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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명품 시장의 신흥 강자들] 조용민 머스트잇 대표 

‘진짜’ 명품만 있는 명품 판매 플랫폼 

단돈 50만원을 들고 명품 유통 사업에 뛰어든 젊은 창업가는 10년 후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명품 판매 플랫폼의 수장이 됐다. 오픈마켓으로 제품을 다양화하고 가격경쟁력을 높인 게 성공 전략이다. 그가 운영하는 플랫폼은 연평균 80%씩 성장했고, 2019년에는 거래액 1500억원을 돌파했다.

2000년대 초중반. 발품을 팔아 원하는 옷을 발굴하던 패션피플들이 ‘온라인 쇼핑몰’이란 새로운 놀이터에서 손품을 팔기 시작했다. 직접 만져보고 입어보며 구매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값비싼 명품도 온라인 세상에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다.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읽은 조용민(36) 머스트잇 대표는 온라인 명품 판매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1년 문을 연 머스트잇은 명품 판매자와 구매자를 이어주는 ‘오픈마켓’ 형식의 중개 플랫폼이다. 구매대행, 병행수입을 하는 명품 셀러가 주로 입점해 있다. 수입은 판매 수수료로 얻는다.

‘오픈마켓’이란 조 대표의 선택은 머스트잇이 빠르게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오픈마켓 특성상 셀러를 입점시키는 방식으로 제품군을 손쉽게 확장할 수 있었고 판매자 간 경쟁으로 가격경쟁력도 갖췄다. 현재 머스트잇에 등록된 브랜드는 1200여개, 판매중인 상품은 약 100만개에 달한다. 지난해엔 역대 최고의 경영성적표도 받았다. 거래액이 1500억원을 넘었고 거래 횟수도 42만여 건을 기록했다. 창업 첫해(2011년) 13억원 수준이던 거래액이 8년 사이 115배 이상 뛴 것이다. 조 대표는 “올해 상반기 거래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조 대표는 머스트잇을 창업하기 전 두세 번의 전자상거래 사업으로 이커머스 산업을 경험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덕에 학창 시절부터 이커머스에 관심을 가졌고, 졸업 후 바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이커머스업계는 대기업이 꽉 잡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건드리지 않는 작은 시장을 찾아야 했다. 중국에서 제작한 파티용품을 들여와 인터넷에서 판매했지만 사업성이 떨어져 얼마 못 가 사업을 접었다. 패션과 전혀 인연이 없던 조 대표는 우연한 계기로 명품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다.

“2010년, 오래 사귄 여자친구에게 큰맘 먹고 명품 가방을 사주려고 했어요. 가격대를 잘 몰라 우선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봤어요. 돈을 준비해 자신 있게 백화점에 갔는데 사전 조사한 가격과 천지 차이더군요. 명품은 무조건 백화점에서 사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배신감이 들었죠.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온라인 판매가 더 활성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제는 젊은 층 공략


▎머스트잇 모바일 메인 화면(좌). 매일 핫딜이라는 타임세일을 진행한다(우).
당시는 온라인 기반의 패션 쇼핑몰이 전성기를 누리던 시기였지만 명품 판매 사이트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다. ‘필웨이’라는 명품 판매·거래 사이트 외에는 이렇다 할 플랫폼이 없었고 개인이 구매대행 사이트를 만들어 파는 게 전부였다. 조 대표 또한 ‘필웨이’와 직접 만든 구매대행 사이트에서 명품을 구매대행 방식으로 판매했다.

“필웨이가 판매자로서도 구매자로서도 사용하기에 불편한 부분이 많더라고요. 상품의 재고 수량을 상품 소개란에 텍스트로 적어야 했고 장바구니 같은 기능도 없어 여러 상품을 한 번에 주문할 수 없었죠. 필웨이를 사용하며 느꼈던 불편함을 개선해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당시 조 대표의 수중엔 2000만원이 있었다. 50만원으로 시작한 구매대행 사이트를 8개월 만에 1000만원에 팔고 소상공인 대출 1000만원을 받아 마련한 돈이었다. 이때부터 6년간은 고군분투의 연속이었다. 조 대표는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인재 채용’을 꼽았다.

“스타트업을 성장시키려면 투자금, 코파운더가 필요한데 저는 혼자 시작한 데다 투자금도 없었습니다. 우선 사무실이 외진 곳에 있고 협소하니 직원 뽑기가 어렵더군요. 인재를 고르기는커녕 와준다면 감사한 상황이었죠. 6년 넘게 제가 일선에서 실무를 도맡아 했습니다. 어느 정도 회사 규모가 커지고 나서야 직원을 뽑을 수 있었습니다.”

