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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주택 보급, 또 다른 금융 사기일까? 

 

‘골든 스테이트’ 캘리포니아만큼 저렴한 주택 부족 사태가 심각한 곳도 없다. 이 위기에서 캘리포니아를 구출하기 위해 악명 높은 투기등급 지방채를 판매하는 금융업자들이 구조대로 나섰다. 이들은 럭셔리 아파트를 매입한 후 평범한 근로소득자들도 거주할 수 있는 ‘워크포스 하우징’을 공급하여 주택 위기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캘리포니아 부동산 개발업자 조던 모스는 다른 사람을 위하는 마음이 크다. 그가 마린 카운티에서 운영하는 회사 캐털리스트(Catalyst)는 ‘저렴한 주택 공급’을 목표로 내걸었다. 침실 1개짜리 소형 아파트 임대료가 월 3000달러에 달하고 월세가 연간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 중인 캘리포니아에서 저렴한 주택 공급은 결코 만만한 과제가 아니다.

“제가 이 사업에 맞는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고 빠르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저소득층 주택세) 공제나 지방채 배분이 어떻게 되는지, 주택 공급에 필요한 지원은 가능한지 정부 대답만 기다리다가 몇 년이 훌쩍 지나가고 말았으니까요.” UC 데이비스 농구선수로 활동하다가 은퇴한 모스가 말했다.

그런 그가 2019년부터 지방채 발행 기관들과 손잡고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주택 가격이 높은 소살리토, 락스퍼, 헌팅턴비치 등의 동네에서 공실이 전혀 없는 럭셔리 아파트 건물 14채를 인수했다. 이들 럭셔리 아파트를 근로계층을 위한 ‘필수 주택’, 또는 ‘워크포스 하우징(workforce housing)’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한 덕분에 인수금액은 25억 달러 비과세 지방채를 발행해 100% 충당할 수 있었다.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캘리포니아 커뮤니티 주택청(CalCHA)’이라는 정부 기관 덕분이다. 그가 설립에 직접 참여한 기관이기도 하다.

모스의 회사 캐털리스트는 아파트 계약에서 선취수수료로 이미 25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고, 채권 만기가 30~40년 후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수억달러 수익을 추가로 거둘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멘로파크, 마운틴뷰, 나파, 버글리 등 수요가 높은 20여 개 카운티와 도시들이 앞다퉈 CalCHA 프로젝트 참여를 신청했다. 모스는 2022년 12개 아파트 단지를 매입할 계획이다.

“흩어진 각 점을 연결할 때 깨달음의 순간이 옵니다.” 그는 자신이 인수한 아파트 단지 세레니티를 둘러보는 투어에 포브스를 초대했다. 락스퍼에 자리한 세레니티는 해수 수영장 2개와 요가 스튜디오를 커뮤니티 시설로 갖춘 고급 주거시설이다. “정부에 소유권을 주는 것이 성공과 확장성의 핵심이었습니다.”

지방채 사업에서 수십 년 만에 찾아온 가장 흥미로운 혁신을 소개한다. CalCHA를 비롯한 유사 정부기구가 발행한 필수 주택채권은 주정부가 정한 물량 상한선의 제한을 받지 않으며, 세금공제에 기반한 재정 지원을 받기 위해 복잡한 행정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그래서 2019년 이후 35채 이상의 고급아파트 건물 인수를 위해 발행된 지방채 가격만 해도 총 60억 달러가 넘는다.

이 과정에서 골드만삭스와 제프리스를 비롯한 금융기관, 그레이스터 등 부동산 관리업체, 로펌들이 참여해 수억 달러의 수수료 잔치를 하고 있다. 에퀴티 레지덴셜리츠와 레나(Lennar) 등 건설사들도 최고 수준의 가격을 받아가고, 수익률에 굶주린 지방채 펀드들은 3~5% 대 비과세 채권이 시장에 나오자마자 정신없이 먹어 치우는 중이다.

