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스타트업 간의 M&A 

 

회사 경영이든 제품 제조든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그러니 경험 있는 창업가가 다른 프로젝트에 나서는 게 더 유리할 수밖에 없다.
스타트업이 또 다른 스타트업을 인수·합병(M&A)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과 달리 스타트업의 M&A를 통한 엑시트(EXIT) 비율이 IPO를 넘어섰다.

이처럼 스타트업 창업가가 유일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창구인 엑시트가 활발해지면서 성공적으로 두 번째, 세 번째 창업을 하는 연쇄 창업가들도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사업계획서만으로도 수백억원 가치를 지닌 회사로 인정받고, 바로 수십억원 투자를 받고 시작하게 된다. 좋은 인재들과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설정한 목표에 빠르게 도달하기 때문이다. 이미 한두 번 경험을 쌓은 창업가는 목표까지 어떻게 정진하면 되는지 이해하고 있고, 또 실행할 능력이 있는 인재들이 모여들어 이를 인정하는 벤처캐피털(VC)들이 창업가를 보고 투자하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이다.

M&A의 유형은 수평적 확장, 전후방 통합, 경쟁 역량 보강, 신사업 진출,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으로 나뉜다. 필자가 경영하는 빅인사이트는 올해 1월 두 개 회사를 동시에 인수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 솔루션 회사인 빅인사이트는 이번 M&A에서 동종 산업군이지만 다른 유형의 솔루션 기업 한 곳과 퍼포먼스 마케팅 에이전시 하나를 인수하며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과 경쟁 역량 보강에 초점을 맞췄다.

첫째,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형 M&A는 인수 기업이 보유한 제품과의 교차 판매나 추가 판매 등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외부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둘째, 경쟁 역량 보강형 M&A는 기술 역량이나 브랜드 강화 등 경영요소나 활동의 일부를 인수함으로써 인수 기업의 기존 역량을 강화하는 게 목적이다.

두 가지 유형의 기업인수를 진행하며 딜 소싱-실사-계약-인수 후 통합 과정을 거쳤다. 시작 단계에서 좋은 회사를 검토했는지와 인수 후 통합에서 핵심 기술과 인재들을 잘 유지하고 강화하는지가 M&A의 성패를 판가름하는 것 같다.

정리하자면 스타트업 간의 M&A는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 간의 시너지 창출이 목적이며,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포인트는 핵심 인력 유지, 인재 영입 강화다.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게 제품이고 사람이 제품을 팔기 때문에 제품을 만들었던 사람들이 이탈하는 리스크가 가장 위험하다.


스타트업업계에선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서로 힘을 합치며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고 더 빠르게 시장을 변화시킬 것이다.

- 홍승표 빅인사이트 대표

202204호 (2022.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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