조 대표에 따르면 머스트잇은 총 세 단계 도약 과정을 거치며 성장했다. 2013년 모바일 사이트를 만들어 사용자 유입을 늘렸고, 2016년엔 정보 제공력, 가격경쟁력을 강화해 신뢰도를 높인 후 2018년엔 판매자·구매자 모두의 입장을 고려해 운영 정책을 고도화했다.

“모바일 사이트를 만들고 나니 사용자가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회사도 함께 성장했어요. 몇 년간 원만한 성장세를 보이다가 갑자기 2015년부터 역성장을 하더라고요. 월 영업 손실이 4000만원씩 날 정도로 위기였어요. 결국 커머스란 사업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고객이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데서 시작되는 건데 그 부분을 놓치고 있더라고요. 상품 정보의 업데이트 속도가 느렸고 가격경쟁력 또한 없었습니다. 모든 프로젝트를 다 멈추고 정보와 가격경쟁력을 챙기는 데 집중했어요. 수수료는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낮추고 할인 이벤트도 많이 진행했더니 다시 거래액이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2018년 진행한 운영 정책 고도화는 오픈마켓 형태를 취하고 있는 머스트잇엔 필수 과제였다. 조 대표는 “분쟁을 최소화하고 건전한 거래를 만들기 위해 플랫폼 안에 판매자·구매자 모두를 위한 촘촘한 정책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품 시장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가품’ 관련 정책 마련을 최우선 순위에 뒀다. 당시 ‘위조품과의 전쟁을 선포한다’는 슬로건까지 내걸며 전 직원이 가품 걸러내기에 매달렸다.

가품 판매 시엔 민형사상 책임 물어

“가품이 의심되면 무조건 판매를 차단한다는 스탠스로 정책을 만들었습니다. 오픈마켓은 사전 검수가 힘들기 때문에 판매자 등록을 할 때부터 허들을 세웠죠. 판매자에게 사업자등록증, 휴대폰번호, 계좌번호를 요구하고 가품 판매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지며 머스트잇에 상품 판매 금액의 일정부분을 배상하겠다는 등의 각서에 동의를 해야만 판매자로 등록할 수 있게 했습니다. 또 상품관리팀을 만들어 직원임을 숨기고 상품을 구매해 진품 여부를 확인하는 블라인드 쇼핑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애프터서비스(A/S)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명품을 사는 걸 꺼리는 이유 중 하나로 브랜드가 운영하는 매장에선 수선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이 꼽힌다. 조 대표는 이런 불만을 ‘편리함’이란 카드로 해소하고자 아이디어를 냈다. “구매자가 수선을 요청하면 관련 내용과 사진을 받은 다음 모든 과정을 저희가 처리합니다. 수선사에게 정보를 보내 견적가를 받은 후 고객이 동의하면 상품을 직접 회수해 수선을 진행한 다음 집 앞까지 배송하죠. 올해 시작할 예정입니다.”

손꼽히는 국내 명품 플랫폼이 된 머스트잇의 최종 목표는 ‘명품을 사려는 사람이 가장 먼저 방문하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조 대표는 “젊은 층을 공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명품 소비의 중심축이 젊은 층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의 명품 소비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2019년 기준으로 전체 머스트잇 거래 건 중 53%가 20대에게서 일어났어요. 더 놀라운 건 10대 소비자가 2017년부터 꾸준히 늘기 시작해 지난해 일어난 거래의 13%를 차지했다는 점이죠. 현재 머스트잇 이용자 중 90% 이상이 10~30대입니다.”

젊은 층 공략을 위해 조 대표는 사용자 경험을 강화하는 서비스를 기획했다. 대표적인 게 ‘깜짝배송’,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서비스다. 깜짝배송은 퀵서비스를 활용해 주문 네 시간 내로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 급히 모임에 나가거나 선물을 준비해야 할 때 유용하다. 라스트마일 딜리버리는, 멤버십에 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멋지게 차려입은 배송기사가 직접 상품을 건네주는 프리미엄 서비스. 만약 구매자가 A와 B를 놓고 고민한다면 두 가지 모두 가져가 직접 착용해보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던 조 대표는 머스트잇의 터닝포인트라고 할 만한 인상 깊은 일화를 소개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젊은 층이 진짜 원하는 걸 알기 위해서 대학을 졸업하지 않고 경력이 전혀 없는 젊은 직원을 커머스MD로 뽑았어요. 어느 날 그 직원이 실망스러운 목소리로 말하더라고요. ‘우리 플랫폼에서 나이키, 코치 파는 거 너무 싫어요. 진짜 명품다운 명품을 팔자고요!’ 그때 젊은 층이 말하는 명품은 더 높은 세계라는 걸 깨 달았죠. 그날 머스트잇은 ‘진짜’ 명품 판매 플랫폼이 되기로 갈 길을 명확히 했습니다.”

- 신윤애 기자 shin.yunae@joongang.co.kr·사진 임익순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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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호 (2020.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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