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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ESE TOURISTS IN KOREA | 상위 1% 위해 붉은 카펫 깔아라 

김연선 인터컨티넨탈서울 코엑스 총지배인은 요우커들의 강남행을 주시한다. 쇼핑과 미용시술을 위해 찾는 중국 상류층을 위해 맞춤 럭셔리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글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사진 지미연 기자

김연선 인터컨티넨탈서울 코엑스 총지배인은 “최근엔 중국인 고객의 기호를 파악하는 것이 호텔 마케팅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식당과 로비 등에 붉은색 인테리어는 기본이다.
“페이창 빠오치엔”(非常抱歉)

올해 5월 7일의 일이다. 김연선 인터컨티넨탈서울 코엑스 총지배인은 연휴를 맞아 모처럼 산행을 떠났다. 하지만 호텔에서 문제가 생겼다. 로얄앰버서더 멤버로, 포인트만으로 부모·형제의 숙박을 예약할 정도의 VVIP인 미스터 친(Quin)이 클레임을 걸었다. 당직 지배인, 팀장선에서도 해결이 되지 않자 김 총지배인에게 전화한 것. 산중턱이라 신호가 자주 끊겼고, 그는 통화를 위해 한달음에 산을 내려왔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식당에서 만나기로 했다. 당 시 중국어를 배운지 3개월 정도. 중국어 강사에게 전화해 진심으로 사과할 수 있는 극존칭의 표현을 배워서 밤새 발음 연습을 했다. 다음날 미스터 친을 만난 그는 90도로 허리 숙이며 “페이창 빠오 치엔(진심으로 죄송합니다)”을 외쳤다. 부모에게도 똑같이 인사했다. 형식을 갖춰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자 미스터 친의 마음이 풀렸다.

요우커 500만 시대. 한국 관광산업의 ‘큰 손’인 요우커가 호텔의 마케팅 문법을 바꾸고 있다. 중국 네트워크를 강화 하고 중국어가 가능한 전담직원을 두는 등의 전략은 기본. 여행과 비즈니스 공간에 국한됐던 호텔이 병원으로 탈바꿈하는 가하면 중국인만을 겨냥한 결혼 프로그램까지 선보인다. 김연선(54) 총지배인은 “중국 사회가 변하는 것보다 더 빨리 중국인의 취향이 바뀌고 있다”며 “호텔업계 또한 중국인 고객의 취향과 요구를 파악하지 못하면 백전백패”라고 말했다.

중국인관광객의 객실 점유율은.

지난해 전체 고객 중 중국인 관광객의 비중은 인터컨티넨탈서울 코엑스가 18%, 그랜드는 9%였다. 올해 7월까지 집계한 결과 코엑스 22% 그랜드 11%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요즘엔 10월 중국의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예약이 밀려오고 있다. 지난해 국경절 기간(10월 1~7일)에는 양 호텔에 2620명이 방문하며 30% 가까운 객실점유율을 나타냈다.

VIP요우커들의 특징은.

인터컨티넨탈호텔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중국의 상위 1%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 가족 단위로 호텔을 방문하며, 특히 쇼핑과 미용을 위해 찾는 젊은 여성 고객이 늘고 있다. 이들은 청담동 일대의 성형전문병원에서 시술을 받고, 강남과 명동 일대에서 쇼핑을 즐긴다. 우리 호텔 로비에서도 성형수술 후 마스크를 끼고 다니는 중국인고객을 자주 본다. 대부분 간호 차원에서 가족을 동반하는데 이들이 체류 하면서 소비하는 금액도 상당하다. 여행 경비는 숙박과 음식이 결정한다. 이에 대한 소비력이 커지고 있어 특급호텔의 매출이 늘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 세일즈 매니저 운영은.

중국 세일즈팀을 만들었다. 중국인 고객은 덤을 좋아하고 절기에 맞는 이벤트를 좋아해 이를 패키지 상품에 구성하고 있다. 또 중국인들은 여행사 상품을 선호하는 만큼 중국내 주요 여행사의 판매 채널을 확보하고 있다. 전세계 150여 개 호텔, 홀리데이 인 등 8개의 브랜드를 갖춘 인터컨티넨탈호텔그룹의 VIP 고객 정보도 유용하다. 이번 3분기에는 병원 진료를 포함한 패키지 상품을 개발 중이며, 삼성동에 위치한 광동한방병원과 한방 시술을 받을 수 있는 패키지를 곧 선보일 예정이다.

