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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문화 바꾸는 슬랙 

 

정하은 인턴기자
슬랙은 2013년 출시된 글로벌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다. 전 세계 16만9000개 기업에서 사용한다. 국내 1위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최근 슬랙을 도입했다. 2년간 이어진 코로나19 락다운 속에서 슬랙의 존재감은 더욱 커졌다.

▎슬랙을 업무에 활용하는 모습.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며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온라인으로 이동했다. 간단한 메일 하나를 쓰더라도 제목, 본문, 마무리 멘트 등 형식을 갖춰야 하다 보니, 기업들은 커뮤니케이션 코스트 급증을 호소하고 있다. 집단 내 친교 기회가 줄어드는 문제도 따라왔다. 메시징 플랫폼 ‘슬랙’의 역할이 대두된 배경이다.

슬랙은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혁신을 목표로 탄생한 기업용 메시징 플랫폼이다. ‘채널’ 기반의 사용자 중심 UX/UI, 2500개 넘는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과 연동되는 남다른 확장성으로 업계를 선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슬랙은 주로 이메일과 비교된다. 이메일 사용자는 관계자들과 생성한 각각의 스레드를 오가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진행 상황을 늘 종횡으로 파악해야 한다. 직장인은 일평균 100여 통의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슬랙은 커뮤니케이션 중복을 줄여 사용자의 피로를 최소화한다. 슬랙에서는 여러 창을 띄울 필요 없이 모든 프로젝트 관계자와 원스톱으로 소통할 수 있다. 새로운 구성원도 앞서 공유된 대화 내용 및 파일 히스토리를 확인할 수 있다. 대화는 짧은 문자 및 이모티콘으로 간소화된다. 현재 전 세계 슬랙 유료 고객은 16만9000곳. 국내 최대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슬랙을 도입했다.

유니콘을 넘어 데카콘이라는 목표로 향하는 배달의민족은 최근 급격히 몸집이 불었다. 배민1, B마트 등 서비스가 신설돼 구성원이 1700명으로 늘었고, 이들을 잠실 일대 4개 건물에 나눠 배치했다. 인원이 분산된 데다 둘 이상의 소통 플랫폼을 혼용하는 탓에 정보가 파편화됐다. 우아한형제들은 슬랙을 도입해 커뮤니케이션 혼란에 대응했다.

기업용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은 슬랙 외에도 많지만, 슬랙의 장점은 기업들이 자사 조직문화 및 니즈에 따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워크스페이스, 채널, 다이렉트메시지(DM) 등 굵직한 기능들로 구성돼 있을 뿐 슬랙 사용의 정해진 룰은 없다.

우아한형제들은 슬랙을 도입해 조직을 단일한 온라인 공간에 모으는 한편 필요에 맞게 조직을 분절했다. 직원들은 우선 전사 구성원들이 모이는 ‘전사 공지 채널’과 부문 내 구성원이 모인 ‘부문 채널’에 소속된다. 각 사안의 담당 채널을 찾아주고 문의 사항을 전달하는 ‘지원 채널’이 각 채널을 연결한다. 주요 리더들은 ‘리더채널’을 구성해 기밀 사항을 주고받는다. 개인도 업무와 프로젝트에 따라 채널을 생성할 수 있다. 보통 기업들은 직능별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지만 슬랙을 통해 프로젝트별로 자유롭게 재편된다.

배달의민족, B마트 브랜드 매니저들은 ‘장애 대응’ 채널도 관리한다. 배달업계는 빠르고 오차 없는 서비스가 생명이다. 오류 상황 발생 시 매니저들은 훈련된 프로세스에 맞춰 채널에서 유기적으로 소통하고 대응한다. 조치가 완료된 채널은 아카이브에 저장된다.

송재하 우아한형제들 CTO 겸 프로덕트 총괄은 “우리는 목적지향적으로 슬랙 채널을 활용한다. 채널에는 우아한형제들의 시간이 녹아 있다. 슬랙을 통해 구성원 개개인의 업무 방식을 최적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외부 파트너와의 연결성 제고


▎우아한형제들 임직원이 사옥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외부 파트너 연결 기능은 슬랙만의 장점이다. 슬랙 커넥트(Slack Connect)는 기업이 외부 업체와도 파일 공유, 일정 조율, DM 교환을 매끄럽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엔터프라이즈급 보안 기능을 기반으로 양사 시스템을 안전하게 연결해 커뮤니케이션 코스트를 줄이고 신속한 협업을 가능케 한다.

기업 간 소통 시에는 결재 라인이 길어지다 보니 업무가 지연되는 일이 많다. 그러나 우아한형제들은 슬랙 커넥트를 통해 합병을 앞둔 딜리버리히어로(DH)의 독일 본사 및 아시아 법인과 실시간으로 협업할 수 있었다. 배달의민족 입점 업체들과 소통할 때도 슬랙 커넥트로 빠르게 피드백을 주고받고, 문제에 대응한다. 현재 우아한형제들은 슬랙 커넥트 채널 270여 개를 사용하고 있다.

IT업무프로세스개선팀의 이청규님은 “슬랙 커넥트로 훨씬 더 빨리 외부 업체 피드백을 얻을 수 있게 됐으며, 문제 대응에 걸리는 시간이 많이 줄었다. 외부 파트너 및 고객의 불만이 감소하고, 내부 구성원의 업무 처리도 신속해져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남다른 조직문화로 알려진 기업이다. ‘행복한 구성원이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든다’는 비전을 내세울 만큼 조직원 사기를 북돋고 불만을 관리하는데 적극적이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전사가 원격근무에 돌입한 후 바뀐 환경에서 조직 결속력을 도모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고민해야 했다.

남다른 조직문화를 온라인화

우아한형제들은 슬랙을 활용해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던 이벤트 및 친목 도모 활동을 온라인으로 그대로 옮겨왔다. 퀴즈 쇼 ‘ㅋㅋ타임’(컬처 커뮤니케이션 타임)이 대표적인 예다. 매주 전사 구성원들은 전사 공지 채널에 모여 빠른 속도로 쏟아지는 메시지를 읽고 스레드로 동참하거나 이모티콘으로 호응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모티콘을 직접 만들기도 하는데, 약 3500개의 사용자 지정 이모티콘이 배달의민족 구성원들에 의해 탄생했다.

‘슬랙 알림’ 기능으로는 구성원들의 경조사를 공유한다. 자체적으로 만든 봇을 슬랙에 통합해 직원 및 가족의 기념일, 복지제도 등을 슬랙 알림으로 전한다. 연락처, 휴가 일정 등 HR 정보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우아한형제들은 슬랙을 통해 다양한 내부 커뮤니케이션 기회를 도모한다.

이청규님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원격근무가 일상화된 상황에서도, 슬랙은 명확한 커뮤니케이션과 기업문화 조성을 도와 업무 생산성과 소속감을 크게 높여준다”고 평했다.

- 정하은 인턴기자 jung.haeun@joongang.co.kr

202112호 (202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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