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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10만명’ 진입, 심화된 ‘양극화’- (4)IT업계] ‘어닝 서프라이즈’에 이익공유제 대략 난감 

 

연봉인상·기부 릴레이… “그들만의 연봉 배틀” 지적도

▎IT 업계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일상에 대비했다. / 사진:기자협회
코로나19로 달라진 사회상엔 ‘비대면’이 자리 잡고 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사라진 비대면 일상은 개인의 삶은 물론 경제의 흐름과 기업의 운영방식까지 완전히 바꿔 놨다. 가령 출·퇴근에 집착하는 회사가 부쩍 줄었다.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대면 회의를 고집하던 기업 임원진도 화상회의와 재택근무의 장점을 체감한 뒤론 고정관념을 벗어던지고 있다. 이런 변화를 선도한 건 IT 업종이다. 코로나 19 국면 속 국내 IT업계의 변화를 살펴봤다.

IT업종 357개사 매출·영업이익 평균 증가


2020년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0%였다. 코로나19가 높은 전염성으로 전 세계로 확산한 만큼, 거의 모든 산업의 타격은 불가피했다.

다만 국내 IT업계의 상황은 달랐다. 어느 때보다 화려한 어닝시즌을 맞았다. 한국의 대표 테크기업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 5조3041억원, 영업이익은 1조2153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보다 각각 21.8%, 5.2% 성장했다. 특히 비대면 관련 비즈니스에서 큰 수익을 냈다. 네이버 핀테크 사업 부문의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66.6% 증가한 6775억을 기록했다. 콘텐트 부문의 연간 매출(4602억원) 역시 전년 대비 48.8% 증가했다. 클라우드 부문의 매출 상승 폭도 41.4%로 높았다.

맞수 카카오의 성장세는 더 드라마틱하다. 지난해 매출 4조1568억원, 영업이익 4558억원의 실적을 냈는데 2019년과 견줘보면 매출은 35.3%, 영업이익은 120.4%나 치솟았다. 카카오 역시 비대면 비즈니스가 속한 신사업(모빌리티·페이·엔터프라이즈 등) 부문에서 힘을 냈다. 신사업 부문의 매출이 전년 대비 111.5% 증가했다.

게임업계도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집콕’ 문화가 트렌드로 자리 잡자,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가 더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넥슨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엔씨소프트는 2020년 3분기에 이미 2019년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넷마블의 영업이익은 전 년 대비 34.2% 증가한 2720억원을 기록했다.

빅테크 기업만 코로나19 특수를 누린 게 아니다.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도 IT업종의 실적이 유독 돋보였다. IT업종 357개사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9.58%, 4.69% 증가했다. 전체 코스닥 상장사의 평균 실적(매출 8.39% 증가, 영업이익 4.63% 증가)보다 높은 수치다.

IT업계의 호실적 덕분에 국내 채용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기업마다 ‘연봉 릴레이 인상’을 펼치고 있다. 지난 2월 넥슨이 재직자 연봉을 일괄 800만원씩 인상한다고 선언한 이후 넷마블·컴투스·게임빌·스마일게이트 등이 넥슨처럼 연봉을 인상했다. 크래프톤과 웹젠은 한번에 2000만원을 올려 세간을 깜짝 놀라게 했다.

게임사뿐만 아니라 당근마켓, 요기요 등의 플랫폼 스타트업도 연봉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이직이 자유로운 IT업계의 특성상, 핵심 인력인 ‘개발자’ 유출을 막기 위해서다. 코로나19로 성장가도에 올라탄 이들 기업이 공격적으로 인재 유치에 나섰다는 뜻이다.

다만 업계의 ‘연봉 인상 경쟁’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우수한 인력 유치로 국내 IT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될 거란 기대도 뚜렷하지만, 대형 IT기업으로의 인력 쏠림이 심각해질 거란 우려도 있다.

IT 업계는 한국 기부 문화의 새 장을 열기도 했다. 지난 2월 17일, IT 업계 개발자가 모인 그룹 채팅방에선 이런 소문이 돌았다. “곧 배달의민족과 관련된 빅이슈가 터질 것이다.” 실제로 이튿날 신문 1면엔 “배민 창업자 통 큰 배달 재산 절반 5500억 기부”란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의장이 ‘재산 절반 이상’을 기부했다는 소식이었다. 앞서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도 재산의 절반 이상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지분가치로 볼 때, 5조원이 넘는 액수다. 두 CEO는 세계적 기부클럽인 ‘더 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에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안았다.

재계는 이들의 기부가 우리 사회에 새바람을 일으킬 거라고 내다봤다. 사주 일가의 비리나 일탈로 기업이 위기에 빠지기 일쑤였던 ‘오너리스크’에 시달리던 기존 재계와는 정 반대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회사 돈이 아닌 사재(私財)를 기부한 점도 남달랐다.

최근 뉴욕증시에 입성한 쿠팡의 행보도 돋보인다. 쿠팡은 ‘2014년 알리바바 상장 이후 아시아 상장기업 중 가장 큰 IPO’란 족적을 남겼는데, 국내에선 다른 소식으로 화제가 됐다. 직원을 위한 주식 무상 부여 계획이다. 물류센터 상시직 직원과 계약직 쿠팡친구(자사 배송기사)도 1인당 200만원 상당의 쿠팡 주식을 받게 된다. 통상 정규직 직원만 수혜를 누리는 스톡옵션 제도에 계약직 직원까지 포괄하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재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급물살 탄 이익공유제 논의

코로나19 국면에서 호재만 가득했던 IT업계가 골머리를 앓는 이슈가 있다.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른 ‘이익공유제 입법 논란’이다. 현재 정부와 여당은 ‘코로나 이익공유제’ 법제화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감염병 확산으로 오히려 많은 이득을 얻은 계층과 업종이 타격을 입은 한쪽에 이익을 공유하자는 게 골자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데, 그 해소 대책으로 이익공유제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이득을 얻은 계층으론 비대면 전환의 수혜를 누린 IT 기업이 꼽힌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월 22일 IT기업 관련 협회 대표자들과 이익공유제 관련 간담회를 열었다. 현재 관련 법안인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 개정안(민주당 정태호·조정식 의원 등 발의)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영업이익을 사전에 약정한 기준에 따라 공유하고, 정부는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제도의 부작용을 걱정하고 있다. 정치권은 ‘기업의 자발적 동참’이라고 강조하지만 ‘이익만 챙기고 고통 분담은 하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사실상 강제나 다름없어서다. 이는 자칫 기업 경영권과 자율권 침해 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얻은 이익의 기준을 명확히 산정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애초에 기업의 손익은 다양한 변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를 무시하고 코로나19만으로 수혜를 봤다고 논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다. 가령 이익공유제 참여 ‘1호 기업’으로 선정된 배달의민족의 경우 수년간 적자를 누적해오다 버티기 끝에 빛을 본 케이스다. IT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비즈니스로 매출이 늘어난 건 맞지만, 그렇다고 엄청난 이익을 거둔 것도 아니다”면서 “취지는 공감하지만 법제화로 강제하면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추진해오던 상생 활동이 되레 위축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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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8호 (202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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