김 총지배인은 인터컨티넨탈호텔이 국내에 문을연 1988년 이후 첫 한국인, 첫 여성 총지배인이다. 그는 지난해 취임 후 중국인 고객이 늘어나는 것에 대비해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늘리는가 하면 중국어, 중국 문화 교육 시간도 대폭 늘렸다.

인터컨티넨탈서울 코엑스는 이 호텔에 투숙하는 중국인 고객만 이용할 수 있는 ‘스드메 패키지’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을 묶은 패키지 상품이다. 고객들은 배우 이요원이 결혼할 때 입었던 것과 같은 브랜드의 웨딩드레스를 고르고 송혜교의 단골 미용실에서 메이크업을 받는다. 전 아나운서 노현정이 결혼사진을 찍은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한다. 이렇게 ‘청담동 최고급 스타일’로 웨딩앨범을 촬영하는데 드는 비용만 500만~1000만 원. 여기에 특급호텔 숙박료가 추가된다.

스드메 프로그램 내용은.

이명순 웨딩드레스, 김청경 헤어페이스, 청 스튜디오 등 유명 연예인들이 즐겨 찾는 톱 클래스 브랜드로 구성했다.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이 상담을 하기 때문에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정확하게 업체에 알릴 수 있다. 우리는 어떠한 커미션도 받지 않는다. 그 대신 각 업체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것을 확답 받는다. 중국 마케팅 통로가 없던 이들 기업에게도 도움이 된다. 아직 실적을 자랑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중국의 결혼시장이 확장세라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어떤 고객이 이용하나.

결혼식을 앞두고 친지 선물과 신혼집집기를 구매하는 중국인이 점차 늘고 있으며 소비 금액도 상상한 금액을 훨씬 뛰어넘는다. 결혼식 준비를 하느라 사흘 동안 한국에서 2억 원 넘게 쓴 경우도 있다. 면세 효과가 큰 명품 구매에 관심이 높고, 한국을 자주 찾는 젊은 고객들은 아예 렌터카로 청담동 일대에서 쇼핑을 즐기기도 한다.

그 외 중국인 고객 특화 프로그램은.

‘프라이빗 다이닝 888 메뉴’가 있다.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인 8을 강조하여 모든 메뉴들의 재료 가짓수, 조리 시간, 가격 등을 8로 맞췄다.(중국어로 8은 발음이 ‘빠’ 로 ‘돈을 벌다, 재산을 모으다’의 의미를 가진 단어 ‘發’과 발음이 비슷하다.) 특히 8마리 새우를 얹은 새우 볶음밥이 룸 서비스 메뉴로 인기다.

중국이 고객 응대 교육은.

식당, 로비, 컨시어지 서비스에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배치했다. 또한 모든 직원들에게 중국어 표현집을 배포해 대 중국인관광객 마인드를 강화하고 있다. 인터컨티넨탈호텔 그룹 차원에서도 중국체인과 한국체인의 연결을 강화하고 있다. 36가지 상황별 응대 방식, 문화적 특성을 보여주는 교육을 일선의 직원들이 온라인으로 공부하고 있다. 한마디로 중국인, 중국문화 이해하기다. 수준의 차이가 있겠지 만 일단 모든 직원이 중국어를 하자는 취지다.

VIP 유치를 위해 필요한 지원은.

현재 카지노 사업은 전 세계적으로 자국 관광 산업을 증진시키기 위한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인식이 좋지 않다. 세계관광의 중심이된 중국 고객을 잡기 위해서는 카지노 사업을 바라보는 시선과 규제가 풀려야 한다. 이번에 시행되는 무비자 입국 가능 등의 중국 관광객 우대책을 통해 중국 관광객 모객이 좀 더 수월해졌다. 이와 같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201410호 (2014.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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