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카타르 왕자가 소장한 내 마음의 보석 

 

RICHARD NALLEY 포브스 기자
수백 년 동안 인도를 지배한 황제들은 호화스런 왕실 보석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카타르의 하마드 빈 압둘라 알-타니 왕자와 같이 17세기 무굴 제국부터 21세기 까르띠에를 아우르는 매혹적인 보석 컬렉션을 소장한 이는 이제까지 그 누구도 없었다. 2014년 10월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알-타니 왕자의 보석 컬렉션이 세상에 공개 됐다. 독점 인터뷰를 통해 알-타니 왕자는 보석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다양한 각도에서 설명했다.



카타르의 거대 지주회사 큅코(Qipco)의 CEO이자 카타르 국왕의 사촌인 하마드 빈 압둘라 알-타니 왕자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것에 욕심이 생길 때도 있다. 2009년 10월, 알-타니 왕자가 영국 런던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에서 열린 ‘마하라자: 인도 궁중의 장관(Maharaja: The Splendour of India’s Royal Courts)’ 전시회를 보러 갔던 날이 그랬다. 그는 과거 인도 왕조가 보여준 초현실적인 화려함과 예술성에 매혹됐다. 당시 인도를 방문한 적이 없었던 그는 인도 왕조가 남긴 루비, 에메랄드, 다이아몬드, 금, 비취 그리고 진주로 장식된 마하라자의 보물을 손에 넣기 위해 전 세계 곳곳을 뒤지기 시작했다.

경매회사 크리스티에서 일하는 아민 자퍼는 “알-타니 왕자 같은 열정, 지식 그리고 재원을 가진 수집가라면 정말 대단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의 큐레이터였던 자퍼는 당시 27세였던 알-타니 왕자를 마하라자 보석 전시회에 초대했다.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2015년 1월 25일까지 열리는 전시회 ‘인도에서 온 보물(Treasures from India)’은 알-타니 왕자의 소장품으로 꾸몄다. 무굴 제국의 명작부터 까르띠에의 아르데코풍 보석, 그리고 마하라자에 영감을 받은 현대 디자이너의 작품까지 인도 하이 주얼리 400년 역사를 아우르는 이 전시회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컬렉션이다.

알-타니 왕자는 “1757년 미르 자파르 토후가 찰스 왓슨 장군에게 수여한 무굴 제국 시대의 사파이어 터번 장식을 가장 아끼고 좋아한다”고 말했다.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의 상설 전시품 중 하나인 이 터번 장식은 금·루비·에메랄드·다이아몬드 그리고 사파이어로 만든 센터피스를 포함해 화려한 보석의 면모를 갖췄다. 세공술이 뛰어나고 역사적인 가치도 있다.

탐욕스럽고 열정적이었던 무굴 제국은 16세기 인도 아대륙으로 세력을 확장해 1857년까지 인도를 지배했다. 또 역사를 통틀어 럭셔리 공예품이 가장 화려한 꽃을 피웠다. ‘인도에서 온 보물’ 전을 기획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큐레이터 나비나 하이다는 “인도아대륙이 보석 세공술에 절대적이라는 사실을 무굴 왕조가 알고 난 뒤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무굴 왕족은 태생적으로 보석을 좋아했고 그에 대한 지식이 풍부했다.”

지하자원이 풍부한 인도에서 탐욕으로 가득찬 제국의 통치자들은 후원자, 약탈자, 수집가, 그리고 감정가의 얼굴로 인도의 보물을 손에 넣었다. 알-타니 왕자의 컬렉션에서 최고 걸작은 얇은 단검이다. 칼자루를 장식한 비취에 유럽 양식의 머리 장식을 덧붙였다. 칼자루는 무굴 제국의 자한기르 황제(1630년경 이 단검을 찬 황제의 모습이 초상화로 남아 있다), 칼날은 왕자를 상징한다. 타지마할을 건축한 샤자한 황제를 위해 만들어진 이 단검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르네상스 스타일의 곱슬머리를 한 유럽 소년으로 보이는 정교한 머리 모양은 단검을 역사적인 작품에서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켰다.

이 단검은 1970년대 영국에 처음 알려졌다. 그 후 1980년대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의 한 전시회에 나타났다가 다시 종적을 감췄다. “단검을 소장하고 있는 개인 컬렉터 얘기를 박물관 큐레이터에게 들었다”고 자퍼는 돌이켰다. “우선 이 컬렉터가 누구인지 알아내는 게 급선무였다. 나는 몇몇 딜러를 통해 이 단검의 소유주를 알고 있는 딜러를 찾아냈다. 단검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걸작이다. 흥정하고 구입하는 데 1년 정도 걸렸다.”

알-타니 왕자의 소장품 중에는 이보다 더한 우연을 통해 성사된 거래도 있다. “2012년 9월 피에르호텔에 묶고 있을 때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고 자퍼는 말했다. “파티알라의 마하라자 왕실을 위해 자크 까르띠에가 만든 [1931년] 여러 줄의 루비 초커(목에 꼭 끼는 목걸이)를 까르띠에가 갖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 초커를 잘 알고 있었지만 내가 이 물건을 다루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지난 수년간 이 초커가 사라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퍼는 즉시 까르띠에에 연락했다. 까르띠에가 보내준 초커의 사진과 자신이 전해 들은 초커가 정확히 일치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는 이 초커를 구입하겠다고 까르띠에에 알렸다. 알-타니 왕자는 이 초커를 보기 위해 홍콩에서 파리로 날아왔다. 일주일 후 그는 이 초커를 손에 넣었다.”

알-타니 왕자도 놀라운 순간을 경험했다. “무굴 제국 시대의 보석이 장식된 둥근 모양의 로켓 펜던트는 이 컬렉션 중에서 가장 위대한 발견이다. 나는 작품의 아름다움과 세공술에 반해 이 펜던트를 구입했다.” 그가 이 펜던트에 숨겨진 역사적 사실을 발견한 것은 그 이후의 일이다. “로켓 펜던트 안에는 중대한 역사적 사실이 기록돼 있었다. 바로 이 펜던트가 무굴 제국의 금고에 있었던 것임을 증명하는 글귀였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전시 중인 63개 보석은 놀랍고도 감명 깊다. 하이더는 “전 세계적으로 얼마 되지 않는 최고 수준의 개인 컬렉션 중 하나”라고 했다. 자퍼는 “이 주얼리 컬렉션은 400년이 넘는 역사를 넘나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 시대의 진정한 걸작을 보여준다. 17세기부터 오늘날까지 인도 주얼리의 진화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필적할 만한 컬렉션은 없다.”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수 있습니다.

포브스 코리아 온라인 서비스는 포브스 본사와의 저작권 계약상 해외 기사의 전문보기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이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201501호 (2014.12.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