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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레오폴드-메츠거 피아제 회장 

럭셔리 선호하는 젊은 고객이 다음 타깃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사진 김춘식 기자
가장 얇고 가장 럭셔리한 하이앤드 워치 브랜드 피아제의 수장을 만났다. 그는 세계 경기불황에 하이앤드 워치 시장도 고전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피아제는 주얼리 제품도 상당한 경쟁력을 가진 만큼 주얼리 판매 비중을 강화하고 시계는 좀 더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으로 젊은층을 공략하겠다고 했다.

▎필립 레오폴드- 메츠거 피아제 회장은 “하이앤드 고객층의 이탈을 막으면서 젊은층에 어필할 수 있는 가격대의 제품 그리고 여성들을 위한 주얼리 제품 판매를 강화하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피아제는 세상에서 가장 얇은 시계, 그리고 가장 얇은 무브먼트로 자신들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하이앤드 워치 브랜드다. 피아제를 상징하는 제품 역시 울트라-씬 제품인 알티플라노이다. (2017년은 피아제의 시그니처 제품인 알티플라노 출시 60주년이기도 하다.) 다른 하이앤드 워치 브랜드와 달리 주얼리 또한 상당한 인지도와 고객층을 가지고 있다. 피아제 측은 워치와 주얼리를 일컬어 ‘두개의 심장’이라고 표현한다.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겠다는 뜻이다.

필립 레오폴드-메츠거 피아제 회장이 방한했다. 도쿄 긴자에 위치한 플래그십 리로케이션 오픈 행사에 맞춰 아시아 시장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필립 회장은 과거 리치몬트코리아와 까르띠에 아시아퍼시픽 사장이기도 했다. 피아제 측 관계자는 “한국 시장을 상당히 잘 이해하고 있다. 최근 모든 트랜드가 서울을 통하다 보니 회장께서 몇 년 전부터 한국을 오고 싶어 했다”고 귀띔했다.

경기불황에 하이앤드 워치의 고민이 깊을 것 같다.

다른 시장에 비해 터프한(어려운) 시간인 건 맞다. 당장 중화권 소비 패턴에 변화가 있다. 홍콩 시계 시장 매출이 급감했다. 대신 인도네시아 시장이 성장세다. 게다가 주얼리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니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으려고 한다.

전화위복을 위한 전략은.

시계의 경우는 폴로S와 같이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들을 강화할 것이다. 또 시계로 시작했지만 피아제 매출의 25%는 주얼리에서 나온다. (주얼리 매출의) 볼륨을 더 키워나갈 생각이다. 여기에 포제션, 로즈와 같은 엔트리 레벨의 브랜드도 더 키울 생각이다.

피아제는 지난 10월, 남성용 스틸 스포츠 워치인 피아제 폴로S를 론칭했다. 1979년 발표한 피아제 폴로를 재해석한 제품으로 피아제의 첫 스틸 제품이기도 하다. 피아제는 이를 통해 좀 더 젊은 이미지를 강화할 뿐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대를 통해 소비층을 확대하려고 한다.

매니아적 시각 가진 한국 남성 많아


▎피아제의 시그니처 워치인 알티플라노. 2017년이 출시 60주년이다.
말씀하신 대로 하이앤드 워치 큰손인 중국 관광객이 한국에서의 소비를 줄이고 있다.

그렇다. 파리에서도 중국인 매출이 15% 정도 하락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우리에게 여전히 중요한 고객이다. 분명한 점은 시계에 관심을 가지는 중국 고객들이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시계는 선물이 아닌 자신을 위해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우리 과제는 하이앤드 고객층의 이탈을 막으면서 젊은층에 어필할 수 있는 가격대의 제품 그리고 여성들을 위한 주얼리 제품 판매를 강화하는 일이다.

피아제가 파악한 한국 시장 특성은 무엇인가?

한국은 남성 시장이 꽤 강하다. 무브먼트와 시계 구조에 대해 매니아적 시각을 가진 고객들이 많은 걸로 안다. 피아제가 한국에서 인기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이앤드 워치는 대중적이지 않기 때문에 결국 ‘파는 제품’이 아니라 ‘사는 제품’이다. 과거와 비교해 시계의 가치에 어떤 변화가 있었던 걸까?

일반적으로 하이앤드 워치는 지위 과시나 보여주기용으로 부풀려질 때가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신만의 개성과 아이덴터티를 표현하는 데 시계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피아제 역시 뭔가 다른 것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매력을 가지는 브랜드다.

최근 기술의 발달로 일반 브랜드도 하이앤드 워치 브랜드의 기술, 마케팅과 큰 차이가 없을 만큼 다들 우수하다. 피아제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우리에겐 하이앤드 워치도 있지만 포제션과 같은 주얼리 라인도 상당히 강하다. 때문에 매출이나 브랜드 위상엔 당장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하이앤드 워치 브랜드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디지털도 강화해야겠지만 무엇보다 제품군을 다양화해 실제로 피아제를 경험하게 만들려고 한다. 이를 위해 엔트리 제품 비중을 늘려 젊은층의 유입을 확대하려고 한다.

다른 명품 브랜드의 한국 지사장을 역임하셨다. 재임 당시와 현재의 마켓은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다.

7년 만에 한국을 방문했다.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까르띠에는 명보사라는 기업이 운영하고 있었다. 당시 리치몬트는 단 1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지금은 1000명 정도로 성장했다. 엄청나게 성장했지만 경쟁도 더 치열해졌다. 과거보다 백화점이 상당히 고급화되고 세련됐다는 점이 흥미롭다. 건물도 훨씬 아름다워졌다. 과거엔 7층 정도에 고가 브랜드가 있었는데 지금은 1,2층에 고가 브랜드가 자리를 잡고 있다. 럭셔리 마켓이 여전히 챌린지가 크다. 젊은 소비층이 많아진 탓이라고 알고 있다.

2017년은 피아제의 시그니처 워치인 알티플라노의 60주년이다. 꾸준히 사랑받은 비결 몇 가지를 꼽아달라.

무엇보다 무브먼트가 강점이다. 시계의 상징이자 피아제의 모든 걸 담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얇은 시계를 만들기 위해선 우선 가장 얇은 무브먼트를 만들어야 하니까.

-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사진 김춘식 기자

profile : 필립 레오폴드-메츠거(Philippe Leopold-Metzger) 피아제 회장은...
1954년 뉴욕 출생, 켈로그 경영대학 MBA
1989년 까르띠에 영국 경영이사
1992년 피아제 근무, 피아제 첫 부티크 설립 추진
1996년 까르띠에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영이사
1999년 피아제 CEO 취임.
2012년 리치몬트 그룹 경영 위원회 위원

201701호 (2016.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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