1일 수소경제위원회를 출범하고, 국무총리(위원장) 주재로 제1차 수소경제위원회를 개최했다. 수소경제위원회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며, 8개 관계부처 장관과 산업계·학계·시민단체 등 분야별 최고의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대한민국 수소경제 컨트롤타워로,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2020년 2월 제정)(이하 '수소경제법')] 따라 ‘수소경제 기본계획’을 수립·시행·점검·평가하고, 관련 정책조정, 국가간 협력, 생태계 구축 등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주요 정책을 수립·추진한다. 제1회 수소경제위원회에서는 수소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방안, 수소 기술개발 로드맵 이행현황 및 향후 계획(안), 수소차·수소충전소 추진성과 및 향후계획(안), 수소도시 추진현황 및 확산전략(안), 수소경제 전담기관 지정(안), 수소경제위원회 운영세칙 제정 건을 처리했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정책의 일환으로 그린 뉴딜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수소 경제 활성화가 핵심이다. 정부는 주행거리가 길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버스·화물차·택시를 수소연료차로 변경하면 연료비를 보조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차 라인업이 넥쏘 같은 승용차에서 트럭·버스 등으로 확장할 전망이다.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사업용 수송과 에너지 분야에 대해 탈(脫)탄소 정책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버스·화물차·택시는 운행거리가 길고 낡아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량이 상당하다. 정부가 전기차·수소전기차 같은 친환경차량 전환을 유도하고 있지만 연료비가 디젤·LPG보다 비싸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정부는 버스·택시와 화물차를 수소차로 전환하면 2023년부터 연료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수소연료비 중 기존 LPG, 디젤차량의 연료비를 초과하는 부분은 정부가 부담한다. 현재 수소는 1㎏당 8000원인데 연료비 보조금을 받으면 3500원 수준으로 떨어진다. 현대차 수소차인 넥쏘는 수소 1㎏으로 약 96㎞를 주행할 수 있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2025년 전기차 113만대(누적기준), 수소차 20만대를 보급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재 2022년까지인 친환경 차량 구입 보조금도 2025년까지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사업용 수소차 연료보조금은 화물트럭 분야에 수소트럭 도입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연료전지는 에너지 전환율 뿐만 아니라 연료 수급에도 문제가 있다. 대표적으로 수소는 현재 기술 수준에서 석유류를 크래킹해서 뽑아낸다. 물에서 뽑아낼 수 있지만, 지금의 기술로는 수소를 뽑아내 연료전지에 쓰는 거 보다 석유를 화력발전에 돌리는 게 아직 더 싸게 먹힌다. 이게 수소경제의 경제적 한계이다. 세간에 수소가 위험하다고 알려진 것은 사실이 아니다. 수소는 실사용 환경에서는 LPG나 도시가스보다 안전하다. LPG 차량과 수소연료전지 차량을 세워놓고 연료탱크를 실탄으로 사격하는 실험을 해보면 LPG 차는 폭발하는 반면, 연료전지 차는 내부 가스만 분출됐다. 분자량이 공기보다 커 바닥으로 가라앉는 LPG와 달리 가장 가벼운 분자인 수소의 특성상 누출이 되도 순식간에 빠져나가 버린다는 점도 안전성에 플러스 요인이다.

생산비 절감 충전소 확충 수소 경제가 남긴 과제

수소 생산비가 높기에 다양한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수소보다 생산비가 싸게 먹히는 메탄올 등의 각종 수소화합물들을 수소 대신 연료전지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 보다 실용적이라 여겨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는 연료전지에 수소화합물이 공급되고 이를 개질기에서 수소로 변환시켜 연료전지 스택(발전기)에 공급하는 형식이다. 수소를 얻는 방법으로 물을 전기분해하는 게 제일 간단하지만 투입 에너지량 대비 얻는 에너지가 너무 적다. 즉, 가성비가 낮다. 때문에 보통은 천연가스나 도시가스를 개질해 수소를 얻는 방법이 상용 제품에 적용된다. 수소차를 상용차에 적용하려는 회사는 니콜라나 현대차만은 아니다. 도요타는 수소승용차 미라이(MIRAI)에 이어 상용차 부문에서 중국에 진출하고 있다. 중국은 2020년 수소차 1만대, 2030년 200만대를 보급하겠다는 글로벌 1위 수소차 시장이다. 도요타는 중국에서 연료전지와 시스템, 수소차량의 밸류체인의 일원화에 성공했다. 연료전지그룹 호라이즌의 수소트럭은 2020년 11월부터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수소차를 보급한다. 이 밖에도 많은 미국·유럽 회사들이 너도나도 수소트럭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가 ‘리스’모델을 도입했지만 수소차를 대중화하기엔 부족한 인프라는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전기차 배터리 충전소는 간간히 눈에 띈다지만 수소충전소를 동네에서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은 수소차의 대중화를 어렵게 한다. 게다가 수소차량이 많지 않아 수소 충전소가 설치돼 있더라도 현재로서는 이윤을 제대로 확보하기도 어려운 처지다. 현대차는 한국가스공사와 합작 법인을 만들어 국내 수소충전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기로 했다. 정부는 2025년까지 수소충전소 450개소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현대차는 3~4년 안에 수명을 두 배 이상 늘리고, 원가는 절반 이하로 낮춘 차세대 수소 시스템을 개발해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한다. 이 시스템은 선박이나 열차, 도심형 항공기는 물론 빌딩, 발전소 등 생활 모든 영역과 군사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와 연료전지시스템 기술을 활용한 공중 이동수단도 염두에 두고 있다. 2028년 상용화해서 ‘하늘 위에 펼쳐지는 이동 혁명’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현대차의 용틀임을 지켜보자. 수소 경제로의 이동의 흐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내년 2월 수소법 시행까지 발 빠른 준비 작업을 착수할 것이다. 수소 경제가 특정 국가의 독점이 아니라 글로벌 표준으로 진행되고 있기에 한발 앞서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울산은 수소 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 도시로 지정돼 있다. 승용차를 넘어 다양한 분야의 모빌리티에 대한 실증화 사업을 심도 있게 추진해 수소 경제의 성공을 앞당기기 위한 다양한 도전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울산시는 수소 자동차에 이어 선박에도 수소 인프라를 활용해 기존 조선 산업에 탈출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선박 제조에도 수소규제 특례가 국내 최초로 울산에서 시현되고 있어 향후 울산시가 ‘친환경 선박’ 제조도시를 선점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 필자는 국제경제 전문가로 현재 울산 경제부시장이다. 대한민국OECD정책센터 조세본부장, 대외경제협력관, 국제금융심의관 등을 지냈다. 저서로 [한 권으로 읽는 디지털 혁명 4.0]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 [명작의 경제][법정에 선 경제학자들] [나를 사랑하는 시간들] 등이 있다.

1546호 (202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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