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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교웅 현대자동차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전자개발센터장 

인포테인먼트로 그리는 미래차 

김영문 기자
구글과 애플이 스마트폰을 넘어 자동차산업까지 넘보고 있다. 전기차를 필두로 글로벌 커넥티드카 시장이 열리면서 빅테크 업체들이 소프트웨어를 무기로 대거 뛰어들고 있다. 이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은 구글, 애플 연합전선에 합류했고, 현대차는 독자 노선을 택했다.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를 책임지고 있는 추교웅 현대차 부사장이 그 중심에 있다.

▎ 사진:현대자동차
“구글의 폰 프로젝션 기술인 안드로이드 오토 아시죠? 2015년 5월 세계 최초로 실제 차에 적용한 회사가 어디인지 아시나요? 바로 현대차입니다. 안드로이드 오토와 쌍벽을 이루는 애플 카플레이가 최초로 손잡은 곳도 현대차죠.”

지난 8월 11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루첸타워에서 만난 추교웅(47) 현대자동차 부사장이 말문을 열었다. 그는 현대차에서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과 전자개발센터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12월 현대차그룹이 대대적으로 단행한 정기인사에서 40대 부사장이자 세대교체 선봉장으로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이어 추 부사장은 “상용 OS를 활용하면 디바이스 능력을 100% 끌어내기 쉽지 않다”며 “현대차는 2016년부터 독자적으로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에 나섰고, 올해 말부터 모든 신차에 ‘현대차그룹 커넥티드 카 운영체제(ccOS)’를 탑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ccOS가 뭘까. 구글 안드로이드나 애플 iOS처럼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커넥티드카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운전자와 자동차를 연결하는 커넥티드카의 ‘머리’ 정도로 볼 수 있다. 그는 “ccOS는 차량 내에서 수집되거나 생성되는 데이터를 빠르고 안전하게 처리하고, 디바이스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다”며 “2020년부터 GV80을 비롯해 제네시스 모델에 탑재해왔고, 내비게이션, 계기판,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등을 하나로 제어하면서 자율주행, 차량제어, 인포테인먼트 등 3개 축을 아우르는 중심”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통합 시스템을 개발하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다. 자동차 제조사가 독자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에까지 나선 이유는 업계가 느끼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실제 지난 6월 6일 애플은 개발자 이벤트 ‘WWDC 2022’에서 차세대 ‘카플레이(CarPlay)’를 공개했다. 여기에 포드·포르셰·아우디·재규어·랜드로버·볼보·혼다·닛산 등 14개 브랜드와 연계해 센터페시아의 대형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계기판 등 차량 내부의 거의 모든 디스플레이를 아이폰과 같은 사용자인터페이스(UI, User Interface)로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여기에 참여한 브랜드는 내년 하반기에 차세대 카플레이를 탑재한 신차를 공개하겠다고까지 말했다.

반면 자동차 제조업계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애플이 자동차와 아이폰의 연결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은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쥐고 있던 데이터 접근권이 애플에 넘어갈 수 있는 문제였다. 애플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일 기회로 여겼지만, 당장 카플레이 탑재를 외면할 수 없는 자동차회사 입장에서 자칫 자체 조립사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더 커졌다. 현대차가 독자 노선을 택한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현대차만의 OS 플랫폼과 통합제어기를 개발하지 않고서는 미래 커넥티드카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지난해 말 현대차그룹이 신규임원 203명을 선임하는 등 대대적인 세대교체, 구조개편에 나서며 미래 모빌리티를 재차 강조한 것도 최근 업계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현대차는 더 나아가 인포테인먼트 영역을 커넥티드카로 확장하고 있다. 인포테인먼트는 정보를 뜻하는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오락을 뜻하는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사용자에게 편의 경험을 제공하는 기능을 의미한다. 과거 노래를 듣거나 내비게이션으로 길을 안내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이제는 고객들이 주행 중 음성인식으로 차량 제어부터 내비게이션·시스템 설정, 차량 매뉴얼 정보 검색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동시에 차량은 각종 주행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전송하고, 차량과 주변 인프라 디바이스와 네트워크하는, 말 그대로 진정한 ‘커넥티드카’로 거듭나고 있다.

