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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의 경영리더십 강의 

펀(Fun) 경영과 긍정의 힘 

이승윤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저성장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사회에 브라질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이 보여준 긍정의 힘은 우리에게 시원한 탄산수 같은 활력을 선물해 주었다.

▎사격의 진종오 선수는 금메달을 확정 지은 후 “가장 좋아하는 사격을 그저 계속 할 수 있게 응원해 달라”고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 그 어떤 일도 즐길 수 있게 된다.
브라질 리우 올림픽 열기를 더욱 달구었던 주인공들은, 난관에 부딪쳐도 오뚝이 같이 벌떡 일어났던, 그리고 경기의 매 순간 순간을 신나고 펀(fun) 하게 즐겼던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이었을 것이다. 사격에서 3연패를 달성한 진종오 선수는 금메달을 확정 지은 후 “가장 좋아하는 사격을 그저 계속 할 수 있게 응원해 달라”고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의 즐겁고 유쾌한 기분은 우리 앞에 있는 그 어떤 일도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마치 일요일 아침 길고 편안한 잠을 자고 일어난 아이가 온 집안을 뛰어다니며 재미 있게 놀 거리를 찾아 다니는 것과 같다. 아이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면, 정해진 규칙만 따르기 보다는 상상력을 동원해서 새로운 방식으로 노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업무도 마찬가지다. 일에서 즐거움을 찾고 흥미를 느끼면 호기심이 발동하여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보고자 하는 열망이 강해진다.

일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기업으로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을 빼놓을 수 없다.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이 행복하다는 창업자 허브 켈러허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발전해온 회사다. 켈러허는 ‘미국에서 가장 웃기는 경영자’로 불릴 만큼 재미를 중시했다. 회사 창립기념일 행사에 엘비스 프레슬리 복장을 하고 나타나는가 하면 일요일 새벽 3시에 도넛을 들고 청소부 휴게실에 나타나서는 작업복을 입고 비행기 청소에 나서 직원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일을 놀이처럼 즐겁게


▎‘할 수 있다’는 주문을 외며 기적 같은 승리를 쟁취하고 온 국민에게 감동과 희망을 선사한 펜싱의 박상영 선수 사례처럼 긍정 마인드의 효과는 매우 크다.
펀(fun) 문화는 사우스웨스트 항공 전반에 퍼져 있다. 승무원들은 기내 안전수칙을 랩으로 불러 안내하고 승객들은 박자에 맞춰 발을 구르고 손뼉을 친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루돌프와 산타 분장으로 비행기에 올라 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재미와 유머는 활기를 북돋고, 새로운 생각을 자극한다. 펀(fun) 경영방식을 활용하는 리더는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일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일터에 즐거움을 주는 요소들을 도입한다. 회의를 진행할 때 토의 내용이 너무 딱딱하거나 회의 참가자들 간의 관계가 경직될 때면 유머로 긴장감을 풀고 재미와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노력한다.

‘할 수 있다’는 주문을 외며 기적 같은 승리를 쟁취하고 온 국민에게 감동과 희망을 선사한 펜싱 박상영 선수와 같이, 긍정 마인드의 효과는 매우 크다. 같은 순간에도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생각의 폭이 넓어 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생각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문제 해결력이 뛰어나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지닌 사람들은 불쾌하고 화가 나는 부정적인 감정상태에서 빨리 벗어나며 건강한 삶을 오래 유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면역력과 체력도 강해지는 것이다. 또한 자주 웃고 자주 미소 지으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돈독해지고 서로 도와주고 도움을 받는 끈끈한 관계가 형성된다. 긍정 마인드는 의도적으로 습관화할 필요가 있다. 긍정 마인드가 습관화되면 성향 자체가 긍정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긍정 마인드를 기르는 데 도움이 되는 몇 가지 방법을 알아보자.

다른 사람과 갈등이 있거나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우리는 자신을 피해자의 입장에 놓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는 부정적인 생각만 강화시킬 따름이다. 피해자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대신, 같은 일이라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세 가지 관점이 있다. 첫째, 반대로 바라보는 렌즈이다.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나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바라본다. “이 상황에 대해 상대방은 어떻게 생각할까? 상대방의 이야기에도 일리가 있지 않을까?” 둘째, 장기적으로 바라보는 렌즈이다. “이 상황에 대해 나는 6개월 뒤에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을까?” 지금은 심각해 보이는 문제일지 몰라도 6개월 후에는 별 것 아닌 일일 수 있다. 셋째, 폭넓게 바라보는 렌즈이다. “이 상황에서 내가 배울 점은 무엇일까?” 배울 점이 있고 그 배움을 통해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아무리 부정적인 상황이라도 좋은 면을 찾을 수 있다. 이처럼 현실을 희망적이고 낙관적인 관점으로 재조명하면, 부정적인 상황에서조차도 긍정 마인드를 유지할 수 있다. 실망하고 좌절하고 분노하는 데 인생을 낭비하는 대신, 용기를 내어 다시 앞으로 나아갈 에너지를 얻는 것이다.

자신의 성공을 시각화해 그려보는 것도 긍정 마인드를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타이거 우즈의 아버지 얼 우즈는 공을 치기 전에 홀 안으로 공이 굴러들어가는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려보라고 아들에게 권유했다고 한다. 신경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비주얼하게 머릿속에 무엇을 그려보면 실제로 뇌의 신경 회로망이 새롭게 프로그램 되어 실제 결과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감사하는 마음이 중요해

감사하는 마음은 긍정 마인드의 중요한 요소로 삶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포스코아이씨티는 포스콘이라는 철강 전문 엔지니어링 회사와 포스데이타라는 IT서비스 전문회사가 합병한 회사다. 그런데 기업문화 차이뿐만 아니라 소통 부족으로 직원들 사이에 갈등이 팽배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포스코아이씨티는 행복 나눔 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감사 일기 쓰기이다. 감사에는 3단계가 있는데, 1단계는 ‘만약 ~한다면 감사’하는 것이고, 2단계는 ‘~ 때문에 감사’하는 것이다. 마지막 3단계는 ‘~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는 것으로 무조건적인 감사이다. 처음에 직원들은 회사가 별 걸 다 시킨다며 불만이 많았다. 하지만 매일 감사한 일 다섯 가지를 쓰다 보니 직원들은 ‘~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한 직원이 작성한 감사 일기에는 이른 아침 갑자기 소집된 회의에 밝은 얼굴로 많이 참석해 준 동료들에 대한 감사, 회의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말씀해 주신 실장님에 대한 감사,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준 회사에 대한 감사 등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이 운동을 시작하기 전인 2009년에는 43%에 불과했던 행복지수가 2010년에는 58%로 상승했고, 2011년에는 84%로 급상승했다. 매출액 또한 30% 이상 증가했다.

이승윤 - 서울대학교 경영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2005년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박사학위 논문 <팀 안에 공유된 긍정적 감정이 팀의 창의적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미국경영학회 조직행동 분과에서 ‘최고 박사학위 논문상’을 수상했다.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를 역임했으며, 팀 매니지먼트, 리더십, 조직행동, 인적자원관리 등이 주 연구분야이다.

201609호 (201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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