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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2000 | 신한금융지주 271위 

포브스 선정 한국 금융회사 1위 

김영문 기자 ymk0806@joongang.co.kr
글로벌 2000에 오른 한국 금융회사 중 신한금융그룹이 1위(271위)를 기록했다. 신한금융이 포브스의 주목을 받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글로벌 2000 기업 순위에서 신한금융그룹(이하 신한금융)은 271위에 올랐다. 순위에 오른 한국 금융회사 중 신한금융이 1위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한국전력 다음 순이다. 은행으로선 후발주자였지만, 지금은 한국을 대표하는 금융사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대외적으로도 신한금융은 ‘잘 나가는’ 중이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일명 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하는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100대 기업’ 순위에서 18위에 올랐다. 또 글로벌 금융전문지 더 뱅커(The Banker)는 올해 2월 신한금융을 ‘글로벌 500대 금융 브랜드(Top 500 Banking Brand)’중 국내 1위, 글로벌 44위로 선정했다.

8년 연속 순이익 1위


실적도 좋다. 지난해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은 2조3722억원으로 전년보다 14% 증가했다. 국내 지주금융사 중 가장 높은 수치로 2년 연속 2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국내 금융그룹 중 8년 연속 순이익 1위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비은행 부문의 실적개선이 한몫했다. 저성장·저금리 상황에서도 카드·증권·(생명)보험 등에서 영업실적이 좋았던 것. 실제 비은행 부분에서 당기순이익 1조925억 원을 거뒀다. 그룹사 전체 당기순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42%를 차지했다.

신한금융의 리스크 관리능력도 국내 금융그룹 순이익 1위를 지켜낸 비결이다. 신한금융의 대손비용률은 2년 연속 역대 최저 수준이다. 국내 기업들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신한금융이 먼저 적정한 대출 성장 전략을 세우고 자산건전성을 유지하려는 위험 관리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다.

신한금융은 혁신을 위해 새로운 조직을 꾸리는데도 적극적이었다. 2012년 1월 신한금융 차원의 기업투자금융(CIB)과 자산관리(WM) 사업부문을 출범시켰다. 4년이 지난 지금 이들 사업부문은 신한금융의 새로운 성장 동력의 한 축이 됐다. 특히 사업부문 제도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국내 금융권에서 최초로 시도한 것이다. 같은 사업부문을 가진 은행 증권 등 각 계열사를 하나로 묶어 신한금융 차원에서 움직이게 한 것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CIB 사업부문은 은행과 증권회사에 나뉘어 있던 관리 기업을 하나로 묶어 기업의 직·간접금융 수요를 한 번에 만족하게 할 수 있다”며 “은행과 증권회사의 RM(대고객 영업·상담 직원)이 협업할 수 있는 ‘듀오-RM(duo-RM)’ 체계도 도입했다”고 말했다.

서민금융 전담 콜센터 운영 호응


▎업계에서는 신한금융이 지난 5년 연속 순이익 1위 금융그룹으로 자리할 수 있었던 데는 한동우 회장의 역할을 꼽는다.
WM 사업부문에서는 은행과 증권회사의 자산관리 전문 직원들이 한 공간에서 근무하면서 기업 경영자나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가업승계와 재산상속, 증여 등 종합자산관리 업무를 하고 있다. 출범 초기만 해도 단순히 은행과 증권회사 인력이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도입한 지 4년이 지난 올해 신한금융은 글로벌 금융전문지 더 뱅커에서 선정한 한국 최우수 프라이빗뱅커(PB)에 올라 그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업계에서는 신한금융이 지난 5년 연속 순이익 1위 금융그룹으로 자리할 수 있었던 데는 한동우 회장의 역할을 꼽는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전략을 실행하고, 신한금융의 내부 역량과 강한 기업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기반을 닦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취임 직후 한 회장은 조직 안정과 시장의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뒀다. 신한의 모든 임직원이 공유할 가치부터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는 수익 창출보다 ‘세상을 이롭게 하는 금융’에 주목했다. 그래서 신조도 ‘따뜻한 금융’으로 정했다. 금융회사가 본업인 금융을 통해 소비자와 유대가 깊지 않으면 앞으로 성장은 물론 생존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 한 회장의 생각이었다.

한 회장은 각 계열사가 판매하는 상품과 서비스부터 점검했다. 소비자의 이익에 부합하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동시에 서민금융 상담을 위한 전담 콜센터를 세우고, 월세 대출 상품과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를 위한 여러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한편 조직 안정을 위해서 건전한 경영 승계 문화 구축에도 힘썼다. 이사회 산하에 회장후보추천 위원회부터 신설했다. 이곳은 신한금융의 지배구조와 경영 승계 계획 승인, 회장 후보 추천과 육성 등을 맡는다. 한 회장은 그룹 차원의 전략 실행을 위한 계열사 간 협조, 이해 조정 등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마련한 것이 신한금융 회의체인 그룹경영회의였다. 매월 두 차례 열리는 이 회의에서는 은행·카드·금융투자·생명·자산운용 등 그룹 주요 계열사 CEO와 지주사 임원이 신한금융의 이슈를 고민한다. 회사 측은 “의사결정 과정에 집단 지성이 효과적으로 발휘되고 있다”며 “그룹경영회의를 통해 과거보다 다원화된 신한금융을 이끌어가는 데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 김영문 기자 ymk0806@joongang.co.kr

201607호 (2016.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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