현대차가 추진하는 ‘커넥티드카’ 전략의 중심에 추 부사장이 서 있다. 그는 서울대학교 전자공학 학사와 석사,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경영학 석사(MBA)를 마치고,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를 거쳐 2012년 현대차 실리콘밸리연구소에 합류했다. 여기서 구글과 애플의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현대차에 접목하기도 했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개발실장을 맡아 내비게이션과 소프트웨어 개발을 전담했다. 이후 2019년 현대차 상무(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로 승진한지 1년만에 전무(전자담당), 2년만에 부사장에 오르며 현대차그룹의 핵심 리더로 부상했다. 구글과 애플을 잡았던 얘기부터 들어봤다.


▎ 사진:현대자동차
안드로이드 오토를 세계 최초로 접목한 게 현대차였다니 놀랍다.

귀한 인연과 만든 기회였다. 학부와 석사과정 모두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미국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친 후 컨설팅회사에서 일하면서 시야가 많이 트였다. 마침 현대차 실리콘밸리연구소에서 일할 기회가 생겨 합류했다. 사실 평소 ‘자동차 내비게이션 화면에 구글이나 애플이 선보일 스마트폰 화면을 옮겨 담을 수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실제 현대차에서 일하게 됐으니 구글의 안드로이드팀부터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 부임 후 2주쯤 지났을까. 지인 소개로 실리콘밸리에 있던 안드로이드의 아버지 ‘앤디 루빈’을 만날 기회를 잡았다.

만나서 무슨 얘기를 나눴나.

평소 생각하던 바를 허심탄회하게 얘기했다. ‘앞으로 차량 내에서 보여줄 정보가 많아질 거다’, ‘차량 화면에 스마트폰 화면을 케이블로 연결해 보여주면 어떻겠냐?’ 등 그간 머릿속에만 있던 아이디어를 털어놨다. 그러자 구글 부사장이었던 루빈이 “내부에서 논의하다가 협력할 자동차 업체를 못찾아 보류한 아이디어와 유사하니 같이 해볼 생각 있냐?”고 제안했다. 그렇게 시작된 게 안드로이드 오토였다.

이후 어떻게 진행했나.

일사천리로 협력이 이뤄졌다. 나는 한국 본사 개발팀을 모았고, 루빈은 그동안 묻어뒀던 아이디어를 살려 개발팀을 꾸렸다. 발령받은 곳은 미국이었는데, 한국 개발팀과 회의하느라 수시로 출장을 다니다 보니 한국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을 정도였다. 그렇게 한국·미국 대기업 개발팀이 머리를 맞댄 진풍경이 펼쳐졌고, 그렇게 3년이 지나 차량에서 잘 돌아가는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가 세상에 나왔다.

애플 카플레이도 현대차가 아니었으면 힘들었을 거란 얘기가 있다.

그렇다.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 일대에 구글과 애플 등 빅테크 기업이 몰려 있다. 우리가 구글과 밤새 연구하면서 넉 달 정도 지났을까. 이웃 동네에 있던 애플 관계자가 찾아와 협력하고 싶다고 했다. 선뜻 응했다. 그 당시 애플은 이 프로젝트를 ‘디지털 아이팟 아웃’이라고 명명했고, 나중에 ‘카플레이’가 됐다. 어차피 독점 기술을 갖기보다 생태계를 키운다는 데 의의를 뒀기에 여러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와 협업하는 데 흔쾌히 동의했다. 아우디, BMW, 폴크스바겐, 벤츠, 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하나둘 구글과 애플 곁에 서기 시작했다.

결국 현대는 독자 노선을 걷게 됐지만, 분명 얻은 게 있을 텐데.

맞다. 사실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카플레이 개발 초기부터 뛰어들면서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를 아우르는 여러 노하우를 쌓았다. 우리가 만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구글과 애플 서비스를 탑재할 때 참고할 레퍼런스가 됐다. 일종의 인포테인먼트솔루션 개발의 기준점을 잡아놓은 셈이다. 우리 눈높이가 높아지자 현대차의 개발 기준도 글로벌 수준이 됐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의 솔루션을 채용하는게 낫다는 일부 의견도 있다.

