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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포브스 글로벌 CEO 콘퍼런스 

경험과 비전을 공유하는 리더들의 축제 

전 세계 정·재계 거물들이 10월 12~14일 필리핀 마닐라 솔레어 리조트&카지노에 모였다.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미래산업의 먹거리를 찾고 빛나는 그들의 성공적인 비전을 나누기 위해서다.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왼쪽)과 스티브 포브스 포브스미디어 회장이 밀도 있는 대담을 나누었다.
포브스 글로벌 CEO 콘퍼런스(Forbes Global CEO Conference)는 전 세계 CEO와 재계 유력 인사, 젊은 차세대 글로벌 리더들이 참석하는 국제적인 연례 행사다. 올해 마닐라 행사장에서 2박 3일간 만난 400여 명의 참석자 중 43%가 그동안 포브스가 발표한 다양한 순위에 이름을 올렸던 유명 인사들이다. 엔리케 라존 주니어 블룸베리 회장 등 포브스가 선정한 억만장자 순위에 속하는 부자들도 16%를 차지했다. 한국에서는 홍정도 중앙일보·JTBC 대표와 한경희 한경희생활과학 대표, 김항덕 중부도시가스 회장과 포브스코리아 제작진이 참석했다.

올해 콘퍼런스의 주제는 ‘성공적인 비전을 향해(Toward a Winning Vision)’였다. 급변하는 글로벌 시대의 경영환경이 요구하는 비전가형 리더십(visionary leadership)을 모색한다는 취지에서다. 12개로 나눈 세션은 스티브 포브스 포브스미디어 회장과 마이크 펄리스 포브스미디어 사장, 리치 칼카아드 포브스매거진 발행인 등 포브스미디어의 간판 스타들이 직접 진행을 맡았다. 스티브 포브스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세계경제를 전망하면서 단기적으로는 미국 경제를 난기류(turbulence)로 표현했지만, 내년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행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그동안 미국의 경제 성장을 발목 잡았다고 평가한 그는 “정치권의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가 기업 생태계를 살린다”며 미국의 경기회복 흐름은 향후 정부 정책의 방향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이후 테레시타 시코순 SM그룹 부회장, 장야친 바이두 총재, 미야우치 요시히코 오릭스 대표이사 회장, 왈도 세브린 페이스북 공동창립자 등 유명 인사들이 패널로 나서 남다른 경륜과 새로운 관점을 공유했다. 이들 패널들은 금융·기술·미디어·에너지·부동산·의료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 동력을 찾았다. 패널들 대다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 엔진 역할을 했던 중국이 5~7%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뉴노멀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중국 경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아세안(ASEAN) 10개국에서 성장동력과 새 도약 기회를 찾는 패널도 있었다. 신타 위자야 캄다니 신테사 그룹 CEO는 “중국의 인건비 상승으로 인도네시아는 생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신흥 시장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테레시타 시코순 SM그룹 부회장도 “10년 내에는 아세안 회원국들이 하나의 단일한 시장처럼 움직이는 지역 공조가 긴밀하게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 과학기술 분야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화두로는 장야친 바이두 총재와 왈도 세브린 페이스북 공동창립자가 각각 ‘자동화 시스템’과 ‘보안’을 꼽았다. 이들은 업종을 막론하고 기업들은 끊임없이 혁신해야 살아남는다고 입을 모았다.

홍정도 중앙일보 대표의 발표에 깊은 관심


▎홍정도 중앙일보· JTBC 대표가 중앙미디어네트워크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차세대 글로벌 리더들이 새로운 방향성(New Direction)을 주제로 기업의 성장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에는 홍정도 중앙일보·JTBC 대표(포브스코리아 발행 및 제작총괄)가 패널로 참여했다. 홍 대표는 중앙미디어네트워크가 “신문으로 시작해 현재는 뉴미디어의 기술, 서비스, 콘텐트 생산과 배급까지 사업을 확장했다”며 치열한 미디어 산업에서 고품질의 콘텐트로 경쟁력을 확보한 JTBC의 전략을 소개했다.

홍 대표는 “신사업을 이끌며 당면하게 되는 새로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는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지속 가능한 비전을 제시해 구성원들과 이 비전을 함께 공유하고 깊이 공감할 수 있는 문화를 구축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마이클 리아디 인도네시아 리포그룹 CEO, 호렌화 태국 타이와그룹 CEO 등 함께 패널로 참석한 차세대 지도자들도 중앙미디어네트워크의 새로운 도전에 관심을 나타내며 기업을 한 단계 성장시키는 비전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포브스 글로벌 CEO 콘퍼런스’를 빛낸 토론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콘퍼런스의 피날레를 장식한 인물은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이었다. 그는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의 아들로 취임 이후 지난 5년간 강도 높은 부패와의 전쟁을 앞세워 대내외 신망을 높여 왔다. 신흥국들의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필리핀은 매년 5~6%대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해왔다. 스티브 포브스 회장과의 대담에서 아키노 대통령은 부패척결과 관련해 “국민의 권한을 위임받는 정부는 단순히 쌓여있는 사건을 처리하는 정도가 아닌, 실제로 피고인의 유죄판결까지 이끌어내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이후의 가장 큰 업적을 무엇으로 평가하느냐는 질문에는 “새로운 전망과 낙관론을 국민들에게 보인 것”이라며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작은 디딤돌을 놨을 뿐입니다. 다음 정부에서 우리가 시작했던 것보다는 더 좋은 상황을 만들 수 있게 말입니다” 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대담을 마친 스티브 포브스가 화답했다. “내년 대통령 임기가 끝나시면 꼭 미국에 와주세요. 그리고, 우리에게도 미래에 대한 믿음을 좀 주시길 바랍니다.”

- 마닐라(필리핀)=임채연 포브스코리아 기자

201511호 (2015.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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