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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올드필드(Lynne Oldfield) NLCS제주 총교장 

제주도에서 꽃핀 160년 영국식 ‘전인교육’ 

코로나19가 불러온 지각변동에 교육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 공교육은 심하게 타격을 입었고, 유학길도 막혔다. 자녀를 글로벌 리더로 키우고 싶은 부모들의 열망은 명문 국제학교로 몰리고 있다.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NLCS) 제주는 영국식 교육 160년의 학문적 기풍을 이어받아 10년째 운영하며 제주 명문 국제학교로 자리 잡았다.

▎린 올드필드 NLCS제주 총교장은 “개인의 성장과 공동체 정신을 함양하는 교육”을 강조했다. / 사진:NLCS제주
영국에서 전통 사립학교가 태동한 건 1850년이다. NLCS UK설립자 프란시스 메리 부스는 영국의 작은 가정집에서 학교 문을 열었다. 부스 교장의 아버지는 찰스 디킨스 소설의 삽화를 그렸던 인물로 실제 그의 작품은 본교 12-13학년 도서관에 전시돼 있다. 런던에 있는 NLCS UK는 전통성을 인정받은 사립학교로, 영국 내 A레벨, GSCE 기준 최상위 5대 학교에 꾸준히 이름을 올려왔다.

160년 역사는 제주에서도 이어졌다. 2011년 제주에 둥지를 튼 NLCS제주는 4~18세 한국을 포함한 각국 학생들에게 영국식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특히 해마다 높은 명문대 진학률과 매년 눈에 띄는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IB) 프로그램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IB 디플로마는 스위스 국제학교협회와 유네스코 협력으로 설립된 독립적 비영리 국제기구 IB에서 주관하는 국제 공통 대학입학 자격제도다. IB 과정을 교육하는 고교에 입학한 뒤 시험을 통과하면 국제 대학 입학의 자격을 얻을 수 있다. 2020년 응시생 112명이 전원 통과했다.

“영국식 교육과정을 제공하지만 한국 실정에 맞게 국제화를 이루는 게 목표입니다. NLCS의 영국식 교육과 IB의 결합은 이렇게 출발했습니다.” 린 올드필드 총교장은 영국식 전통에 기반한 교육 철학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NLCS는 ‘학생들의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고, 어떠한 한계도 두지 않는다’는 설립자의 교육 전통을 잇고 있다”며 “우리의 탁월한 교과과정보다 강조하고 싶은 건 개개인을 귀하게 여기는 전인교육이다”라고 설명했다. 올드필드 총교장은 시종일관 ‘페스토랄(Pastoral : 영국식 교육으로 단순한 학업지도를 넘은 총체적 생활지도 및 돌봄)’이라고 표현하는 교육 방식을 강조했다. NLCS제주의 교육 모델은 ‘정서적, 사회적, 예술적’ 발달을 위해 학생들의 다양한 경험을 서포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NLCS제주식 ‘전인교육’인 셈이다.

1월 11일, 57년 만에 폭설이 내려 눈이 소복이 쌓인 NLCS제주 교정은 제주도의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으로 더 한산했다. 현재 전체 학생의 3분의 1만 등교해 교대로 오프라인 수업을 한다. 올드필드 총교장은 “코로나19 이후 온오프라인이 결합하면서 학교는 도전에 놓여 있지만, 방식과 장소만 달라졌을 뿐 교육철학은 변하지 않았다”며 “국경선이 퇴색한 세계화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는 ‘훌륭한 개인’의 성장과 공동체 정신을 함양하는 양방향 교육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NLCS제주는 학생들의 창의력을 배양하기 위해 교내 곳곳에 예술 작품을 빼곡히 걸어놓았다. 올드필드 총교장이 설명을 이었다. “각 분야의 최고가 되기 위해서 예술적, 심리적 감각을 키우는 건 매우 중요합니다. 학자로서 갖춰야 할 수학, 과학, 언어 능력도 중요하지만 리더십, 도전 정신, 팀워크, 헌신, 창의력 개발 등은 교과 수업으로 키울 수 없는 능력이기 때문이죠. 학생들은 자신이 관심을 갖고 열정을 쏟을 분야가 무엇인지 명확히 깨닫는 성찰 과정을 겪습니다.”

이를 토대로 NLCS제주는 다양한 활동에 주안점을 둔다. 매주 150개에 달하는 교과 외 활동을 제공한다. 특히 일반적인 교과 외(extra-curriculum)로 구분하지 않고 ‘교과 병행활동(co-curricular activities)’으로 부른다. 주중 방과 후 활동 외에 마련한 브라이언트 프로그램은 토요일 오전에 진행된다. 학생들은 산악자전거, 댄스, 수영, 요리, 펜싱, 검도, 복싱, 농구, 럭비, 치어리딩, 봉사활동 등을 선택해 참여한다. 제주 지역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서 깊이 있는 지식을 전달해주기도 한다. 경험의 장을 만들어주는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성과도 적지 않다. “아주 작은 일례로 최근에 8학년 학생들이 ‘매직플루트’라는 제주 오페라 팀과 협업해 공연한 것은 학생들에게 잊지 못할 배움과 경험이 되었지요.” 올드필드 총교장이 자랑스럽게 말했다.