“캘리포니아 주세가 적용되지 않을뿐더러 연방세도 면제되기 때문에 혜택이 엄청납니다. 최고 세율이 적용되는 캘리포니아 투자자 입장에서는 정말 훌륭한 조건”이라고 이미 8억 달러어치의 채권을 매입한 글로벌 투자사 누빈(Nuveen)의 존 밀러 지방채 총괄이 말했다. “게다가 건물들도 꽤 훌륭하고요.”

모두가 캘리포니아 국민주택채권 시장의 호황기를 반기는 건 아니다. 선취수수료 외에도 이들 채권은 30여 년간 불황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가정한 내용을 기반으로 차입금 비중을 높게 잡고 있다. 결국 아파트 건물의 소유권을 가져갈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수십 년간 재산세 수입을 포기해야 하는 셈이다. 중산층 세입자들을 위해 종종 소폭의 할인가를 적용해 받는 월세는 오랜 기간 받지 못한 세수의 기회비용을 충당하기에 충분치 않다.

“페라리 가격을 살짝 낮춰주고 저렴하다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합리적 가격의 주택 보급을 주장하는 캘리포니아 하우징 파트너십의 매트 슈워츠 의장이 말했다.

캘리포니아 주택 공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찾은 지방채라는 해결책이 다른 지역으로도 퍼져 나갈 수 있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 이 해결책을 고안한 사람들은 북부 캘리포니아에 있는 몇몇 금융가인데, 이들은 지방채 시장에서 가장 논란이 많았던 위스콘신 공공재정청(Public Finance Authority)의 주역들이다. 지난 11년간 명목상으로 매디슨에 본사를 두었지만, 사실 PFA는 CalCHA를 운영했던 민간 금융전문가들의 관리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PFA는 44개 주에서 노스캐롤라이나 은퇴자 주택, 앨러배마 동물원, 뉴저지 아메리칸 드림몰, 5개 주에 있는 양성자 처리 항암치료 센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을 위해 지방채 수백 개를 발행해왔다. 뮤니시플 마켓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위스콘신 PFA는 어떤 지방채 발행 기관보다 채무불이행 기록률이 높다. 물론 PFA에서는 지방채 발행이 지역사회의 사회·경제적 성장에 도움을 준다고 항변하며 적극적으로 반론을 제기하는 중이다.

그러나 뮤니시플 마켓 애널리틱스의 토마스 도 사장은 PFA의 항변에 이렇게 반박한다. “당장 채권을 발행하고 싶으면 위스콘신 PFA에 연락하면 됩니다. 아무나 다 받아주니까요.”

지방채의 비과세 혜택

지방채 시장에서 혁신의 속도는 빠르지 않다. 1812년 이리운하 공사비 재원 마련을 위해 시작된 지방채 시장의 규모는 4조 달러로, 11조 달러인 회사채 시장보다 작다. 그러나 지방채는 공익적인 목적으로 발행된다. 도로, 병원, 공항, 저렴한 주택 같은 필수 공공서비스 재원을 확보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에 비과세 혜택도 주어진다.

소규모 도시와 타운은 자체적으로 채권을 발행할 전문성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공동권한수행법(Joint Exercise of Powers Act)으로 알려진 법을 통과시켜 지방채를 발행한다. 이 법에 따라 카운티와 시는 연합으로 공동권한국(JPA)이라는 정부 기구를 수립하고, 이 기관은 채권발행 권한을 민간 금융기관에 아웃소싱하는 형태로 일을 처리한다. 직원 450명이 일하는 뉴욕주 기숙사 당국(Dormitory Authority of the State of New York)과 같은 전통적인 채권발행 기관과 달리, JPA는 소수의 금융가 및 변호사가 운영하는 페이퍼컴퍼니인 경우가 많다.

