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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호의 생각 여행(2) 

대자연이 선물한 7가지 경영 인사이트 


▎알프스 산맥에 위치한 총 600km의 슬로프를 자랑하는 프랑스 ‘3개의 계곡(Les 3 Vallees: Courchevel, Meribel, Val Thorens)’ 스키장.
겨울만 되면 가슴이 설렌다. 흰눈이 뒤덮인 웅대한 산맥, 나무 사이사이에 내려앉은 눈꽃송이를 보며 숨 가쁘게 스키를 타는 상상만 해도 가슴이 짜릿하다. 매년 겨울이면 평창이나 유럽 알프스, 미국 로키산맥을 찾아 스키를 즐긴다. 매서운 영하 날씨에 무거운 장비를 가지고 1~2㎞를 걷는가 하면, 케이블카를 타고 높이 3000~4000m 산을 오르기도 한다. 내게 스키는 젊음을 주는 선물이다. 대자연에서 운동을 마친 후 휴식을 취할 때면 스키와 기업 경영의 상관관계에 대해 자연스럽게 인사이트를 얻게 된다. 스키가 내게 준 7가지 경영 인사이트를 정리해보았다.

첫째, 겸손이다. 거대한 알프스와 로키산맥 속에 들어설수록 멀리 보이는 사람들이 점처럼 작아진다. 어려운 절벽 코스를 내려오면서 정복했다는 쾌감을 누릴 수도 있지만, 인간은 자연을 결코 정복할 수 없다. 대자연이 깨닫게 해준 겸손의 미덕이다.

크게 성공한 기업은 종종 ‘성공의 덫(Trap of Success)’에 빠져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 성공의 결과가 오만(Hubris)이라는 병폐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오만의 치료약은 겸손이다. 겸손해서 손해 보는 개인이나 기업은 없다. 겸손은 자존감이나 자부심을 버리는 것과는 다른 의미다. 자존감과 자신감이 있기에 오히려 겸손할 수 있다. 오만을 넘어서야 비로소 겸손할 수 있다. 대자연에서 바라본 인간은 한낱 점과 같은 존재다.


▎쿠슈벨(Courchevel) 스키장의 야외 조각 전시 ‘Art at the Top’
둘째, 준비 습관이다. 인생도 경영도 하루아침에 성공할 수 없다. 반드시 준비 과정을 거쳐야 한다. 스키는 더욱 그러하다. 추운 겨울 가파른 절벽에서 스키를 타려면 봄부터 가을까지 많이 걷고 체육관에서 땀을 흘려야 한다. 평소 몸을 단련해 추운 겨울 운동에 대비하는 지혜다. 더욱이 다양한 지형과 기후를 드러내는 대자연에서 운동을 하려면 반드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장비 역시 왁싱과 에징이 필요하다. 스키든 경영이든 준비 없이 이뤄지는 건 없다.

셋째, 도전과 개척 정신이다. 스키는 미끄러운 설면에서야 하고 가파른 경사를 내려가야 하기에 두려움이 수반되는 운동이다. 초급에서 중급, 마지막 최상급에 이르러 가파른 슬로프에 서려면 수많은 훈련과 연습을 통해 두려움을 극복해내야만 한다. 더욱이 스키장은 대부분 깊은 산속에 있다. 낯선 도시의 공항에 내려 서른 시간 넘게 자동차로 이동하고, 높은 고도의 마을에서 적응하는 과정도 분명 익숙치 않은 경험이다. 난도 높은 가파른 슬로프에 도전하고 이를 극복해내듯, 기업 경영도 수많은 도전에 직면하게 마련이다. 새로운 시장도 끊임없이 개척해야 한다. 스키 역시 그러하다.


▎프랑스 메리벨(Meribel) 마을의 낭만적인 전경
넷째, 용기·만용 VS 위기관리(Risk Management) 능력이다. 수없이 다른 슬로프를 타다 보면 용기와 만용을 구분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용기를 얻게 된다. 해마다 겨울이면 스키를 타다 부상을 당하는 사람을 많이 보게 된다. 훈련 없이,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 성급하게 상급 슬로프에 오르는 것은 용기가 아니라 만용이다.

