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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머 럭키의 전쟁 

 

한때 VR 천재로 인정받았던 럭키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매파라는 이유로 페이스북에서 쫓겨난 뒤 불명예를 씻었다고 느꼈다. 럭키가 운영하는 80억 달러 규모 방위 기술 스타트업 안두릴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고 국방부는 상상조차 못하는 미래의 무기를 만들고 있다.
기온 15도, 구름이 낀 어느 봄날이었다. 가뭄으로 바싹 마른 남부 캘리포니아에 있는 안두릴 인더스트리의 시험장은 사람에게는 약간 추웠지만 감시하기에는 더없이 좋았다. 안두릴의 억만장자 공동 설립자 팔머 럭키는 ‘전망’이 좋다고 설명했다. 럭키는 자신의 가상현실 스타트업 오큘러스 VR을 2014년 페이스북에 20억 달러에 팔아 부를 쌓았다. 서늘한 기온 덕분에 열 왜곡이 적어서 안두릴의 감시탑이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넘는 불법 이민자들을 찾아내기가 쉬웠다.

독학으로 기술을 배운 럭키는 오는 9월 서른 살이 된다. 럭키는 ‘영재’에서 ‘인재’가 된다고 농담을 했다. 그는 엔지니어들에게 투자자가 왜 안두릴에 1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해 2017년 이후 투자금 총액을 18억 달러로 늘리려고 하는지 보여주라고 지시했다. 럭키는 회사 지분 약 11%를 소유하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받은 돈까지 합치면 현재 순자산은 14억 달러로 추정된다. 6월에 안두릴의 기업가치가 70% 증가해 8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투자 라운드가 종료되면 자산은 더 늘어날 것이다.

시험장에서 바닥의 적외선센서가 도로 위의 픽업트럭을 감지하고 기둥 위의 카메라를 움직여 초점을 맞추게 한다. 안두릴이 핵심 기술로 여기는 AI 프로그램 라티스가 트럭에 강조 표시를 하고 차량임을 파악한다. 트럭이 언덕 뒤로 사라지려 하자 눈에 잘 띄지 않는 고스트라는 검은색 헬리콥터 드론이 출동하여 트럭을 계속 포착한다. 화면에서 트럭이 멈추고 남자가 나와 드론을 띄운다. 라디오 주파수 센서가 드론에서 나오는 신호를 파악하고 중국제 DJI P4임을 알아낸다. 라티스는 즉시 남성과 드론을 ‘수상하다’고 지적한다. 드론을 무력화하기 위해 금속 상자가 열리고 커앤빌이라는 커다란 쿼드콥터가 놀라운 속도로 이륙한다. 목표는 하나다. 침입하는 드론을 파괴하여 추락시키는 것이다. 럭키는 “배터리나 에어프레임이 불을 붙이고 엄청나게 빨리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샌들을 신고, 카고 반바지,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있었다. “드론 대 드론으로 전투를 벌일 때는 홈 경기장인 것이 분명 유리합니다.”

럭키의 현재 삶과 어울리는 거칠고 직접적인 방법이다. 8년 전 럭키는 VR 분야를 개척하는 앳된 영재로 포브스 커버스토리를 비롯해서 수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마크 저커버그에게 회사를 매각한 지 3년 만인 2016년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해 분노를 산 끝에 페이스북에서 해고당했다.

자체 비용으로 무기기술 개발

자유주의 우파 억만장자 피터 틸의 파운더스 펀드, 틸의 으스스한 스파이 소프트웨어 제조업체 팔란티어의 임원들과 협력하여 빠르게 방산 스타트업을 설립한 럭키는 좌편향된 실리콘밸리로부터 영적인 탈출을 완료했다. 물리적으로도 떠났다. 안두릴은 멘로파크의 메타버스 중심지보다 샌디에이고의 군사 지기에 가까운 어바인에 본사를 두고 있다.

전쟁광이라고 자신을 비판한 친구들을 잃은 럭키는 갑자기 자신의 행보가 정당화됐다고 느끼고 있다. 러시아가 안두릴의 시스템(럭키는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을 갖추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침략하자 일부 사람들이 사과를 한 것이다. 그 사람들은 이제 “더 좋은 무기를 갖추는 것이 미국에 대단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럭키는 말했다.

이런 무기를 만들게 된 경위는 안두릴이 다른 회사와 차별화되는 점을 이해하는 데 핵심이다. 지난해 매출이 1억5000만 달러로 추정되는 안두릴은 대부분의 기술을 자체 비용으로 개발했다. 군사기술 협력 업체가 보통 운영하는 방식과 정반대되는 위험 부담 높은 도박이다. 안두릴은 국방부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정하고 시제품 개발을 위해 입찰에 참여하는 복잡다단한 단계를 기다리지 않고 정부가 필요로 할 것이라고 믿는 무기와 감시 시스템을 일단 만든다.