역사가 오래되고 왕성하게 활동하는 JPA 중 하나가 바로 캘리포니아주 커뮤니티 개발청(CSCDA)이다. CSCDA는 앨러미다 카운티의 전직 관료인 스테판 해밀과 제리 버크의 지원을 통해 1988년 설립됐다. 이들은 함께 ‘HB 캐피털 리소스’로 이름 지은 민간 자문사를 창업하기도 했다. CSCDA에는 530여 개 캘리포니아 카운티와 시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설립 이후 CSCDA는 차터 스쿨부터 하수처리 발전소에 이르기까지 각종 프로젝트의 재정 지원을 위해 채권 1700개를 발행하며 650억 달러 이상을 모집했다.

2004년 HB 캐피털은 CSCDA가 다른 주에서도 채권을 발행해 프로젝트 재정 지원을 할 수 있게 허락해달라고 캘리포니아 입법부에 청원했다. 청원은 기각됐고 해밀과 버크는 다른 주를 돌아다니면서 설득에 나섰다. 2010년 위스콘신 입법부로부터 민간기업의 자금 확보를 위해 비과세 및 과세 ‘컨듀잇 본드(conduit bond)’를 발행할 수 있는 PFA 승인을 받는데 성공했다.

차터 스쿨, 생활지원 주택, 라디오 방송국, 호텔, 그 외 공익을 위해 저금리 대출이 필요한 프로젝트를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면, 그냥 PFA 웹사이트에서 501©(3) 비영리 프로젝트, 저렴한 다가구주택 공급·제조, 폐기물 시설, 통근 교통 등 메뉴에 있는 내용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신청서를 작성했다면 이제 결과를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시장조사 업체 레피니티브(Refinitiv) 자료에 따르면, 2010년 말부터 활동을 시작한 위스콘신 PFA는 지금까지 464회 채권을 발행했다. 채권들의 가치만 해도 130억 달러에 달한다. 그런데 이들 프로젝트 중 위스콘신 내에서 진행된 프로젝트는 지난 3년간 전체의 1%도 되지 않는다.

PFA 계약 중 상당수가 투자부적격(junk) 카테고리에 들어간다. S&P나 무디스에서 아예 등급을 받지 못하고, 비과세 쿠폰 이자율은 10%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대다수는 채권자들에게 무사히 상환하지만, 재난으로 끝나버리는 경우도 있다. 2015년에는 빅터 파리아스라는 전직 채권 영업인이 PFA에 5쪽짜리 신청서를 내고 금리가 8%로 정해진 과세 대상 지방채 1080만 달러를 발행하고 이 채권으로 얻은 자금을 텍사스주 뵈르네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인테그리티 애비에이션 파이낸스(IAF)’에 사용했다. 파리아스는 IAF가 상업용 비행기를 할인가에 매입하고 개조한 후, 이를 주요 항공사에 임대하여 수익을 올리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PFA는 채권을 발행하기 전, 감사가 완료된 회사 재무정보를 검토하거나 타당성조사를 수행하지 않았다.

현재 이 채권은 휴지 조각이나 마찬가지다.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접수된 민원에 따르면, 파리아스는 다단계 폰지 사기를 벌이고 있었다. PFA를 통해 판매한 1100만 달러어치의 채권뿐 아니라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중개기관 내셔널 얼라이언스 증권을 통해서도 이자율 12%인 약속어음을 발행해 1400만 달러를 추가로 받아갔다. 이 약속어음은 샌안토니오의 은퇴 경찰관 및 응급 의료요원들이 주로 매입했다. 파리아스는 최근 연방법원에서 11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문제를 일으킨 PFA 채권은 더 있다. 조지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8개 은퇴주거시설을 건립하기 위해 발행된 이자율 10%의 비과세 지방채다. 발행 금액은 총 4300만 달러다. 네바다주에 있는 굿윌 체인 매장을 위해 발행된 2200만 달러 비과세 채권과 아예 개장도 하지 못한 미니아폴리스 접골요법 대학, 플로리다주 팜비치 해양 아카데미도 결국 채권을 상환하지 못했다.

위스콘신 PFA는 독립 양자선치료 항암센터 설립 과정에서도 지방채를 발행해 수익을 내고 있다. 위스콘신 PFA는 2017년부터 미 전역에서 최소 5개 항암치료 센터를 매입하기 위해 이자율이 6~8.75%로 책정된 비과세 채권 7억 달러어치를 발행했다.

