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김주호 에드링턴 코리아 대표 

넘버원 위스키 맥캘란의 선발투수 

오승일 포브스 차장 ·사진 전민규 기자
침체된 위스키 시장에서 맥캘란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1991년 처음 국내에 들어와 넘버원 싱글몰트 위스키로 자리매김한 맥캘란이 올해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점령할 기세다. 그 성장의 중심에 김주호 대표가 있다.

▎‘토스트 더 맥캘란 2015’ 행사장에서 포즈를 취한 에드링턴 코리아 김주호 대표. 시장을 읽어내는 남다른 혜안으로 후발주자였던 맥캘란을 넘버원 브랜드로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191년 역사의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 맥캘란이 특별한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 11월 21일부터 한 달간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 부티크M에서 진행된 ‘토스트 더 맥캘란(Toast The Macallan) 2015’는 에드링턴 코리아가 싱글몰트 위스키의 저변 확대를 위해 마련한 대규모 이벤트였다. 이번 행사는 2014년 첫 행사에서 보여준 참가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반영해 기간과 규모를 대폭 늘렸고, ‘싱글몰트 클래스’와 ‘맥캘란 라운지’ 두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특히 싱글몰트 클래스의 초청인원은 총 4000명 수준으로 위스키 브랜드가 마련한 시음행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지난 12월 11일 행사장에서 만난 에드링턴 코리아의 김주호 대표는 “2030 세대들에게 맥캘란의 역사와 브랜드 철학을 알리기 위해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싱글몰트 위스키가 가진 독특한 풍미를 젊은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위스키 시장의 어려움을 딛고 맥캘란이 공격적인 마케킹을 강화한 듯한 느낌이다.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된 배경을 설명해 달라.

전반적인 위스키 시장은 침체이지만 우리에겐 오히려 기회라고 본다. 과거 위스키 소비 패턴은 대량 소비 위주였지만 최근엔 개인의 취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다. 이번 행사는 변화하고 있는 위스키 트렌드를 반영해 기획됐다. 특히 미래 고객들인 젊은 층에게 맥캘란을 알리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행사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

예상보다 뜨겁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다. 2030 세대들은 직접 체험해 보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고 굉장히 적극적이다. 위스키는 이제 단순한 술이 아닌 문화로 자리 잡아가는 추세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젊은 세대들이 맥캘란의 역사와 전통을 이해하고 제대로 음미하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1824년 탄생한 맥캘란은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싱글몰트 위스키 중 하나로 수많은 품평회에서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왔다. 맥캘란의 명성은 ‘식스필러(Six Pillars)’라는 6가지 생산원칙에서 시작됐다. 최고의 품질을 위해 전통과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가장 좋은 물, 보리, 이스트, 셰리 오크통을 사용해 위스키를 생산한다.

맥캘란은 어떤 브랜드인가?

개인의 취향, 개성, 철학, 사회적 지위 등을 대변하는 럭셔리 아이콘이다. 맥캘란을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표현할 수 있다.

위스키 브랜드는 모두 고급 이미지를 표방한다. 맥캘란만의 차별화된 특성이 궁금하다.

맥캘란은 세계에서 가장 귀한 위스키를 생산하는 브랜드다. 경매시장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다. ‘맥캘란 라리끄 서퍼듀’와 ‘M 디캔터 임페리얼’은 기네스북 최고가 위스키 타이틀을 두 번이나 경신했다. 세계적인 예술가들과의 협업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맥캘란은 해마다 세계적인 사진가들과 협업해 마스터 오브 포토그라피(Maseters of Photography) 에디션을 선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제품에 고품격 이미지를 불어넣고 있다.

제품 특성상 맛과 향이 매우 중요할 것 같다.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위스키의 맛을 결정짓는 요소는 많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술을 담는 통, 즉 캐스크다. 맥캘란은 위스키의 성격을 결정짓는 캐스크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맥캘란이 오랜 기간 명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본업에 충실하다는 것이다. 2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한결같은 퀄리티를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지속적인 투자도 큰 힘이다. 당장의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차근차근 미래를 위해 준비해온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젊은 고객 잡기 위한 꾸준한 투자


▎맥캘란 레어 캐스크 / 엄선된 1% 오크통에서 숙성된 프리미엄 위스키. 상큼한 레몬 향과 부드러운 초콜릿 맛이 일품이다.
국내 전체 위스키 출고량은 최근 6년 연속 감소세를 걷고 있다. 지난해에도 하락세는 꾸준했다. 2015년 10월 기준, 12개월(2014. 11~2015. 10) 동안의 판매량을 살펴보면 146만 상자를 팔아 2014년 169만 상자보다 적은 -13.7%를 기록했다. 반면 싱글몰트 위스키는 최근 6년 연속 꾸준하게 늘고 있다. 2015년 10월 기준, 12개월 판매량을 살펴보면 6만7400상자를 팔아 전년도 6만3961상자 대비 5.4% 늘었다. 싱글몰트 위스키 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 맥캘란은 같은 기간 2만7469상자를 판매, 전년 대비 3%의 성장을 이뤄내며 선두 자리를 확고하게 지키고 있다.

최근 저도주가 대세다. 이에 맞서 어떤 전략으로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인가?

경기 불황일수록 소비가 양극화되는 경향이 있다. 주류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저도주도 그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시류에 편승해 맥캘란이 저도주를 만드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요즘 위스키 시장이 많이 어려워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전체 주류 시장을 놓고 보면 규모에 큰 변화는 없다. 소비자들의 기호가 변하면서 제품 카테고리의 이동만 있을 뿐이다. 보드카나 럼 같은 제품들이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끄는 것은 좋은 사례다. 맥캘란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는 계속 유지하는 동시에 잠재 고객인 2030 세대들을 잡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대표 취임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위스키 시장의 변화를 감지하고 그에 맞는 다양한 대응 방법을 모색한 것이다. 영업 조직을 젊게 재편해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클럽이나 바 같은 MOT(Mordern on Trade) 시장에 더 많은 투자를 했고, 브랜드 앰배서더 시스템을 도입하고 VIP 테이스팅 클래스를 통해 맥캘란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맥캘란의 향후 사업 계획을 밝혀 달라.

한국에 들어온 지 25년 된 맥캘란이 일등 브랜드가 된 것은 이제 겨우 2년 남짓이다. 더 빨리 성과를 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오랜 기간 소비자들을 하나하나 설득하는 과정을 통해 오늘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본다. 앞으로도 맥캘란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신제품을 계속 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들과의 접점을 찾아나갈 것이다. 여성들을 위한 제품도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 달라.

평소 어떤 마음으로 경영에 임하는지.

에드링턴에 몸담은 지 20년째이고 대표을 맡은 지는 7년차다. 그간 내 역할이 뭘까 늘 고민해왔다. 지난해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경기를 보면서 주류회사 대표 자리가 선발투수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최소 1~2회 정도까지는 선방한 후에 다음 투수에게 넘겨줘야 하지 않을까.(웃음) 맥캘란의 훌륭한 성공 스토리를 후임에게 물려주는 에이스 투수로 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 글 오승일 포브스코리아 기자·사진 전민규 기자

201601호 (201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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