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검색 조회수만으로 소비자 니즈를 읽는다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나는 매일 검색 조회수를 체크한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검색어와 그 조회수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디지털 마케터 1세대인 나는 바이럴마케팅을 활용한 온라인 판매를 시도하며 어떤 상품을 소싱할지 고민에 빠졌다. 처음에는 그 당시 소비자에게 매우 생소했던 ‘가정용 고주파기’가 눈에 들어왔다. ‘가정용 고주파기’는 판매가가 185만원 정도인 고가 제품으로, 비싼 만큼 마진율도 좋은 품목이었다. 그런데 소비자들에게 생소하고 마진율이 높다고 해서 이 제품이 잘 팔릴 것이라는 확신은 들지 않았다. ‘이게 과연 잘 팔릴까?’ 궁금했고 가능성을 알아보고자, 기존 마케팅을 할 때마다 활용하던 네이버 광고주센터의 ‘키워드 조회수’부터 확인해봤다. ‘가정용 고주파기’에 대한 월간 조회수는 1000건 정도였다. ‘꽁치’라는 키워드가 월간 1800건 정도였으니, ‘가정용 고주파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받쳐준다 하더라도 경쟁자가 많으면 경쟁력을 잃는 법. 다음 단계는 어떤 업체가 이 시장에 진출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당시 아직 브랜딩을 하지 않은 업체 5개 정도를 찾아냈고, 이를 통해 우리 회사의 마케팅 전략이 조금만 더해져도 시장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키워낼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후 한 공급업체를 설득해 독점 공급계약을 맺었고, 네임 밸류를 높이기 위해 별도의 전문몰을 구축해나갔다. 그 뒤로 3개월간 바이럴마케팅을 실시했지만 제품이 곧바로 불티나게 팔리지는 않았다. 이후 매일같이 검색량을 체크했는데, 5개월 뒤에는 ‘가정용 고주파기’의 월간 조회수가 3000건까지 높아졌고, 우리 제품의 검색 조회수도 덩달아 상승하기 시작했다. 6개월 뒤부터는 월 매출이 5억원에 육박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이번에는 검색 조회수가 급상승 중인 키워드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아이템을 발굴해보기로 했다. 여러 키워드 중에서 눈에 띄게 급상승하고 있던 것은 ‘VR’ 관련 키워드였다. 특히 ‘VR기기’의 조회수는 월 8만 회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도에도 불구하고, VR기기를 판매하는 업체는 시장에 10곳이 채 되지 않았다.

역시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이 들었기에 곧바로 VR7이라는 브랜드를 기획하고, 두 달 만에 1차로 기기 1500대를 OEM으로 제작한 뒤 수입했다. VR7은 1개월도 안 돼서 완판됐고, 이후 누적 판매 5만 대를 기록했다.


이처럼 우리 회사는 키워드 조회수를 기반으로 하는 유통 사업으로 2년간 20억원 넘는 R&D 비용을 추가 조달할 수 있었다. 지금은 유통을 하지는 않지만,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날마다 검색 조회수를 체크하고 있다.

- 이승주 TDI 대표

202204호 (2022.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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