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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빠진 기업 ‘베스트 뮤지엄'(2)] 태광그룹-세화미술관 

망치질하는 조각 있는 그곳 

박지현 기자

▎세화미술관으로 확장 개관해 기업미술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해머링맨 조각이 있는 흥국생명 빌딩. / 사진:세화미술관 제공
서울 광화문 흥국생명 빌딩 앞, 망치질을 하는 형상을 한 조각 ‘해머링맨’은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2002년 미국 작가 조너선 브로프스키가 노동의 숭고함을 표현한 작품으로 무게 50t, 높이 22m에 이른다. 세계 ‘해머링맨’작품 중 최대 규모다. 평일 오전 7시부터 하루 14시간, 35초에 한 번씩 망치질을 한다. 이곳이 미술관 입구다.

해머링맨 외에도 강익중의 [아름다운 강산] 등 다양한 소장품을 공공장소에 전시해온 태광그룹 세화예술문화재단이 미술관을 열었다. 기존에 운영하던 일주&선화 갤러리를 2017년 세화미술관으로 확장 개관하면서다. 이로써 세화미술관은 서울 내 대기업이 운영하는 미술관 30여 곳 중 한 곳으로 이름을 올렸다. 세화미술관은 ‘도심 속 열린 미술관’을 지향한다. 고층 빌딩과 고궁, 청계천이 어우러진 광화문 일대의 장점을 활용한 셈이다. 직장인을 배려해 미술관은 저녁 8시 30분까지 개방한다.


▎공간을 잘게 나누지 않아 더 넓어졌다. 지난해 열린 [원더시티] 전시 내부. / 사진:세화미술관 제공
세화미술관 확장 개방은 재단 설립자의 오랜 꿈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런 회장 구속 등 악재가 겹쳐 지연된 바 있다. 세화예술문화재단은 태광그룹 창업주 이임용 선대회장과 이호진 전 회장의 모친 이선애 여사가 2009년에 설립했다. 자산 규모가 약 1000억 원에 이른다. 공공미술품 전시로 대중에게 기업 이미지를 제고한 세화예술문화재단은 세화미술관으로 그 역할을 강화한다. 흥국생명 건물 로비부터 미술관의 대형 설치작품이 반겨준다. 공간은 한층 넓어졌다. 한 층 규모가 1000㎡다. 잘게 구획하지 않아 작품 몰입도를 높인다.

- 박지현 기자 centerpark@joongang.co.kr

201903호 (2019.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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