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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INVESTMENT GUIDE] The 20 New Rules of Money 

 

염지현 기자, 최은경 기자, 조사 이현아 인턴기자 yjh@joongang.co.kr

위기와 기회는 함께 온다. 큰 위기가 도사린 2012년, 투자자들은 어떻게 기회를 잡아야 할까. 포브스코리아가 금융 전문가 30인에게 2012년 투자시장 전망과 이에 맞는 투자 전략을 물었다. 자산운용사 대표(6명), 증권사 리서치센터장(7명), 금융사 PB(12명), 부동산 전문가(5명) 등이 설문에 참여했다. 조사 기간은 2011년 12월 12일부터 5일간 진행됐다.

설문 결과를 정리하던 19일, 예상치 못한 대형 사건이 터졌다. 17일 김정일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 급히 재조사를 했다. 19일 오후 기존 응답자 30명 가운데 20명과 연락이 닿았다. 결과가 흥미로웠다. 김 위원장 사망이 한국 투자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과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김석규 GS자산운용 대표는 김 위원장 사망이 주식시장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2010년 북한 연평도 포격 등 과거 북한 관련 사건이 국내 경제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박희운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의 의견은 달랐다. 박 센터장은 “과거와 달리 경기 둔화로 접어드는 국면에서 일어난 사건이라 국내 경제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인응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 센터장은 “현재 북한의 후계 구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김일성 주석 사망 때보다 큰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북한 권력 체제의 구도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유럽 재정위기, 미국 더블 딥 우려, 중국 경제의 연착륙 여부 등 2012년 굵직한 변수에 ‘김정일 리스크’가 추가됐지만 전망의 방향성은 그대로였다. 김정일 사망 소식이 전해지기 전에도 새해 투자시장의 키워드는 ‘위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18명은 상반기에 시장이 침체했다 하반기에 회복세를 띠는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유럽 실물경제 둔화로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지만, 각국 정책에 따라 중국과 미국 경제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이 위기를 수습한다는 조건 아래 하반기에 투자심리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답변이 많았지만 이를 막연한 기대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PB들은 대부분 2012년 내내 위기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조재영 우리투자증권 PB강남센터 부장은 “2012년 시장의 화두는 ‘위기 관리’”라며 “해외시장에 대한 정보력이 약한 일반 투자자에게는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봉주 하나은행 부동산팀장은 “유럽 재정위기는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이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며 중립적 의견을 보인 응답자는 두 명이었다. 응답자들이 예상한 2012년 코스피 범위는 1550~2300이다. 최저 지수와 최고 지수가 800포인트 가까운 차이를 보인다. 그만큼 시장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 있을 총선, 대선에 대해서는 ‘다른 해보다 정치 이슈에 주목할 필요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들이 시장 전망과 함께 제시한 투자 전략을 바탕로 20가지 ‘2012 투자 법칙’을 세웠다.

■2012 투자 법칙■

1 목표 수익률 낮추고 원칙 지켜라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수익률에 목매지 않고 투자 목표에 초점을 맞추는 게 현명하다.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변동성이 높은 시장에서는 정확한 투자 시점을 맞히기 어렵고 욕심과 두려움에 영향을 받기 쉽다”며 “목표 수익률을 보수적으로 잡고 항상 위험 요소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스로 투자 성향을 파악하고 자금을 쓸 시기와 용도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2 위기 속 기회를 포착하라

부정적인 사람은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 위기에 좌절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워런 버핏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위기일수록 욕심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탐욕을 부리라는 것이 아니다. 투자 기회를 노리라는 얘기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2012년 유럽 재정위기가 정점을 찍어 리스크가 커질 때가 절호의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3 변동성 이용해 수익 내는 방법 배워라

변동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변동성 장세에서는 좀 거칠고 비합리적인 결정이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예컨대 일본 대지진과 뒤이어 발생한 핵 발전소 위기는 미 증시의 우량 주식을 투자자들이 대거 팔아 치우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과감한 투자자들은 이때 매수에 가담했다. 2012년은 어느 때보다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사전에 기준과 원칙을 정하고 이를 잘 활용하면 예상 외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