경영도 위기관리가 필수다. 항상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업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플랜 B와 C는 필수다. 때로 급성장한 기업도 있지만, 대부분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속을 하다 실패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스키도 그렇다. 초급을 지나서 중급에 들어서면 서둘러 상급에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꿈틀댄다. 하지만 성급한 만용을 절제하며 훈련과 연습을 통해야만 단계별로 높아지는 난도를 극복해 안전한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자기절제(Self-Discipline)를 통해서만 진정한 용기와 위기관리 능력을 터득할 수 있다.


▎스키 후 뒤풀이를 위해 바(Bar)에서 눈 속에 저장한 샴페인
다섯째, 관계와 배려다. 큰 산맥일수록 한번 안개가 끼면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다. 앞이 안 보이니 당황하게 되고 정신마저 아득해진다. 엉뚱한 길을 타거나 조난당하기 십상이다. 이런 경우 스키인들은 그 지역을 잘 알고 있으면 자진해서 방향을 안내해주고 도와주곤 한다. 스키어 특유의 배려 정신이다. 경영에도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 조직 내부, 상하좌우 360도를 아우르는 배려 정신은 기업을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킨다. 조직 외부에서 갑과 을의 협력관계나 구매자와 판매자의 관계에서 상대에 대한 배려 정신은 기업이 성공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다.

여섯째, 즐거움이다. 스키의 으뜸 덕목은 뭐니뭐니 해도 즐거움이다. 설원을 내지르는 스피드가 선물하는 쾌감, 더욱이 대자연 속 설경의 아름다움이 합세하면 즐거움은 크기는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커진다. 알프스나 로키산맥 같은 큰 산 아래 마을에는 선술집(Bar)도 많다. 전 세계에서 온 각양각색 사람들과 한잔 나누며 즐기는 뒷풀이도 스키만의 묘미다. 추운 날씨에 모닥불을 피워두고 큰 소리로 음악을 들으며 맥주 한 모금을 들이켜면 마치 20대로 돌아간 듯한 활력을 느낀다. 매출과 이익이 신장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지속가능경영을 이룰 때의 즐거움과 보람 역시 다른 어느 느낌보다 값지고 소중하다. 공자는 『논어(論語)』 옹야편(雍也篇)에서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락지자(知之者不如 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라 했다. 경영의 기본은 즐거움이다.


▎전천후 알프스 스키어들의 모습
스키가 주는 마지막 가르침은 바른 목적이다. 가파른 슬로프 경사면에 서면 가끔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다. 나는 굳이 왜(Why) 스키를 타는가? 기업 경영도 마찬가지다. 나는 왜 창업하고 경영을 하는가? 그 목적(Purpose)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것이다.

1970년대 MBA 경영학원론에선 기업의 궁극적 목표를 ‘이익 극대화’라고 가르쳤다. 1980년대에 미국 뉴욕 현지 법인장으로 맨해튼 시티은행에 초대받은 세미나에선 ‘생존(Survival)’ 그 자체라고 했다. 2000년대 들어선 ‘지속가능경영: Sustainability’이 가장 중요한 경영 테마였다. 요즘은 어떨까. 직원 채용 시 기업의 궁극적 목적을 물으면 대부분 ‘사회적 책임’이라 답한다. 무한히 불확실한 환경에서 기업을 창업할 때 과연 ‘사회적 책임’을 궁극적인 목표로 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내 경우 지금에 맞는 기업 창업과 경영 목적은 일자리 창출이라 생각한다. 기업은 창업 후 이익을 창출해서 생존해야 하며, 지속가능경영을 통해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이익이 수반되지 않으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실행할 수 없다. 일자리를 만드는 것 자체가 기업이 일차적인 사회적 책임을 실행하는 방법이다.


※ 이강호 회장은… PMG, 프런티어 코리아 회장. 덴마크에서 창립한 세계 최대 펌프제조기업 그런포스의 한국법인 CEO 등 37년간 글로벌 기업의 CEO로 활동해왔다. 2014년 PI 인성경영 및 HR 컨설팅 회사인 PMG를 창립했다. 연세대학교와 동국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했고, 다수 기업체, 2세 경영자 및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경영과 리더십 코칭을 하고 있다. 은탑산업훈장과 덴마크왕실훈장을 수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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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호 (2020.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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