이들 프로젝트 모두 재정적 난관에 빠져 있다. 팬데믹도 한몫을 했다고 PFA 변호사 앤드루 필립스가 말했다. “전국의 암 환자 치료를 위한 양자선 치료 센터 등 지방채가 발행된 모든 프로젝트에서 전문 금융기관이 주관사로 나서 타당성조사를 수행한 후 기관투자자에 매각했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부채와 높은 이자율에서 결국 회복하지 못한 프로젝트도 분명 존재한다.

PFA가 재정을 지원한 메릴랜드 양자선 센터의 경우, 2021년 1월부터 9월까지 2900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2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손실은 PFA에 지급하는 수수료 등 채무비용 때문에 발생했다. PFA 채권을 발행하기 전만 해도 120일을 버틸 수 있었던 보유 현금은 채권발행 후 고작 12일만 버틸 수 있을 정도로 줄어들었다.

지방채의 장밋빛 전망

채권시장을 벗어나면 마이클 라피에르와 스콧 카퍼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적어도 지방채 시장에서 둘은 위스콘신 PFA를 만들어낸 금융 마법사와 같은 존재다. 라피에르와 카퍼는 포브스의 거듭된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둘은 HB 캐피털에서 해밀과 버크 밑에서 일하면서 CSCDA의 운영 방식을 익혔다. 2014년 PFA 계약이 언론에 부정적으로 보도된 후, 라피에르는 월넛크릭에서 거처를 옮겨 HB 캐피털 지원을 받아 ‘GPM 뮤니시플’을 설립하고 위스콘신 PFA 계약을 가져갔다. HB 캐피털은 캘리포니아에서 집중적으로 활동하는 CSCDA를 계속 관리했고, 라피에르는 2015년 직접 캘리포니아 JPA를 설립한 후 ‘캘리포니아 PFA’라고 이름 붙였다. CalPFA는 지금까지 13억 달러 가치를 가진 34개 채권을 발행했다.

캘리포니아 워크포스 하우징을 향한 ‘골드 러시’는 라피에르와 카퍼가 지금까지 벌인 사업 중 가장 수익성이 좋다. CalCHA는 고급 주택을 저렴한 다가구 주택으로 바꿔주는 프로젝트 계약을 ‘필수’ 주택 채권이라고 부른다. 라피에르, 카퍼가 일했던 CSCDA에서는 채권발행 속도를 높이면서 워크포스 하우징을 위한 지방채에 ‘사회적’ 지방채라는 이름을 붙이고 ESG 조사기관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의 인증을 받았다. 뉴포트 비치의 워터포드 자산을 비롯해 개발사 지원을 받아 CSCDA는 30억 달러에 달하는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해 19개 계약을 체결했다. CalCHA의 경우, 지방채 20억 달러를 발행해 14개 아파트 단지의 재원을 충당하고 있다.

모든 계약의 구조는 비슷하다. 민간 개발사와 JPA 파트너가 인수할 다가구 건물을 확인하면 지역 정치인들에게 홍보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전체 가구의 3분의 1은 지역 평균 중간소득의 80% 이하 주민들에게 임대하고, 나머지 주택은 평균 중간소득의 81~120% 가구에 제공된다. 월세는 가구 소득의 30~35%를 넘을 수 없고, 연간 인상폭은 최대 4% 이하로 제한된다. 공실 없는 이 아파트에서 시세에 준하는 월세를 지불 중인 기존 세입자들은 퇴거하지 않고 계속 거주할 것이다.

