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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1000만명이 외친다 “혹시 당근?” 

 

-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누적 가입자수 2000만명 돌파
- 중고나라·번개장터 차별화 전략으로 판 키워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3월 기준 누적 가입자수 2000만명을 돌파했다고 4월 12일 밝혔다. 주간이용자수(WAU)도 1000만명을 돌파해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 당근마켓에서 한 번 이상 중고 물품을 판매한 이용자 수도 1000만명에 달했다. 당근마켓 측은 “중고물품을 사고 파는 구매자와 판매자의 교집합 비중이 93.9%에 달했다”며 “대부분의 이용자가 판매자와 구매자의 역할을 동시에 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 7월 중고거래 플랫폼 후발주자로 발을 들인 당근마켓은 론칭 6년 여만에 업계 1위인 중고나라의 누적 가입자수(약 2300만명)에 근접하며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연간 거래액 규모는 지난해 1조원대로 추산한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전화번호 기반의 손쉬운 가입으로 고령자나 디지털 약자들도 이용 가능하도록 장벽을 낮춘 점이 주효했다”며 “대부분의 중고 사기 피해가 비대면 택배 거래에서 발생한다는 것에 착안해 초기부터 직거래 방식의 서비스를 설계하고, 전문판매업자를 차단한 운영 정책을 도입해 이용자의 신뢰를 얻었다”고 자체 분석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동네 상권 서비스 주목

업계에서 보는 당근마켓의 인기 비결은 근거리 지역에 기반한 ‘하이퍼로컬(Hyper-local)’ 정책이다. ‘범위가 좁은 특정 지역에 맞춘’이라는 뜻의 하이퍼로컬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생활 반경이 좁아지고, 동네 상권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가 늘면서 주목받고 있는 개념이다. 지난해 3월 월간이용자수(MAU) 660만명이었던 당근마켓은 불과 1년만인 올해 3월 1500만 월간이용자수를 찍으며 퀀텀 점프를 기록했다. 2015년 서비스 런칭 후 5년여 간 이룬 수치를 최근 1년 간 단숨에 일궈낸 것이다.

이 같은 성장세를 등에 업고 당근마켓은 동네 지역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출장 세탁 스타트업 ‘세탁특공대’에 이어 홈서비스 이사 O2O 스타트업 미소, 반려동물 케어 서비스 펫트너와 서비스 제휴를 맺었다. 직접 들고 가기 어려운 중고거래 물품의 경우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지역민을 중심으로 한 세탁 배달과 반려동물 케어 예약 플랫폼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한 것이다.

중고거래 플랫폼의 원조 격인 ‘중고나라’를 비롯해 MZ세대들을 중심으로 이용자가 늘고 있는 ‘번개장터’도 차별화 전략을 통해 판을 키우고 있다. 2003년 말 네이버 카페로 출발한 중고나라는 누적 가입자수 2300만명, 연간 거래액 규모는 5조원에 달한다. 거래액으로 보면 e커머스업체인 티몬과 맞먹는 규모다. 중고나라는 2013년 법인화를 거쳐 2016년 모바일 앱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사업을 펼쳤다.

‘평화로운 중고나라’ 위해 보안 또 보안

지난해 상반기 매물로 나온 후 롯데쇼핑이 최근 유진자산운용·NH투자증권-오퍼스PE(기관투자형 사모펀드)와 공동으로 중고나라 지분 95%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품에 안긴 중고나라는 당분간 중고거래 과정 중 발생하는 피해를 막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법률서비스 제공 플랫폼인 ‘로팡’과 협약을 맺는 한편 인공지능(AI) 금융 솔루션 기업 씽크풀로부터 ‘AI 보안 인증 기술’을 획득하기도 했다.

지난해 누적 거래액이 전년 대비 2200억원 늘어난 1조3000억원을 기록한 번개장터는 스니커즈·중고폰 등에 특화하며 MZ세대를 겨냥했다. 스니커즈 커뮤니티 ‘풋셀’을 인수한 데 이어 ‘착한텔레콤’ 중고폰 사업부와 영업 양수도 계약을 체결해 전문화한 것.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쇼핑 플랫폼을 인수해 취향을 저격하는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가닥을 잡은 모양새다. 번개장터 담당자는 “중고거래 시장의 주요 키워드가 ‘취향’이 될 것이라는 전망 하에 명품·골프·피규어 등 다양한 중고상품을 취급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1581호 (2021.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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