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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재 아이젠 부대표 

“의료기기 비데로 미국 시장 1위 할 것” 

코로나19는 욕실 풍경까지 바꿔놓았다. 위생관리가 중요해지자 비데를 놓는 가정이 많아졌다. 비데 보급률이 10%가 채 안 됐던 미국, 유럽 국가에서도 이젠 비데에 관심을 갖는다. 비데 전문기업 아이젠은 이 기회를 살려 해외시장에서 승승장구 중이다.

▎유명재 부대표는 “아이젠의 제품력과 가성비를 앞세워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젠은 2003년부터 17년간 비데를 연구해온 비데 전문 기업이다. 세척에 국한됐던 비데의 역할을 의료 영역까지 넓힌 선구자이기도 하다. 오랜 연구 끝에 관장 노즐을 개발했고 이 효과를 인정받아 2009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2등급(대장세척장치) 승인을 받았다. 비데가 의료기기로 인정받은 건 국내에서 아이젠이 유일하다.

아이젠은 제품력을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11.7%이고, 중국 시장에서는 매출이 많은 비데 브랜드 톱 10에 들기도 했다. 또 올해, 사상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서 매출 1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80% 증가한 수치다. 이에 힘입어 2015년 226억원이던 아이젠의 연 매출은 지난해 말 300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360억원대가 예상된다.

아이젠을 이끄는 이는 젊은 수장 유명재(31) 부대표다. 2017년 초대 CEO이자 아버지인 유병기 전 대표가 작고한 이후 2018년부터 아이젠을 이끌고 있다. 지난 10월 14일 유명재 부대표를 만났다. 미국 뉴욕대학교 경영대를 졸업하고 외국계 증권사에서 근무한 그는 그간의 경험을 살려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 중이라고 했다. “빠른 시간 안에 미국 비데 시장에서 1등 하는 것이 목표”라고 유 부대표가 힘주어 말했다.

아이젠 비데는 ‘쾌변비데’, ‘관장비데’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실제 그 효과를 봤다는 사용자들의 후기에서 비롯됐다. 아이젠 비데의 물줄기는 대장의 하위 기관인 직장 내부까지 진입하는데, 이 물줄기가 대장을 자극해 배변을 돕고 잔변도 원활하게 배출되도록 한다. 사용자들은 이 과정에서 ‘쾌변감’을 느낀다.

“아이젠 비데는 쾌변감을 주는 것은 물론 항문 질환 예방에도 실질적인 도움을 줍니다. 항문 질환은 대부분 대변이 굳으면서 발생하거든요. 변을 묽게 함으로써 항문에 생기는 자극이나 상처를 방지하는 거예요. 국내에서 발생하는 질병 중 1~2위를 다투는 게 대장·항문 관련 질환이라고 합니다. 한국인이 특히 약한 대장·항문을 지키는 데 우리 비데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또 유 대표는 비데의 장점을 설명하며 ‘한 번도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써본 사람은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실제로 아이젠 제품의 재구매율은 70~80%에 육박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유 대표가 공략하는 서양 국가들은 아직 비데 보급률이 10%대가 채 되지 않는다. 비데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 훨씬 많은 셈이다. 비데를 소개하고 시장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은 없을까. 이 물음에 유 대표는 ‘코로나19가 초기 진입을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해외 출장을 갈 때 입국심사대에서 ‘변기 회사’에 다닌다고 말했습니다. 외국에선 비데를 잘 모르기 때문이죠. 그런데 올해 코로나19가 터지며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몇 달 전 일어났던 미국의 휴지대란이 대표적인 사건이에요. 당시 미국에서 마스크에 휴지와 같은 펄프가 사용돼 휴지 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는 가짜 뉴스가 퍼졌죠. 그 불안감이 휴지 사재기 사태로 이어졌고요. 그 덕분에 휴지를 대체할 수 있는 비데에 이목이 쏠렸고 미국 시장 매출이 대폭 증가했습니다. 이 기세를 몰아 미국을 비롯해 주변 국가까지 적극 진출할 생각입니다.”

이처럼 해외 소비자의 비데 인지도는 높아졌지만 아직 과제가 남아 있다고 유 대표가 전했다. 비데 선진국이라 불리는 일본 브랜드들과의 경쟁이다. 일본은 비데 보급률이 80%가 넘을 정도로 비데가 보편화된 나라다. 그만큼 제품력도 세계적이다. “우리나라 비데 기업들은 해외시장에서 항상 일본과 치열하게 각축을 벌인다”고 유 대표가 설명했다. 유 대표는 아이젠의 차별화된 기술력과 가성비를 내세워 해외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이젠은 관장(쾌변) 기술과 관련해 한국·미국·영국·독일·호주 등에 특허·인증 20여 개를 받아둔 상태입니다. 관장 기능은 세계에서 아이젠 비데가 유일해요. 반면 가격은 합리적이죠. 아이젠 비데는 20만~60만원대로 가격이 형성돼 있습니다. 100만원대를 호가하는 제품들에 비하면 가성비가 좋은 편이죠. 욕실은 비용 투자를 많이 하지 않는 공간 중 하나예요. 그런 점에서 제품력과 가성비를 갖춘 우리 제품이 국내외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 부대표는 회사를 이끄는 젊은 경영인으로서 안고 있는 고민도 털어놨다. 갑작스럽게 회사를 맡고, 지금의 성과를 내기까지 수많은 어려움과 부담이 있었다고 했다.

“대부분 2세들이 회사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리더가 되는 반면 저는 그렇지 못했어요. 갑작스럽게 회사에 투입돼 전임자가 안 계신 상황에서 회사를 이끌게 됐죠. 제조업도, 경영자의 역할도 처음이어서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었습니다. 우선 직원들의 신뢰부터 얻어야 했습니다.”

그는 젊은 경영인에게 쏟아지는 직원들의 걱정과 관심을 적극적인 소통과 보상을 통해 기대와 신뢰로 바꿔놓았다.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위해 성과급 제도를 만들고,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매년 개별 면담을 실시했다. 유 대표는 “이전까진 직원들의 이직률이 상당히 높았는데 지금은 많이 안정됐다”고 말했다. 동시에 재무구조도 안정화하는 작업을 거쳤다.

약 2년 동안 회사 안정화에 힘쓴 유 대표는 이제 회사의 성장을 위해 나아가고 있다. 자사 브랜드 성장, 미국 시장 1위, 성장세 안정화가 목표라고 했다.

“그간 우리 회사는 ODM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습니다. 올해부터는 자사 브랜드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하반기에는 홈쇼핑에도 제품을 선보일 것입니다. 더 많은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도록 가격도 낮출 생각입니다. 또 미국 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가 되도록 지금의 기세를 이어갈 것이고요. 하지만 급격한 성장을 이룬 만큼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한 작업도 꾸준히 해나갈 생각입니다. 기술개발에 계속 투자하고, 영업처와 커넥션도 강화해야죠. 더불어 프리미엄 제품군뿐 아니라 더 넓은 영역을 커버할 수 있도록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 신윤애 기자 shin.yunae@joongang.co.kr·사진 지미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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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호 (2020.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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