지방정부는 이들 아파트의 수익 소유자가 된다. 지방정부는 미리 필요한 금액을 납부하지 않아도 되며, 채권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귀한 세액공제를 내어 줄 필요도 없다. JPA와 개발사가 재정 충당부터 부동산관리업체 고용, 자금 실행, 자산 관리까지 모든 것을 처리한다. 타당성조사를 하면 월세로 부채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안심시키는 내용이 여러 페이지에 나온다. 문제는 시, 카운티(와 함께 지역 학교)가 부동산 세수를 포기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지방채 발행 기관들은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다. 15년 후 건물을 매각할 권리는 지방정부에 돌아가기 때문에 시 당국은 결국 엄청난 이득을 누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역사상 어디를 시작점으로 잡고 끝점으로 잡든, 캘리포니아 부동산은 수십 년에 걸쳐 오로지 한 방향으로만 움직였습니다.” 모스의 말이다.

이렇게 장밋빛 전망을 그리다 보니 레버리지 비율은 높을 수밖에 없다. 2021년 2월 CSCDA는 애너하임시의 위임을 받아 386가구 규모인 아파트 단지 ‘패러렐’을 매입했다. 단지는 스파, 반려동물 세면대, 농구 코트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리츠 회사 UDR은 2018년 이 건물을 완공했고 입주율이 95%였던 건물을 CSCDA에 매각했다. 아파트를 1억5600만 달러에 인수한 CSCDA는 벌써 수익 5100만 달러를 확보했다. 계약을 위해 골드만삭스는 1억8100만 달러어치 지방채 발행과 매도를 주관했고, 2500만 달러를 추가로 차입했다.

차입금을 늘린 이유는 무엇일까? 높은 수수료가 한몫을 했다. 골드만삭스와 지방채 법률고문 오릭, 헤링턴 앤 서트클리프, CSCDA는 선취수수료 560만 달러를 나눠 가졌다. 계약 완성을 책임지고 추진했던 개발사 워터포드 자산은 행정관리 보수로 즉시 200만 달러를 가져갔고, 워터포드 밑에서 일하는 부동산 관리업체 그레이스타는 최소 연 14만4000달러를 가져가게 된다. 추가적으로 워터포드는 후순위채권으로 500만 달러를 받아갔다. 후순위채권은 35년 만기 지방채가 상환되기 전까지 매년 10% 비과세 이자(50만 달러)를 지불하기 위해 발행됐다. 지방정부 수입을 위한 지방채 규정에 따라서 주식은 발행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채권들이 상환될 때까지 상환할 필요가 없는 후순위채권, 또는 ‘B’ 채권을 발행하면 우선주처럼 이용할 수 있다. 영리한 우회로다.

수수료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워터포드는 매년 추가로 20만 달러를 받아갈 권한을 가지고, 이 금액은 30년간 연 3%씩 올라간다. 다 합하면 980만 달러다. CSCDA가 가져가는 몫도 있다. CSCDA는 연간 ‘간접비 수수료’로 27만1515달러를 가져간다. 기간을 30여 년으로 계산하면 총 800만 달러가 넘는다.

아파트 단지 하나를 위한 지방채 계약에서 나오는 수수료만 해도 이 정도다. 자체적으로 분석한 지방채 문서 내용을 보면, CSCDA는 19개 채권 계약이 만기까지 계속 유지될 경우 수수료로만 최소 1억3500만 달러를 받아갈 수 있다. 위스콘신 PFA를 운영했던 팀이 합류한 CalCHA의 경우, 지금까지 14개 계약을 체결했다.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JPA인데도 벌어들인 수익이 최소 8700만 달러다.