4 정치인을 지켜봐라

미국의 부채상한선을 올리는 문제부터 유럽의 재정위기에 이르기까지 각종 정치적 뉴스와 사건이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1년 8월 미국 의회가 부채상한선을 올리는 문제로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세계 증시의 블루칩 주식들은 폭락했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 대선이 있는 내년엔 정치인들이 더욱 주목 받을 것이다. 이들의 정치적 합의가 유망주, 부동산 세법을 바꿔놓을 수 있다.

5 현저히 저평가된 우량주를 사라

시장 침체기에 잘 알지 못하는 주식에 투자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하지만 업종이나 기업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는 과감히 베팅 하라. 잠재 가치가 높은 주식을 매수할 기회일 수 있다. 주식을 선별할 때는 우선 기업 이익의 성장성을 따져본다. 수익 증가가 예상되면서 2011년 상반기 대비 주가 하락 폭이 큰 종목에 주목하자. 업황이 좋고 주가수익비율(PER)이 하락세인 종목도 투자할 만하다.

6 틈새시장을 노려라

정면 돌파가 조심스럽다면 틈새 상품으로 눈을 돌리자. 김일수 KB국민은행 PB는 “시장의 상승 여력이 크지 않을 때는 하락장에서 수익을 내면서 직접투자보다 안전한 주가연계증권(ELS)과 원금보전추구형 파생결합증권(DLS)이 투자하기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보훈 미래에셋증권 부장은 브라질 상업용 부동산 등 해외 부동산을 추천했다.

7 승자독식을 충분히 즐겨라

위기는 승자와 패자를 낳는다. 경쟁력이 뛰어난 기업만 살벌한 구조조정을 거치고 승자로 살아남는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하이닉스 같은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높은 제품 경쟁력으로 세력을 넓히고 있다. 승자독식 수혜주를 가려내려면 산업 지도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 기업의 경쟁력과 현금 창출능력을 따져보는 것은 기본이다.

8 기회 될 때마다 부동산 투자 비중 줄여라

저성장·저금리 상황에서는 부동산 같은 실물자산보다 주식·펀드 등 금융자산을 보유하는 게 더 유리하다. 이제 땅을 개발해 돈을 버는 시대는 지났다. 과거 같은 부동산 시장 호황기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얘기다. 부동산만 바라보고 자산을 축적해 온 투자자들은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투자는 미래를 보고 하는 것이지 과거에 얽매여 있는 것이 아니다. 수익성이 낮은 부동산은 처분하자.

9 은퇴 상품에 가입하라

2018년 한국은 고령 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한동직 동부자산운용 대표는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노후 대비용 연금 펀드 같은 적립식 형태의 투자가 필수”라고 말했다. 최근 금융사들은 은퇴자를 위한 다양한 금융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월지급식·연금식 금융상품은 노후생활을 준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불확실한 금융시장에서 현금 수익을 보장한다.

10 장기·분산 투자가 안전하다

유럽 재정위기는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점에서 긴 호흡의 투자 시계가 필요하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2년 세계 경제는 불안하지만 장기적 세계 경제 흐름은 항상 우상향이었다”고 말했다. 분산투자는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지만 포트폴리오에 지나치게 많은 펀드나 주식이 있으면 기대 수익을 내기 어렵다. 투자 시기에 있어 거치식보다 적립식이 안전하다.

11 수익형 부동산은 노후에 기쁨을 준다

제2의 월급. 수익형 부동산의 또 다른 이름이다. 2011년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서 수익형 부동산은 단연 돋보였다. 2012년에도 인기는 식지 않을 전망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상가 등에 투자하라고 권한다. 물론 100% 성공을 보장할 순 없다. 꼭대기에 영화관이 있는 복합쇼핑몰이나 근린상가는 더 이상 높은 수익을 내지 못한다.