당시 ‘그들과 함께 개발해둔 게 아깝다’는 생각도 잠시 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구글과 애플에 너무 의존하게 되면 자동차브랜드가 사라질 수 있는 문제였다. 자동차업계가 이런 커넥티드카 서비스 탑재를 당연시하게 되면 SW 개발사들의 기준도 한층 더 까다로워지는 법이다. HW의 능력을 가장 잘 아는 곳은 분명 자동차 제조사다. 어떤 SW를 적용해도 직접 만들지 않으면 HW의 능력을 100% 가깝게 끌어내거나 최적화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소비자들은 주도권 싸움 정도로 본다.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자동차 업체 입장에서 소비자 욕구를 조사해 UI·UX를 설계하는 것과 SW 업체가 만드는 것은 완전히 다른 얘기다. 수십 년간 자동차업계에 쌓인 도메인 날리지(Domain knowledge, 업계 전문지식)가 그만큼 상당하다. 그래서일까. 현대차를 비롯해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 토요타도 2025년 출시 목표로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독자 OS 개발에 나섰고, 초반부터 애플 카플레이 곁에 섰던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도 내부에서는 독자 개발을 병행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지금도 현대차에서 USB나 무선으로 스마트폰과 연결해 쓸 수 있지 않나.


▎현대차그룹이 독자 개발한 커넥티드카 운영체제에는 데이터분석 기술을 지원하는 ‘고성능 컴퓨팅’, 차량과 주변 인프라를 연결하는 ‘심리스 컴퓨팅’, 운전자를 파악하는 ‘지능형 컴퓨팅’, 차량 안전을 강화하는 ‘보안 컴퓨팅’ 등 크게 4가지 기술이 담겨 있다. 추교웅 현대차 부사장은 “글로벌 완성차 지형이 전기차로 급변하면서 인포테인먼트의 역할도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 사진:현대자동차
맞다. 운전자 입장에서 현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스마트폰을 연결해 쓰면 그만이다. 우리가 밤새 노력한 덕인지 현대 커넥티드카 운용체계(ccOS)를 탑재한 차를 보유한 이용자 중 98%가 순정 시스템을 그대로 쓰고 있다.

내비게이션의 경우 스마트폰 앱을 쓰는 경우가 많다. 앱보다 차량 내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도착시각이 더 늦다는 지적도 있던데.

스마트폰 앱 덕분에 내비게이션 시장이 완전히 달라졌다. 전용 내비게이션을 파는 애프터 마켓은 거의 죽었고, 자동차 제조사들도 일체형 내비게이션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그래도 ‘실시간’이라는 느낌을 주는 스마트폰 앱이 여전히 인기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도착시각에 대한 부분은 약간의 오해가 있다. 앱이 도착 예정시간을 좀 더 공격적으로 앞당겨 잡은 후 실제 도착시각을 도로 상황에 맞춰 늘려간다면, 우리는 보수적으로 늘려 잡고 도로 상황에 맞춰 시각을 당겨 안내하는 식이다. 실제 도착시각은 우리 내비게이션이 빠른 경우가 더 많다.

자동차 시장도 스마트폰처럼 독자 OS에 이어 자체 HW 개발 얘기가 나오지 않을까.

그렇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AP(Application Processor)를 자체 설계해 탑재하는 OS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시도가 있다. 애플이 대표적인 예다. 이론적으로는 차량에도 같은 식의 논리를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반도체 시장에서는 주문 제작하는 칩의 단위가 다르다. 스마트폰에 탑재한 특정 반도체 발주량이 수십억 대라면 자동차는 수백수천만 대 수준이다. 자동차에 탑재하는 시스템 가격 단가가 훨씬 비쌀 수밖에 없고, 차급별 제조원가를 고려해야 하니 하나의 통합제어기와 아키텍처를 전 차량에 똑같이 적용하는 데 제약이 있다. 예를 들어 제네시스 G90에 들어가는 통합제어기를 준중형 세단이나 경차에 적용하려면 가격을 올려야 한다.

이러다 SW가 HW 기능과 품질을 좌우하겠다.

그게 바로 SDV(Software Defined Vehicle, SW로 정의되는 차량. SW가 차량의 주행 성능을 비롯해 각종 기능·품질을 규정한다는 뜻)다. 예전에는 완성차 제조사들이 기능별로 부품을 발주했기 때문에 특정 기능을 구현하는 HW와 SW를 탑재하는 결정권이 1차 협력사에 위임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차량별 OS가 다른 적도 있다. 하지만 ccOS를 탑재한 차량은 신차가 나와도 동일 기능을 업데이트해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차량내 편의 기능을 추가해 사용성을 높이고,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기능을 더해 주행 안정성을 높일 수도 있다. 물론 교체 수요를 2년 정도로 잡는 스마트폰과 달리 자동차는 대략 10년 운용 기간을 고려하기에 고사양의 HW를 통합해 탑재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SDV, 단순히 SW가 ‘정의한다’는 의미에 국한되는 문제는 아닌 듯싶다.