모스의 캐털리스트는 이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번다. 지난 2년 반 동안 캐털리스트가 CalCHA 및 캘리포니아 지방재정청과 체결한 14개 계약에서 받은 선취수수료만 해도 2700만 달러에 달한다. 꾸준히 들어오는 수수료와 이자 지급액을 더하면 3억5000만 달러가 넘는다. CSCDA 지방채 계약을 8건 넘게 지원한 워터포드는 수수료로 약 1800만 달러를 받아갔고, 해당 지방채 계약들이 만기에 도달할 때까지 2억6000만 달러 이상을 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불황을 겪은 적이 없고, 급작스럽게 운영비나 복구비가 발생한 적도 없다”고 지방채 자문기관 CSG 어드바이저스의 진 슬레이터 회장이 말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의 여러 지방정부를 대신해 JPA 제안서를 분석하는 일을 한다. “보통 월세가 운영비와 동일한 수준으로 상승하기 때문에 수입 추정선을 보면 직선으로 쭉 올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는 “역사적으로 캘리포니아 다가구 부동산의 자본환원율은 5% 이상”이었다고 덧붙였다. 자본환원율은 부동산의 시장가치 대비 순영업소득 비율을 뜻한다. “1989년부터 1990년까지 자본환원율은 4%대로 낮아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재난이 닥치고 여기저기서 채무불이행이 발생했죠. 그런 일이 2006년에 다시 발생했습니다. 지난주 나온 지방채 계약 보고서를 보니 자본환원율이 3.25%였습니다. 이들 아파트가 순영업소득(월세 수입)의 33배 가격으로 매입되고 있다는 뜻이죠. 사상 최고가 수준입니다.”

캘리포니아 주택의 위기

지방채 발행을 통해 추진되는 새로운 워크포스 하우징이 무엇보다 먼저 달성해야 할 임무는 따로 있다. 중산층 가구가 제대로 된 집에서 살 수 없을 만큼 주택가격이 치솟은 캘리포니아에서 주택 위기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으로 정말 변화가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100% 가능하다고 답하겠습니다.” HB 캐피털에서 일했다가 CSCDA 전무이사로 옮겨온 존 펜코워가 말했다. 그는 롱비치에 있는 자신의 건물 중 한 곳에서 5월 이후 65가구의 임대계약을 체결했는데, 세입자가 모두 중산층이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해서 캘리포니아를 떠나고 있습니다. 저희 방법이야말로 중간소득 인구층이 월세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혁신적인 방법입니다.”

그러나 JPA와 체결한 계약은 평균 중간소득과 저렴한 월세 수준에 적용됐던 기존 방식과 다르기 때문에 월세 인하폭이 그렇게 크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연방 주택도시개발부가 인허한 저가 주택 프로그램의 경우, 공과금을 포함한 월세가 평균 중간소득의 30%로 설정되어 있다. 그런데 JPA가 제공하는 워크포스 하우징은 35%인 경우가 많고, 이마저도 공과금을 포함하지 않은 금액이다. 지난 2월, 로스앤젤레스 컨설턴트 업체 HR&A는 럭셔리 아파트 ‘오셔네어’ 매수를 위해 발행된 1억3570만 달러 규모 CSCDA 지방채 계약을 분석해달라는 롱비치 시정부의 의뢰를 받았다. 오션네어는 와이파이 온도조절장치, 빌트인 USB 허브, 셰프 주방 등 고급 시설을 자랑하는 216가구 럭셔리 아파트다. HR&A가 CSCDA의 계산법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해당 지역 중위소득의 최대 80%를 버는 사람을 타깃으로 하여 가장 가격이 낮게 나온 오셔네어 원룸의 월세는 1841달러였다. 그러나 주택도시개발부의 표준 계산법에 따라 나온 월세는 1489달러다. (관리 에이전시로 있는 그레이스타가 광고하는 오셔네어의 실제 원룸 월세는 최저 2351달러로, 근방의 다른 주택 월세보다 높다.)

지방정부는 이들 아파트를 반드시 중간소득 입주자에게 제공하라고 강제할 권한이 없다. 채권 계약서 내용을 보면, 주관사들은 중산층 세입자를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요구만 받을 뿐이다. 게다가 중산층에 적절한 월세를 줘야 한다는 조건이 지방채 비과세를 유지하는 데 필요하지 않을 경우, 지방채 법률고 문의 결정에 따라 언제라도 이 조건을 그냥 삭제할 수 있다는 조항까지 있다.

“사실상 모든 계약에서 재산세 인하나 비과세로 얻는 이득이 월세 할인으로 생긴 손해를 상충하고도 남았다”고 JPA 제안서를 분석한 슬레이터 회장이 말했다.

