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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회장은 왜 금호리조트를 인수했나] 범금호가(家) 자산 품고, 수익창출 모델로 탈바꿈 준비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은 범 금호가(家) 재건의 선봉장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금호리조트 인수 결정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기업 및 자산을 인수한다는 측면에서 갖는 상징성이 크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2월 23일 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종속회사인 금호리조트 인수를 확정하고, 채권단 및 아시아나항공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 금액은 아시아나항공 4개 자회사가 보유한 금호리조트를 2403억원, 금호리조트 중국법인 금호홀딩스 지분 150억원을 포함해 총 2553억원이다. 3월 말로 예정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승인이 완료되면 인수 절차가 마무리돼 본격적인 정상화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금호리조트는 수도권 36홀 골프장인 아시아나CC와 4곳의 국내 리조트, 1곳의 워터파크를 운영하고 있는 종합 레저기업이다.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에 18홀 골프장과 리조트를 소유한 금호홀딩스 지분 46.7%도 보유하고 있다.

금호석화는 금호리조트가 매물로 나왔을 당시부터 상당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리조트 매각주관사인 NH투자증권 등이 티저레터를 발송한 것은 지난해 10월 말이다. 매각 주관사는 금호석화에 티저레터를 발송하지 않았는데, 금호석화는 별도 루트를 통해 티저레터를 입수했다. 그만큼 관심이 컸다.

금호의 역사가 담긴 골프장과 리조트가 남의 손에 넘어가는 것보다 금호석화가 품는 게 낫다는 판단을 박 회장이 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고 박 회장이 금호리조트에 상징성만 부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향후 수익창출 모델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벌써부터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금호석유화학은 금호리조트의 현황 파악 및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내·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고 현장에 배치했다. 리조트사업 담당임원에는 약 20여 년간 호텔신라의 경영 전반을 경험한 김진혁 전 호텔신라 상무를, 골프사업 담당 임원에는 과거 한솔그룹의 한솔오크밸리(HDC그룹 오크밸리리조트)의 흑자전환을 이룬 전유택 전 한솔개발 대표이사를 각각 영입했다.

또 금호리조트 대표이사로는 국내외 영업 및 관리부문에서 전문가로 활약했던 김성일 금호미쓰이화학 전무를 낙점했으며, 금호석유화학 내 재무전문가인 조형석 상무를 CFO로 발령해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하도록 내부 인사를 단행했다.

외부평가기관의 감정평가 및 최근 유사 거래 등을 토대로 평가한 금호리조트의 부동산 자산가치는 약 7900억에 달한다. 이는 약 3700억원의 부채를 제외하더라도 인수가격보다 높은 수준이며 인수 주체인 금호석유화학과 금호피앤비화학의 재무여력을 감안할 때 현재의 재무상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국내 신용평가 3사의 리포트 역시 인수 후에도 ‘긍정적’ 신용도를 충분히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호리조트는 아시아나CC에 약 8만2000평, 아산스파비스에 약 3만5000평의 유휴 부지를 보유하고 있어 외부 투자 유치 등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금호리조트를 품으면 금호석화그룹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공정위가 지정한 64개 대기업집단 중 2020년 현재 자산규모 5조7000억원으로 59위인 금호석유화학은 인수 후 6조6000억원의 자산규모를 달성, 53위로 순위가 6계단 상승하게 된다.

- 차완용 기자 cha.wanyong@joongang.co.kr

1577호 (202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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