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시도하지 못했던 참교육 구현”무엇보다 가상현실 학습은 물리적 한계와 비용 부담으로 인해 교육에서 소외된 이들에게도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발달장애인의 학습과 사회 적응을 돕고,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이 가상으로 세계 각국을 여행할 수 있도록 한다. 사회적 소외계층도 직업 체험이나 외국어 회화 학습을 큰 비용 없이 할 수 있다. 특히 브이리스브이알의 직업교육 콘텐트 ‘휠마스터’는 발달장애인과 부모들에게 큰 희망을 준다. 발달장애인 특화 직무로 꼽히는 휠마스터는 병원이나 요양시설에서 사용하는 휠체어를 분해·청소하는 직업이다. 발달장애인들은 VR 기기를 이용해 휠체어 정비, 소독, 세척 방법과 순서를 더욱 쉽고 빠르게 학습할 수 있다. 휠마스터 가상현실 학습은 발달장애인의 인지능력과 집중력을 높이며 드라이버, 스패너 등 다칠 위험이 높은 공구 이용에 익숙해지도록 돕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대면 접촉이 어려운 상황에서 그 효용성이 높았다. 권 대표는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가장 큰 소원은 자녀가 사회 일원으로서 활동하는 것”이라며 “비록 아직은 가상현실 교육이 대중의 관심 밖에 있지만 상당히 소중하고 가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일반 학생을 위한 VR 직업체험 콘텐트는 현재 전국 초·중·고등학교 50곳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가시적인 성과도 있다. 직업체험 교육에 참여한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90% 이상이 ‘만족’했고, ‘재교육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가상현실 콘텐트를 제작한다고 하면 대부분 ‘게임’인 줄 알지만 게임보다 ‘교육’ 분야에서 잠재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어요. 선입견은 여기서 끝나지 않아요. ‘흥미 위주의 일회성 체험’에 불과하단 불신도 있어요.”아무리 교육적 효과가 높아도 지속적으로 콘텐트가 개발되지 않으면 가상현실 산업은 사양화할 수 있다. 권 대표는 “교육현장 일선에 계신 교사들을 대상으로 VR 기기 사용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며 “현재 브이리스브이알이 진행 중인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VR 강사 양성 교육과 같은 프로그램이 더 확대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콘텐트 제작에 교사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활발히 제시하고 있다”며 “가상현실 교육에 대한 교사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수학 문제에 방 탈출 게임을 적용하는 콘텐트 개발에 현장 교사들의 아이디어가 한몫했다고 전했다.권 대표는 지난 2018년 브이리스브이알을 설립했다.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에서 영상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한국예술원 사진영상학과 전임교수, 경기대 첨단 미디어테크랩(VR센터) 책임연구원을 거쳤다. 그는 “가상현실 기반 교육의 효과성에 매료돼 손을 뗄 수가 없었다”며 “지금껏 해보고 싶었지만 시도할 수 없었던 참교육을 직접 구현하고자 창업을 결심했다”고 밝혔다.권 대표는 가상현실 체험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메타버스 교육도 곧 현실에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메타버스 안에서 누구나 서로 학습하고 교류하는 날이 언제가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메타버스 교육 시장이 열리고 성공적으로 확대될 것은 분명하다”고 자신했다. 권 대표는 자신의 예감과 확신을 게임의 발전 양상에 빗대 설명했다. “1990년대 초반 오락실에서 하던 고전 게임을 떠올리면 픽셀 그래픽으로 묘사된 세상에서 캐릭터가 움직이기만 해도 사람들은 신기해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현실 세계와 유사하게 구현된 게임을 즐길 수 있죠. 가상현실 콘텐트를 담는 헤드셋인 HMD(Head Mount Display)가 고전 게임 수준이라 볼 수 있어요. 지금은 무게와 시야각 등 여러 단점이 있지만 게임이 빠른 속도로 발전해왔듯 하드웨어 기술도 현실적 제한을 빠르게 개선해나갈 것으로 봅니다.”
※ 권종수 대표는…2006년 뉴욕대 미술대학원 스튜디오아트 석사2017년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 영상학 박사2017년 경기대 첨단미디어테크랩 책임2018년~현재 브이리스브이알 대표- 노유선 기자 noh.yousun@joongang.co.kr·사진 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