▎NLCS제주는 150여 개 교과 병행활동을 지원한다. / 사진:NLCS제주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교내외 활동이 위축되면서 NLCS제주도 도전에 직면했었다. 올드필드 총교장도 처음엔 우려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코로나19는) 많은 학생이 집에서 하루 대부분을 혼자 보내고 학교가 제공하는 지역사회의 혜택을 누리지 못해서 더 많은 고립을 초래했지요.” 그러면서도 그는 ‘전화위복’이 됐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압축적이고 완성된 교과과정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걸 의미했고, 우리의 효과적인 페스토랄 관리 시스템이 뒷받침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할 수 있었습니다.”

NLCS제주는 원격 학습이 도입된 후 공동체 역할을 더 강조하고 있다 “원격 학습으로 조직의 중요성은 훨씬 더 높아졌어요. 완전히 달라진 교실의 역할을 대체하기 위해 개별, 그룹 활동을 온라인에서도 촘촘하게 점검할 수 있게 했습니다. 협업과 많은 대화는 더 중요해졌습니다.” 학생들의 정서적인 고립을 방지하기 위해 카운슬링 지도를 강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동체 의식 함양을 위한 학생생활지도는 기숙 시스템에서도 구현되고 있다. “상당히 많은 연구에서 기숙학교에 다닌 학생들이 대학에서 또래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해왔습니다.” NLCS제주가 전통적인 영국식 기숙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하우스 시스템’은 자립 훈련을 해가는 과정이다. 올드필드 총교장은 “학교에서는 상벌지도가 아니라, 유아에서 성인이 되기까지의 학창 시절의 여정을 교과 외적인 부분으로 지도한다”며 “기숙사 생활을 하며 평생 친구를 사귀게 되고, 개인적으로는 자립적이고 위기에 대응하는 역량도 함께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남녀공학과 성별 분리를 결합한 교육방식인 ‘다이아몬드 모델’도 눈에 띈다. NLCS의 고유한 제도로 입학 후 4세부터 11세까지는 남녀 합반으로 수업을 듣다가 12~16세에는 분반, 본격적으로 입시를 준비하는 17세 이후부터는 다시 남녀 합반을 하는 교육 모델이다. “남녀공학의 이점과 남녀가 분리된 이점을 모두 적용한 특별한 교육 방식”이라고 설명한 올드필드 총교장은 “성별마다 다르게 학습하는 접근 태도를 반영하면서 최적의 교우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NLCS의 교수학습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풍부한 커리큘럼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교사진이 있어야 하고, 통로를 제공하는 학교가 필요합니다.” 실제 NLCS 교사진은 모두 런던 본교에서 영국식 커리큘럼으로 추가 교육을 받을 정도로 철저한 교육과정을 거친다. NLCS 제주의 교사학습은 선례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국내 타 학교 교사들도 4개월간 NLCS제주에서 연수를 받으며 교사학습을 경험하기도 했다. “NLCS제주 선생님들에게 늘 말하죠. ‘Floors not ceilings’, 즉 허울만 좋은 울타리가 되어선 안 된다고요. 교육자로서 든든한 서포터가 되려면 가르치는 방식도 발전해가야 합니다.”

“학교교육은 학생들의 학업 성취와 인격을 형성해가는 데 도움을 주는 여정”이라고 언급한 올드필드 총교장은 한국 교육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물론 한국의 교육에 대한 의지와 열정은 높이 살 만한 부분이다”라고 하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학업 성취로 가는 ‘과정’보다 결과지향적인 부분이 있고, 이는 창의성을 저해하는 결과가 될 때도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시험도 물론 인생에서 중요한 과정이지만, 창의력을 구현할 수 있는 인격체로서 성장하는 과정이 교육의 뿌리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NLCS제주의 영국식 ‘전인교육’은 개인의 능력 배양과 다양한 자극으로 형성되고 있다. 린 올드필드 NLCS제주 총교장은 이렇게 강조했다. “이제 사회에서는 다채로운 능력을 가진 인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전문지식을 갖추는 건 기본이고, 문제해결 능력, 위기 극복 능력, 리더십 등이 미래에는 더 중요해질 겁니다. 훌륭한 나무를 키우기 위해서 숲까지 보는 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싶습니다.”

NLCS 입학정보


- 제주=박지현 기자 centerpark@joongang.co.kr·사진 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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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호 (2021.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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