이전에 공개되지 않은 프로젝트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공역을 침투하는 대상을 요격하는 유인 전투기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고속 무장 드론이다. 또 하나는 활주로가 없어도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대형 감시 드론(자세한 내용을 보도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볼 수 있었다)인데 먼 거리를 자동으로 비행하며 태평양까지 아우르는 광범위한 영역을 이동할 수 있다. 두 프로젝트 모두 국방부의 공식 요청 없이 진행됐다.

럭키의 과거와 현재가 결합된 복합 시뮬레이션 도구도 있다. 안두릴이 2019년 인수한 카본게임즈(Carbon Games)의 비디오게임 엔진과 라티스를 결합하는 것이다. 국방부가 분쟁에 대한 수천 가지의 가상 시나리오를 빠르게 실행하면서 결과를 VR 고글과 화면 양쪽에서 볼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이는 안두릴이 다음에 어떤 하드웨어를 만들지 결정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럭키는 자신의 기술이 방산 대기업보다 우월하다고 자신하지만 안두릴에 아무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연방 공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미국 정부에서 안두릴에 유리한 로비를 펼친 로비스트는 39명이었다. 안두릴은 처음부터 정부 및 국방부 출신 베테랑으로 강력한 팀을 꾸렸다. 팀장은 상원 군사위원장을 지낸 크리스천 브로스다. 럭키는 워싱턴DC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럭키는 “사람들은 최고의 제품을 만들면 이길 수 있다고 믿으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어머니에게 홈스쿨링으로 교육을 받은 럭키는 아버지와 자동차 정비를 하며 첫 수업을 받았다. 나중에는 럭키가 차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전자기력을 사용해 고속 투사체를 발사하는 고출력 레이저 코일 건 같은 것들을 만들었다. 10대 중반에는 낡은 게임 콘솔을 소형 가전으로 만들어서 휴대용으로 바꿨다. 게임은 가상현실로 이어졌다. 럭키는 커다란 구형 VR 헤드셋(기반 기술은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을 수집하고 뜯어보며 시간을 보냈다. 돌파구는 이미지를 조작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이런 기기의 비싸고 무거운 광학 기술을 낡고 가벼운 것으로 교체할 수 있다고 깨닫는 데서 나왔다. 그렇게 VR 헤드셋 오큘러스 리프트가 탄생했다. 럭키가 16살 때의 일이다. 이 제품이 마크 저커버그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럭키는 페이스북에서 더 거창한 것들도 만들었다. 집 수영장에서 램제트 엔진을 만들었고, 로켓 부츠를 만들려다가 실패했다. 그러다가 파운더스 펀드의 파트너인 트레이 스티븐스에게 방산 스타트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불법 밀입국 자동 탐지 감시탑

피터 틸은 스티븐스에게 정부 자금을 따낼 수 있는 차세대 팔란티어나 스페이스X 같은 기업을 발굴하라고 지시한 상태였다. 팔란티어의 고위 임원인 스티븐스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고, 자신이 생각한 기업을 만들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 스티븐스와 럭키는 국방부의 가장 큰 약점이 소프트웨어라는 데 동의했다. 국방부 고위직은 여전히 소프트웨어를 거대 무기 체계의 부속품쯤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럭키는 자신이 직접 뭔가를 할 생각은 없었다. 페이스북에서 쫓겨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스티븐스는 팔란티어에서 자신의 절친한 친구인 브라이언 슈림프를 채용하여 소프트웨어를 맡기고 CEO로 임명했으며, 또 다른 친구인 매트 그림에게 운영을 맡겼다. 이들은 팔란티어에서 소프트웨어를 국방부에 판매할 때 고생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AI를 하드웨어로 포장해서 AI에 밀어 넣을 계획을 세웠다. 최신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하는 미래 무기를 개발하려는 것이다. 스티븐스는 럭키가 워싱턴DC에서 좋은 평판을 받으며 하드웨어 부문을 맡아주기를 기대했다.

스티븐스는 “똑똑한 사람, 특히 엔지니어는 팔머 주변에 있기를 원한다. 사람을 놀라게 하는 재주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럭키의 창의성은 예측이 불가능하지만 다른 설립자들이 보호벽 역할을 해준다. 스티븐스는 “럭키는 방향만 잘 제어된다면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2017년 설립된 안두릴은 관세국경보호청(CBP)에 첫 시제품을 사용해보도록 설득했다.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사람과 차량을 자동 탐지하여 직원들을 정기 순찰 업무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감시탑이었다. 2020년 CBP는 안두릴과 2억5000만 달러 규모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CBP는 2월까지 멕시코 국경에 감시탑 176개를 세웠다.

