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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인사 폭풍, 임원 수 줄이고 50대 CEO 대거 배치 

 

직급단계 줄이고 승진 연한 축소, 신임 임원 7년만에 사장 승진 가능

▎이영구 신임 롯데그룹 식품 사업부문장 / 사진:롯데그룹
50대 초반 임원이 대거 중용되고 600여명의 임원 중 100개 넘는 자리가 사라졌다. 인사 폭풍을 통한 일종의 충격 요법이다. 26일 단행된 롯데그룹 임원인사 얘기다. 실적 악화와 신규 사업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롯데그룹이 이날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대대적인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먼저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를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식품BU장에 임명했다. 이영구 신임 BU장은 1987년 롯데칠성음료에 입사한 롯데그룹 공채 22기로 롯데알미늄과 그룹 감사실 등을 거쳤다. 2017년부터 롯데칠성음료 대표를 맡아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식품 업계 호황과 구조적 변화가 이는 가운데 롯데는 경쟁사에 비해 실적이 부진한 점이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롯데지주는 커뮤니케이션실장에 롯데건설 고수찬 부사장을 승진 임명했고, 준법경영실장에 검사 출신인 박은재 변호사를 부사장 직급으로 영입했다. 또 13개사 대표를 물갈이 하며 50대 초반 임원들을 대거 대표로 배치했다. 롯데칠성음료는 50세 박윤기 경영전략부문장을 전무로 승진시키며 대표를 맡겼다. 같은 나이의 강성현 롯데네슬레 대표이사(전무)를 롯데마트 대표(사업부장)으로 내정했다. 롯데푸드 대표에는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을 지낸 이진성(51) 부사장을,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에는 LC USA 대표이사였던 황진구(52) 부사장을 각각 승진 내정했다. 롯데그룹은 “신성장 동력을 적극 발굴할 수 있는 젊은 경영자를 전진 배치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임원 직제도 간소화했다. 임원 직급단계를 기존 6단계에서 5단계로 축소하고, 직급별 승진 연한도 축소 또는 폐지했다. 기존에 3년이던 부사장 직급의 승진 연한을 없애 1년 만에 부사장에서 사장을 달 수 있게 했다. 상무보A와 상무보B 2개 직급은 ‘상무보’ 직급으로 통합했다. 신임 임원이 사장 승진까지 최소 13년이 걸렸지만, 이번 개편을 통해 승진 가능 시기를 7년 수준으로 크게 앞당겼다.

- 김유경 기자

1562호 (2020.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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