12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 안에서 투자하라

요즘 주식이나 펀드를 매수해 이를 오랜 기간 보유하는 것은 태만하고 위험한 일이다. 매수 후 보유 전략은 일반적으로 주식 시장이 오랜 기간 상승할 때 잘 먹힌다. 투자자들은 이제 하락이 빈번하고 상승 움직임은 약한 장기 하락 추세에 놓여 있다. 항상 보유 주식을 점검하고 손해 보는 주식을 팔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13 최악의 시나리오를 만들어 대비하라

유로존 붕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생각해야 한다.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지 예측하는 것보다 그에 맞는 대비책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김인응 우리은행 센터장은 “2012년 세계 정치·경제는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것”이라며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대표는 실물경제가 크게 악화되면 코스피가 1650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14 매수 전 매도 원칙을 정하라

대부분의 투자 관련 조언은 언제 무엇을 매수해야 할 지에 집중한다. 불확실성 시대에 더 중요한 것은 매도해야 할 때를 아는 것이다. 주식을 매수하기 전 나름의 매도 조건을 정해 명확하게 계획을 세워라. 하락장에서 공황 상태에 빠져 자산을 팔아 치우거나, 마이너스 수익률의 자산을 붙들고 손실을 더 키우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15 더 현명한 투자자들에 업혀 가라

더 나은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따라 하는 것은 창피한 일이 아니다. 투자를 모방하는 것을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 2011년 최상위권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라. 전문 펀드 평가 사이트나 운용사 사이트의 펀드 보고서를 보면 상세한 내용을 알 수 있다. 어느 순간 현명한 투자자들과 최근 투자에 대해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것이다.

16 전체 투자금의 일부를 현금으로 보유하라

2007~2009년 하락장에서 투자자들은 분명히 배웠다. 투자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것은 큰 낭패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밤에 편하게 잠들고 싶다면 투자금을 총동원해 마지막까지 투자하지 말고 일정 부분을 현금으로 보유하라. 전체 투자금의 10~40%가 적정 수준이다. 충분한 현금 유동성은 기회가 왔을 때 투자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

17 부동산은 테마가 아닌 종목으로 접근하라

총선·대선 같은 국가적 이벤트는 분명 부동산 시장에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후보들이 표심을 얻고자 내세우는 다양한 공약은 시장에 영향을 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팀장은 “2008년 뉴타운 개발 공약 같은 폭발성 이슈는 더 이상 나오기 어렵고 경기 부양책을 내놓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선거 테마를 일시적 호재로 분석했다. 호재가 영향력을 발휘하길 기다리기보다 유망한 상품을 찾는 것이 빠르다.

18 불황에 주식을 증여하라

부자들은 불황을 반긴다. 주가가 하락했을 때 자녀에게 주식을 증여하면 증여세를 줄일 수 있다. 증여세는 증여 당시 가치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주의할 점은 앞으로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매우 큰 주식만 증여하라는 것이다. 만약 주식을 증여하고 나서 추가 하락이 확실시되면 증여세 신고기한 안에 증여 취소를 하고 증여세를 돌려받은 뒤 주가가 더 떨어지고 나서 다시 증여해도 된다.

19 네트워크로 투자 아이디어를 개발하라

최상의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좋은 투자성과를 내기 위해 항상 주변 사람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개인 투자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포털의 재테크 카페에서 인맥을 쌓는 것은 투자에 도움이 된다. 동호회나 투자 관련 강좌에도 참석해보자. 잘나가는 투자 베스트셀러 작가들도 처음에는 수십만 명의 투자 카페 회원 중 한 명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20 PB에게 돈을 맡겨라

불확실한 시기일수록 주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평소보다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으므로 전문가로부터 시장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지식을 들을 필요가 있다. 단기 수익률만 생각한 투자전략은 큰 손실을 야기할 수 있으니 종합재무설계로 중장기적 투자전략을 세우는 게 좋다. PB는 특정 1인의 재무 목적을 달성해줄 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의 안정적 생활을 유지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1201호 (2012.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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