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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균 산하에이치엠 대표 

글로벌 브랜드로 미드마켓 공략 국내 호텔의 틈새를 뚫다 

글 조득진 기자·사진 김현동 기자
신상균 산하에이치엠 대표는 국내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꼽히는 호텔 개발운영자다. 글로벌 체인호텔 브랜드를 들여와 미드마켓을 뚫었고, 4개 호텔을 위탁운영 한다. 그는 “투자자·운영자 모두 수익 내는 마스터 리스 기법을 도입해 호텔사업의 파이를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균 산하에이치엠 대표는 “ 호텔산업이 호황이기는 하지만 투자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촬영은 베스트웨스턴 프리미어 인천에어포트 호텔에서 진행됐다.
지난 1월 13일 오후 서울지하철 4호선 명동역 부근.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자 두 손 가득 쇼핑백을 든 관광객들이 호텔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명동역 5번 출구에서 10번 출구에 이르는 300미터 남짓한 5개 블록엔 8개의 호텔이 위치해 있다. 명동의 터줏대감 ‘세종호텔’, 6호점까지 낸 토종 비즈니스호텔 ‘스카이파크’, 밀리오레 쇼핑몰을 리모델링한 ‘르와지르’, 개별자유여행객(FIT)에게 인기인 ‘데이즈’에 지난 1월 12일 롯데호텔이 부티크 호텔 ‘L7’을 오픈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서울 명동의 데이즈 호텔에서 만난 신상균(59) 산하에이치엠 대표는 “2016년 말이면 반경 2㎞ 내에 별 4개 이상 호텔만 7000객실이 넘는다”며 “포화상태지만 조만간 조정국면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대표적인 호텔 디벨롭퍼이자 매니저로 통한다. 그가 세운 산하에이치엠은 호텔전문매니지먼트 회사로, 호텔 개발(PM&컨설팅)과 글로벌 체인호텔 브랜드를 도입하고 있다. 라마다, 데이즈, 하워드존슨, 르와지르 등의 브랜드를 도입했고 현재 베스트웨스턴 프리미어 인천에어포트, 베스트웨스턴 프리미어 구로, 데이즈 명동, 라마다 함덕 호텔을 위탁운영하고 있다.

친숙한 브랜드 도입해 관광객 유치에 성공

신 대표는 호텔업계 사관학교로 불리는 앰배서더호텔 출신이다. 이후 1987년 스위스그랜드호텔 서울 오픈에 합류해 유럽계 체인호텔의 운영 노하우를 습득했고, 1994년엔 리츠칼튼 서울로 옮겨 미국 체인호텔의 매니지먼트 노하우를 경험했다. 그 과정에서 호텔에서 무엇을 팔아야 하는가를 고민했다고 한다. 그는 “호텔이 제공할 수 있는 상품은 룸과 식음료, 연회장이 아니라 정성이 담긴 서비스”라며 “특히 글로벌 체인호텔이 가져가는 로열티가 만만치 않은 것을 보면서 제대로 된 호텔 매니지먼트 회사의 필요성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해답은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빌 메리어트 회장의 말에서 나왔다. 메리어트 회장은 평소 “메리어트는 호텔을 소유하는 회사가 아니라 호텔을 경영하는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호텔의 소유와 운영 주체를 분리한 메리어트호텔은 19개의 호텔 브랜드를 통해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4200개가 넘는 호텔을 프랜차이즈 또는 위탁경영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신 대표는 미드마켓을 겨냥했다. 중국과 일본, 동남아 관광객이 많은 한국 특성상 럭셔리한 특급호텔보다는 비즈니스호텔의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 다양한 가격대의 호텔 시장이 형성돼 있어요. 하지만 한국은 특급호텔과 비즈니스호텔 단 두 시장으로만 구분돼 있죠. 우리는 이를 더욱 세분화해 차별화에 성공했습니다.”

‘마스터 리스’ 도입으로 윈윈 모색


▎산하에이치엠이 위탁운영하고 있는 베스트웨스턴 프리미어 구로 호텔 전경.
2004년 신 대표는 원덤호텔그룹의 라마다 브랜드를 처음 들여와 뉴월드호텔을 리모델링한 후 라마다 서울로 오픈했다. 이어 인천과 동탄에도 라마다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적자상태의 베스트웨스턴 프리미어 인천에어포트 호텔을 인수해 3년 만에 영업이익을 크게 키워놓은 것은 지금도 위탁운영의 성공사례로 회자된다. 그는 “2009년 개인에게 객실을 개별 분양한 라마다 동탄이 크게 성공하면서 이후 분양형 호텔 개념이 생겼다”며 “글로벌 체인호텔의 브랜드를 들여온 것이 빠른 성장을 가능케 했다”고 말했다. 올해 라마다 군산, 라마다 인천, 라마다 앙코르 속초, 데이즈 서귀포 오픈을 준비 중이며 모두 위탁 운영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국내 호텔의 주요 고객은 80% 이상이 외국인이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인지도가 있는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라마다호텔은 중국 전역에 700여 개가 운영되고 있어 중국인들에게 낯익은 브랜드다. 지난해 1월 명동에서 처음 선보인 르와지르 호텔도 마찬가지다. 일본 쏠라레호텔&리조트그룹의 대표 브랜드인 르와지르 호텔엔 오픈 이후 예상대로 르와지르 브랜드에 익숙한 일본인관광객이 몰렸다. 부산 해운대에 르와지르 호텔 2호점을 준비 중인 신 대표는 직접 운영도 고려하고 있다.

