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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의 핵심은 신뢰구축” 

 

밴쿠버(캐나다)=김한별 기자
에어비앤비 창업자 조 게비아가 서울을 공유 경제의 미래를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해 화제다. 우버의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도 한국의 우버택시 논란을 언급했다.

▎공유경제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한 에어비앤비 공동창업자 조 게비아(왼쪽). 우버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오른쪽)은 ‘공유 교통수단’에 대한 각국의 규제를 지적했다.
에어비앤비(Airbnb) 공동창업자 조 게비아는 전 세계 비즈니스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공유 경제’의 대명사 격인 인물이다. 에어비앤비는 숙소 공유 서비스 회사로 집을 가진 사람과 숙소를 찾는 여행객들을 연결해주는 일종의 ‘온라인 민박 정보’ 서비스로 이용자가 191개국에서 하루 78만5000명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업가치가 255억 달러(약 30조원)로 세계 1위 호텔 기업인 힐튼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그런 조 게비아가 서울을 공유 경제의 미래를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해 화제다. 게비아는 지난 2월 16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세계인의 지식 나눔 축제 TED 콘퍼런스 강연에서 “미래 공유 도시는 우리에게 고립(isolation)과 분리(separation) 대신 공동체(community)와 연결(connection)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한국의 서울은 정부 소유지를 거주자 주차 공간으로 제공하고, 방을 찾는 학생과 집 주인을 연결하고, 다음 세대를 위해 공유경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육성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게비아는 공유경제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사업”이라고 정의하고는 그 핵심이 신뢰 구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강연 중 TED 참석자들에게 “휴대전화를 꺼내 잠금 설정을 푼 뒤 왼쪽에 앉은 사람에게 건네주세요”라고 했다. 참석자들이 순간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이자 그는 웃으며 “자신의 집을 다른 사람에게 내주는 심정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낯선 사람은 위험하다는 편견’을 극복해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충분한 사용자 후기(리뷰), 집주인과 여행객이 주고받을 수 있는 메시지 박스 제공 등 에어비앤비의 신뢰구축 사례도 소개했다.

게비아가 강연을 마치자 또 다른 대표적 공유경제 기업인 우버(Uber)의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이 무대에 올랐다. 우버는 자가용을 가진 사람과 택시를 찾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차량 공유 업체다.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해 지난달 누적 이용객 10억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기업가치가 680억 달러(약 80조원)로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혼다 등을 제쳤다. 하지만 한국에선 불법 택시 영업 논란 끝에 일반인 상대 영업을 중단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캘러닉은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우버와 같은 ‘공유 교통수단’에 대한 각국의 규제를 비판했다. 그는 과거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운행하다 사라진 사설 택시 ‘지트니(Jitney)’를 예로 들었다. 지트니는 5센트짜리 동전을 가리키는 은어다. 20세기 초에는 5센트만 내면 지금의 택시처럼 다른 사람의 차를 얻어 탈 수 있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하지만 등장한 지 5년여 만에 정부 규제로 사라졌다. 캘러닉은 “공유 교통수단이 사라지면서 제각각 자가용을 사기 시작해 교통 체증과 공해가 심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규제가 없었다면 지금의 주차장 자리는 공원이 됐을 것”이라며 “우리는 그 기회를 잃어버렸지만 테크놀러지가 새로운 기회(우버)를 줬다”고 강조했다.

- 밴쿠버(캐나다)=김한별 기자

201603호 (2016.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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