락스퍼에 자리한 세레니티 매입을 위해 CalCHA는 2020년 1월 제프리스를 통해 2억2000만 달러 규모 지방채를 발행했다. 세레니티의 월세 수입은 2019년 이후 170만 달러 감소했다. 그러나 세레니티는 재산세 300만 달러를 더는 매년 낼 필요가 없다. CalCHA가 아닌 민간 사업자가 세레니티를 인수했다면 가치평가가 높아져서 세금으로 전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내야 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세레니티는 재정난을 겪고 있다. CalCHA를 통해 지방채를 발행한 후 부채 증가로 이자비용과 (매년 캐털리스트에 납부하는 87만3000달러 등) 수수료가 3배 가까이 증가해 900만 달러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세레니티는 2021년 9월에 마감되는 회계 연도에서 순손실 670만 달러를 보고했다. 지방채를 발행하기 전 순손실은 370만 달러였다.

그렇다면 세레니티의 월세는 얼마나 저렴해졌을까? 분명 인하되긴 했다. 보고서에 적힌 평균 월세는 2695달러지만, 관리 서비스로 매년 16만 달러 이상을 받아 가는 그레이스타가 실제 광고하는 내용을 보면 아파트 월세는 보통 3368~4038달러로 책정되어 있다.

세레니티의 월세가 상당히 높다는 건 모스도 인정한다. “마린 카운티 젊은 미혼가구의 평균 중위소득에서 80% 정도면, 교사가 많은데 연봉이 5만 달러입니다. 그럼 소득의 3분의 2 정도를 월세로 내고 있는 거죠.”

그래서 모스는 직접 비영리기구인 ‘이센셜 하우징 펀드’를 설립했다. 자신이 제공하는 지방채 기반 워크포스 하우징에 입주하고 싶은 지역 교사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다. “캐털리스트 법인 수익에서 얻은 돈으로 기금 재정을 충당합니다.” 세레니티 아파트 테라스에 앉아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모스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러나 모스는 캐털리스트 수익이 사용되는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자세히 말하려 하지 않았다. 캐털리스트는 모스가 2019년 4월 CalCHA와 체결한 최초의 워크포스 하우징 지방채 계약을 유지하는 데도 수익을 사용하고 있다. 문제의 건물은 캘리포니아 와인 생산지에 자리한 산타로사에 있는 애너델 아파트다. 지방채 1억9400만 달러를 발행하고 1년이 약간 지난 후부터 애너델의 순영업소득은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떨어졌다. “임대계약 체결률은 상대적으로 안정적 수준을 유지해왔는데 임대수입이 예상보다 낮았다”는 것이 지난 9월 CalCHA가 구조조정 가능성을 언급하며 지방채 투자자들에게 설명한 내용이다. 가장 먼저 지목된 원인은 산불과 팬데믹이 “운영상 남긴 피해와 제한적 규제”였다.

비용 충당을 위해 예비기금에까지 손을 대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모스는 지난 14개월간 세 번이나 연 이자율 10%의 약속어음을 발행하여 총 130만 달러의 현금을 투입했다.

영리한 결정이었다. 지급불능은 어떻게 해서든 피해야만 한다. 모스와 CalCHA에 있는 그의 동료들이 잘 알고 있듯이 지급불능이 되면 앞으로 더는 지방채를 발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에는 이들이 진출할 수 있는 도시가 아직 수십 개는 더 남아 있다. 더는 이용할 동네가 없어질 때까지, 이들은 계속 지방채를 발행할 것이다.

※ 비과세 피난처- 지방채를 발행해 자금을 대는 매수자들에게 건물을 매도하는 에쿼티 레지덴셜, UDR 등 리츠와 레나를 비롯한 부동산 개발사들은 고급 부동산을 캘리포니아 중산층을 위해 개조하고 돈을 두둑하게 챙긴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 롱비치에 있는 오셔네어, 애너하임의 패러렐, 소살리토의 서밋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로 있는 야외 라운지 공간.

- MATT SCHIFRIN, ISABEL CONTRERAS, RACHEL SANDLER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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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호 (2022.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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