그렇다. 솔직히 현업에 있으면 SDV 중 ‘D’는 디파인드(Defined, 정의된)보다 드리븐(Driven, 주도하는)이라는 단어를 쓰는 게 맞다고 본다. 이제 차량 통합제어기에 ccOS가 탑재되다 보니 현대차 남양연구소는 설립 50년 만에 철학적으로 가장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예전에는 특정 HW 신기술을 탑재한 신차를 출시하면 그만이었는데, 이제는 그 차량 내 수많은 전자제어장치(ECU)에서 데이터가 통합제어기를 통해 나온다. 자동차는 출고 후에도 각종 데이터를 쏟아내는 기계가 됐고, SW로 서스펜션 같은 주요 장비의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한 입력 수치를 바꿀 수도 있다. 남양연구소가 이미 출고한 차도 챙기는 조직이 된 까닭이다.

HW·SW 플랫폼도 ‘통합’이 필요한 시기 같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차에서 HW는 그때그때 갈아 끼울 수 없지만, SW로 제어를 조정하면 최대한의 성능을 끌어낼 수 있다. 하지만 차량별로 또는 동일 차종이어도 연식별로 HW가 다르면 SW 부서는 HW별로 업데이트 프로그램만 짜다가 끝날 수 있다. 그래서 HW 설계부터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 기존 분산형 전기·전자(E·E) 아키텍처를 중앙 집중형 E·E 아키텍처로 전환하는 전략도 함께 진행한 이유다. SW와 HW를 아우르는 시스템인 아키텍트 설계도 필요하다. 애플이 iOS 업그레이드를 거듭해도 수년 전 출시했던 스마트폰까지 지원할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HW에 내장된 ‘임베디드’ SW도 중요하지 않나.

여기서 할 말이 있다. 일반적으로 SW 개발 하면 순수 SW만 생각하는데, 한국에는 HW 기반의 임베디드(Embedded, 내장된) SW 개발자가 많다. 사실 이들은 HW 전문가에 가까운데 최근 기업들이 SW 인력을 우대하다 보니 자칫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 전장 분야에서 SW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HW 인력이 중요하며, 이들은 차량 내 전자장비 인프라 구축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실제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임베디드 SW를 개발하는 능력자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앞서 자동차가 끊임없이 주행 정보도 쏟아낸다고 했다.

현대차 ccOS로 구동되는 내비게이션 교통정보가 가장 정확하다고 자부하는 대목이다. 현대차가 처음으로 커넥티드카 전략을 수립할 때만해도 17만 대 정도가 실시간 주행 정보를 전송했으나 지금은 국내에서 500만 대가 전송한다. 사용자가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끌 때까지 교통 정보가 올라온다. 전체 교통 흐름 데이터를 보는데 이보다 더 정확한 정보가 없다.

클라우드를 도입한 이유인가.

그렇다. 현대차가 출시한 커넥티드카가 점점 늘고 있다. 지금도 500만 대에서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데이터가 상당한 규모다. 실제 고객에게 최적의 교통정보를 제공하려면 실시간 주행 데이터를 모아 연산해 결괏값을 차량에 보내야 한다. 내부 인프라로 돌렸는데 원하는 만큼 성능이 나오지 않으면 비용만 잡아먹는 비싼 솔루션으로 전락할 수 있었다. 그래서 AWS 클라우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고, 이후 훨씬 더 매끄럽게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교통정보뿐만 아니라 ‘맞춤형’ 음원·미디어·영상 콘텐트를 제공하는 일에도 퍼블릭 클라우드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제 자동차는 출고 후에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지형이 전기차로 급변하면서 인포테인먼트의 역할도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ccOS를 개발하면서 기존 차량 개발방식까지 바꿔야 했다. 과거 QNX, 안드로이드, 윈도CE, MeeGo 등 차량별로 다른 OS를 하나로 엮었고, 기능에 맞춰 발주해 차량마다 달랐던 HW 틀을 통일하려고 노력했다. 물론 현대차가 구글, 애플을 앞서는 독자 OS를 개발하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독자 OS는 차량의 성능을 최적화하고 운전자 만족도를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길임은 분명하다. 현대차를 이용하는 모든 운전자가 현대차 계정만 백업하면 아무리 차를 바꿔도 늘 같은 환경을 유지하는 게 목표다. 아울러 그 어떤 자동차 브랜드보다 편안함을 주는 현대 커넥티드카 생태계 조성에 일조하고 싶다.

- 김영문 기자 ymk0806@joongang.co.kr

202209호 (2022.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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