마켓 셰어에도 상당히 주력하고 있다. 한국 관광업계는 외국인 의존도가 크다보니 늘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 지난해 예상치 못한 메르스 사태가 그렇고 엔화 등 환율에 따른 후폭풍도 마찬가지다. 신 대표는 올해 중국의 경기 변동에 따른 영향이 클 것으로 봤다. “호텔 경영에 있어 마켓 셰어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시장이 한 곳에 쏠려있으면 늘 위험이 존재하죠. 메르스와 엔화 여파는 내수로 해결해야 합니다. 마침 30대를 중심으로 호텔에서 즐기는 문화가 대중화되고 있어 다행입니다.”

요즘 신 대표에게 호텔 투자를 요청하거나 컨설팅 하는 이들은 부동산이나 건물을 가지고 있지만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경우라고 한다. 특히 최근 몇 년 새 오피스텔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대형 건물주들의 의뢰가 많다. 그는 “호텔 투자엔 호텔을 직접 지어 운영하는 것, 분양형 호텔을 통해 수익을 받는 것, 호텔투자 펀드에 돈을 넣는 것이 있다”며 “과거엔 부동산 시세 차익을 보려는 투자였다면 최근엔 수익형 부동산으로의 접근이 대세”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마스터 리스(master lease)’ 방식 도입을 준비 중이다. 개발업체가 건물을 통째로 임대·관리하는 사업방식으로, 현재 호텔 대기업의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신라스테이와 롯데시티호텔이 대표적 사례다. 건물주는 임대료 등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고, 개발업체는 초기 자본이 크게 들지 않아 서로 이익이다. 분양형 호텔인 르와지르도 개별 분양자가 호텔 운영기업에게 룸을 임대해 주고 임대수익을 챙기는 방식이다. 신 대표는 “우리는 임대인에게 최소한 금액의 고정적인 수익을 보장한 후 발생하는 이윤을 나누는 방식을 취할 것”이라며 “현재 서울 강남 청담동, 삼성동의 자산가와 컨설팅 중”이라고 귀띔했다.

- 글 조득진 기자·사진 김현동 기자

[박스기사] 신상균 대표에게 물었다. 분양형 호텔에 투자할까?

‘수익률 12% 보장’. 일부 분양형 호텔 사업시행자가 내건 홍보 문구는 1% 금리 시대에 사는 자산가들의 귀를 홀린다. 최초 1~5년까지 전체 분양금액 중 대출금을 뺀 실투자금의 7%를 수익금으로 주고 5%의 금융이자를 추가로 지원해 총 12%의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내용이다. 분양형 호텔이란 사업 착공과 함께 일반 투자자를 모아 호텔 객실을 아파트처럼 분양하는 호텔을 말한다. 호텔을 직접 운영 관리하거나 다른 임대상품처럼 임차인을 구할 필요도 없는데다 객실별로 등기 분양 받거나 중도금 무이자대출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곳곳에서 분양형 호텔 투자에 대한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분양형 호텔로 꼽히는 서울 ‘라마다 호텔 앤 스위트 남대문’을 운영하는 폴앤파트너스는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경쟁 격화와 수익성 감소로 2년 연속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이 호텔의 개인투자자 330명은 지난해 10~12월치 수익금(분양금의 연 7.7%)을 받지 못하고 있다. 포브스코리아가 지난 12월 부동산 전문가 20명에게 물은 결과, ‘분양형 호텔의 매력’에 대해 16명이 고개를 저었다.

신상균 산하에이치엠 대표는 “분양형 호텔 광고 중 상당수가 과대광고”라고 말했다. 그 역시 전국에 분양형 호텔을 개발하고 운영하지만 시행사와 운영사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시행사가 ‘가동률 전국 1위’라고 홍보하고 있다”며 “한국 관광협회 등의 자료만 보아도 진위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분양형호텔은 2012년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저금리 기조 속에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자금 수요가 늘면서였다. 같은 시기 중국인 관광객도 급증해 전국 각지에 분양형 호텔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단기간 내 객실 공급이 크게 늘면서 문제가 나타났다. 업체 간 경쟁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2011년 12만원 수준이던 비즈니스호텔 객실 가격은 지난해 1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신 대표는 “개인 투자자로서 호텔 투자는 상당히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분양형 호텔 투자의 3대 원칙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호텔의 위치다. 호텔상권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인지를 발품을 팔며 체크해야 한다. 두 번째는 정확한 수요 예측이다. 일반 투자자들에게 버거울 순 있지만 주변 호텔의 로비에 진득하게 자리잡고 꼼꼼히 가동률을 체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세 번째는 호텔을 운영하는 회사가 믿을 만한지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 호텔 운영사의 경영 능력에 따라 투자자의 수익률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201602호 (2016.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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