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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드 모이지우 전 알바니아 대통령 

발칸반도의 평화 지킴이 

인터뷰어 박노희 UPF 유럽 총회장
유럽의 화약고, 갈등과 분쟁의 땅인 발칸반도에서 오랜 세월동안 평화운동을 벌여온 지도자가 있다. 바로 알프레드 모이지우 전 알바니아 대통령이다. 동유럽의 대표적인 지한파 지도자인 그를 통해 남북한 평화정착의 길을 물었다. 런던에서 활동중인 UPF 관계자의 특별 인터뷰 기사를 싣는다.

▎'의회의 어머니 (Mother of Parliament)'로 불리는 영국 국회에서 유럽과 중동의 전현직 지도자들이 평화 정착을 위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알바니아는 수 천년 동안 발칸 반도의 열강들에게 시달려온 나라다. 알프레드 모이지우(Alfred Spiro Moisiu·87) 전 대통령은 알바니아 장성 출신으로 지난 2002년부터 5년간 알바니아의 제4대 대통령으로 재임했다. 저명한 군사학자로 국방, 안보 분야에 관한 많은 논문과 연구서를 저술한 학자이자 평화운동가다. 동유럽의 대표적 친한파 지도자인 그를 9월 7일부터 9일까지 UPF(천주평화연합) 주최로 영국 국회에서 개최된 국제 지도자 콘퍼런스 현장에서 만났다.

런던에는 어떻게 오시게 됐는지요.

세계평화국회의원 연합 유럽·중동회의 참석차 방문했습니다.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평화에 기여해야 하지만, 특히 각 나라 지도자들과 정치인들이 주도적으로 나서 평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UPF의 취지에 공감합니다. 지금 수백만 명의 시리아인들이 공포에 떨면서 나라를 떠나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전세계 지도자들의 평화에 대한 토론과 합의가 필요합니다. 알바니아는 발칸반도에서 몬테네그로, 코소보, 마케도니아, 그리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알바니아가 평화를 원하고 제가 평화 정착에 몸바쳐 일하는 이유입니다.

국가 지도자들이 자주 만나야 평화 정착


발칸반도, 특히 코소보는 왜 유럽의 화약고가 됐을까요.

왜냐하면, 세르비아(세르비아정교)가 코소보(이슬람교)를 예루살렘처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세르비아는 지금도 코소보공화국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대사관도 없습니다. 코소보는 발칸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해 매우 중요한 지역입니다. 우리 모두가 노력해서 코소보의 평화가 유지되도록 해야 합니다.

지구촌에 평화를 정착시키려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이번 콘퍼런스처럼 각국의 지도자들끼리 자주 만나고 우정을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제가 대통령 재임 때는 마케도니아의 브란코 츠르벤코프스키 대통령에게 제가 먼저 전화를 해서 비공식 미팅을 갖자고 제안했습니다. 우리는 마케도니아에서 점심을 같이 했고, 저녁은 알바니아에서 먹었습니다. 이런 친밀함이 이후 두 나라의 관계 개선에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2006년에는 제가 크로아티아 대통령을 비롯해 코소보, 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대통령 등 발칸반도 지역의 모든 지도자들을 알바니아 두레스에 초대했습니다. 그게 두레스 회담입니다. 그때의 만남이 계기가 되어 완벽하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평화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저 역시 당시 만난 전·현직 대통령들과 지금도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이렇게 관계를 맺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그래서 지난 2003년부터 지금까지 알바니아 국경은 큰 충돌이나 문제 없이 잘 유지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의 군 간부들은 전쟁 준비만 생각

남북한의 지도자들도 자주 만나야 한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그렇습니다. 남북한 지도자들이 자주 만나야 신뢰가 생기고 평화가 정착됩니다. 저는 한국을 지금까지 세 차례 방문했습니다. 북한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군인 출신이라서 전쟁 후 남한과 북한이 얼마나 파괴되었는 지를 잘 압니다. 전후에 폐허를 딛고 산업적 발전을 이룬 한국을 보면서 불가능이란 없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남북한에 평화가 정착되면 진정한 경제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도 핵실험을 멈추지 않는 북한의 김정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알바니아도 한때 독재국가였지만 오래 전에 끝났습니다. 젊은 독재자는 오래 유지될 수 없습니다. 저는 북한 사람들이 김정은을 마음 속으로 지지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북한에 가서 북한 고위층 간부들을 만난 적이 있는데, 군 간부들이 온종일 전쟁 준비만을 생각하고 있어서 놀란 적이 있습니다. 남한이 더 적극적으로 국제 사회와 협력해서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한국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2005년에 고 문선명 총재와 한학자 총재가 알바니아를 방문했습니다. 그 만남 뒤부터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특히 2012년에 서울에서 부산까지 여행을 하면서 자동차 공장과 LG 공장을 둘러봤는데 그 발전상에 굉장히 놀랐습니다. 저는 문 총재가 주장한 평화로운 가정 만들기, 인간 사회의 갈등을 초종교의 방식으로, 평화운동으로 풀어가자는 제안에 공감했습니다. 제가 퇴임 후에도 UPF알바니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 인터뷰어 박노희 UPF 유럽 총회장

[박스기사] 유럽의 지도자들 평화를 말하다


▎세계평화국회의원연합 유럽·유라시아·중동· 북아프리카권 창립 콘퍼런스를 마친 후 기념촬영한 참석자들.
지난 9월 7일 '의회의 어머니(Mother of Parliament)'로 불리는 영국 국회에서 UPF 주최로 40여 개국 150여 명의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평화국회의원연합 유럽·유라시아·중동·북아프리카권 창립식이 개최됐다. 세계평화국회의원연합은 영토분쟁, 종교분쟁, 인종갈등, 환경훼손, 기후변화, 폭력적 극단주의, 빈곤과 기아, 인류의 존립을 위협하는 핵 확산 등 평화세계 실현을 방해하고 인류발전에 큰 위협이 되는 문제에 대항하여 세계 국회의원들이 하나가 되어 연대와 협력을 이루는 국제적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공감해 창립됐다.

UPF의 공동창설자인 한학자 총재는 문선진 UPF 세계의장이 대독한 창립식 기조연설을 통해 “세계 국회의원들이 하나가 되어 평화를 위해 협력하게 된다면 우리는 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격려했다.

런던에서 3일간 개최된 이번 콘퍼런스에는 알프레드 모이지우 전 알바니아 대통령을 비롯해 팻미어 세즈디우 전 코소보 대통령, 베르너 파슬라벤드 전 오스트리아 국방부 장관 등 유럽의 정치 지도자들과 나지르 아메드 영국 상원의원, 톰 브레이크 영국 하원의원 등 유럽의 국회의원, 그리고 토마스 월시 UPF 세계회장, 잭 콜리 UPF 유럽대륙회장 등 평화운동에 종사하는 NGO 지도자들이 두루 참석했다.

201610호 (201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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