지난 1월 안두릴은 가장 큰 규모의 증명을 해냈다. 가치가 거의 1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특수전사령부의 드론 방어를 10년 동안 도맡게 된 것이다. 게다가 더 큰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국방부는 전장을 한눈에 보고 멀리서 지시할 수 있도록 감시 및 무기 체계를 긴밀하게 연결하면서 전파 방해와 해킹을 막는 방법을 찾고 있다. JADC2(Joint All-Domain Command and Control)라고 불리는 프로그램이다. 안두릴과 다른 기업들(팔란티어, 레드우드 시티, 캘리포니아 소재 C3 AI 등)은 이 프로그램에서 나올 수십억 달러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안두릴은 라티스가 이 일을 해낼 수 있기를 바란다. 2020년 공군 시험에서 안두릴이 제조한 레이더와 센서탑은 다가오는 크루즈미사일을 탐지하고 자동으로 타깃 데이터를 F16과 팰러딘 곡사포 등 여러 무기체계로 전송하여 요격하게 했다. 놀랍게도 이 시스템은 항공병 한 명만으로도 운용할 수 있다.

“안두릴이 명실상부 최고”라고 지난 8월까지 미 공군 최고소프트웨어책임자를 지낸 니콜라스 체일런이 말했다. JADC2에 대한 합동참모본부의 평가에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던 체일런은 이 프로젝트가 꽉 막힌 개발 노력 때문에 끝장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실패한 다른 현대화 시도처럼 무너진다고 해도 럭키는 걱정하지 않는다. 현재 진행 중인 정부 계약뿐 아니라 VC 자금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럭키는 “국방부는 팔머 럭키 같은 사람을 끌어들이려 할 게 아니라 아니라 다음 세대의 팔머 럭키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저처럼 19살 때 좋은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을 성공적인 공급업자로 만들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지금은 그럴 길이 전혀 없거든요.”

※ 소설보다 이상한 이야기 팔머 럭키와 안두릴 공동 창업자들은 2017년 설립된 방산 대기업이 20년 전 SF에서 다뤄졌다면 어떤 모습이었을지 브레인스토밍을 했다.

How To Play It

센서, 탐지기, 영상 장치는 군사 및 산업의 필수 요소다. 이런 기술이 전장에 응용되는 사례를 보면 군용 전자장치 업체 레이시언 테크놀로지스(Raytheon Technologies)나 록히드마틴이 중요한 기업인 것은 분명하지만 조금 더 민간에 가까운 포트폴리오로 이 분야에 참여할 수도 있다. 아날로그 디바이시즈(Analgog Devices)는 로봇의 광선에 스톱워치를 부착하는 센서를 만들어서 거리를 측정한다. NXP 세미컨덕터스(NXP Semiconductors)는 온도, 압력, 가속을 측정하는 자동차용 센서를 보유하고 있다.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Infineon Technologies)는 실내 공기 질 측정을 위해 이산화탄소를 측정하는 칩을 개발했으며, 텔레다인 테크놀로지스(Teledyne Technologies)는 환경 모니터링에 사용되는 열 영상 장치를 만든다.

- 윌리엄 볼드윈은 포브스의 투자 전략 칼럼니스트다.

미묘한 관계

페이스북은 많은 사람을 부자로 만들었지만 그 사람들이 메타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저커버그와의 관계 덕분에 부자가 됐지만 지금은 관계가 그저 그런 IT 업계 거물들을 소개한다.

브라이언 액튼: 순자산 28억 달러 - 관계 2014년 220억 달러로 페이스북에 왓츠앱 매각 / 근황(2018) “이제 때가 됐다. #페이스북을삭제하라.”

크리스 휴: 순자산 10억 달러 미만 - 관계 페이스북 공동 설립자 / 근황(2019) “저커버그의 힘은 전례가 없는 수준이고 미국적이지 않다. 이제 페이스북을 분할해야 한다.”

차마스 팔리하피티야: 순자산 10억 달러 미만 - 관계 전 페이스북 부사장 / 근황(2017) “엄청난 죄책감을 느낀다…우리는 사회구조를 찢어놓는 도구를 만들었다.”

션 파커: 순자산 28억 달러 - 관계 페이스북 초대 사장 / 근황(2017) “[페이스북이] 우리 아이들에게 무슨 짓을 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케빈 시스트롬: 순자산 16억 달러 - 관계 2012년 인스타그램을 페이스북에 7억1500만 달러에 매각 / 근황(2018년) “모든 것이 훌륭하기 때문에 아무도 일을 그만두지 않는다.”

- JEREMY BOGAISKY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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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호 (2022.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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