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agement

Home>포브스>Management

주디 막스 오티스 월드와이드 코퍼레이션 대표 

연결과 통합의 힘 

이진원 기자
1853년 세계 최초의 승객용 엘리베이터를 개발·도입해 도시화 혁명 시대를 열었던 글로벌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 제조사 오티스가 다시 한번 디지털 혁명을 꿈꾸고 있다. 주디 막스 오티스 월드와이드 코퍼레이션 대표이사는 오티스를 독립상장기업으로 전환하고, 분사 이후 글로벌시장에서의 강력한 디지털 성장 드라이브를 추진해온 주역이다. 포브스는 2022년 ‘50세 이상 성공한 여성 기업가 50명(50 over 50)’으로 그를 선정하고 기업가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포브스코리아는 지난 11월 3일 내한 중인 막스 대표를 오티스 서울 오피스에서 만나 그동안 오티스가 추진해온 변혁 드라이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2020년 4월 3일, 주디 막스 대표는 이날을 평생 잊지 못할 순간으로 꼽았다. 오티스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고 다시 독립상장기업으로 첫발을 내디딘 날이었기 때문이다. 오티스는 지난 1976년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United Technologies)에 인수됐으나 지난 2020년 분사하고 상장 후 홀로서기에 나섰다. 지난 1920년 NYSE에 등록된 지 정확히 100년 만의 재상장이었다. 막스 대표는 이날 자정 무렵, 오티스의 미국·유럽·아시아 대륙별로 현지의 글로벌 임직원들과 순차적으로 화상에서 만나 함께 축배를 들었다.

“오티스는 2019년 이래 매출과 수익률 면에서 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우리의 핵심 서비스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어요. 내외부에서 많은 도전적 상황이 있지만 성공적으로 극복, 성취해가고 있죠.”

막스 대표는 지난 2017년 오티스 대표로 합류했다. 그는 앞서 IBM, 록히드마틴, 지멘스AG에서 시니어 리더십 역할을 맡았었다. 170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제조·서비스 기업 오티스에서 그는 디지털전환을 진두지휘하고 새로운 조직문화 심기에 나섰다. 이 두 가지 주요 임무에서 그가 주도한 핵심 키워드는 ‘연결’과 ‘통합’이었다. 인터뷰에서 그의 모든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연결하는 힘에서 나오는 시너지가 그와 오티스의 저력이자 혁신을 이끈 에너지임을 알 수 있다.

우선 디지털전환과 관련해 그는 두 가지에 집중했다. 첫째는 오티스 내부의 전환으로 제품을 효율적으로 생산, 관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개선하는 것, 둘째는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미래형 디지털 서비스를 제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오티스의 디지털전환은 관련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이었습니다. 센서, 실시간 데이터 수집 및 분석, 기계학습을 통한 이용 패턴 예측 등이었죠. 이로써 엘리베이터의 운영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필요한 관리를 예측해 선제 대응할 수 있죠. 이런 정보는 서비스 인력뿐 아니라 고객과도 실시간으로 신속하게 공유해요. 사람들의 이동성 관리에 필요한 디지털 기술을 집결해 접목했고 더 발전된 하나의 생태계 서비스를 만들어냈어요. 우리는 이것을 ‘오티스 원(Otis ONE)’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오티스 원 대시보드로 오티스 엔지니어와 고객이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 사진:OTIS
오티스원은 예측 기반의 디지털 유지보수 솔루션이다. 스마트 센서와 클라우드를 통해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의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시스템에 연결된 승강기 수십만 대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기계학습 알고리듬을 통해 성능 동향을 예측한다.

“이 시스템의 목표는 긴급 상황이 아예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기계의 운영 상황과 부품의 보수 주기 등 많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 이상이 발생하는지를 모두 파악하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측되는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때문에 긴급 상황의 발생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죠.”

오티스에 따르면 오티스원은 내년에 한국 시장에 선보일 ‘제3세대(Gen3)’ 엘리베이터에 적용될 예정이며, 기존 세대에도 적용될 수 있다. 그는 “제3세대 오티스 엘리베이터는 디지털 기술로 연결성이 강화된 엘리베이터 관리 플랫폼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지난 2019년 인천 송도에 설립된 오티스 제조시설에서 한국의 기술 규정에 따라 제3세대 엘리베이터를 생산해 한국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전 세계 소속 엔지니어들이 오티스가 자체 개발한 모바일앱에서 엘리베이터의 유지관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엘리베이터 수리 업무와 현장소음, 진동을 측정할 때 이 앱을 통해 실시간 기술지원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엔지니어들은 업무 생산성, 효율성,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오티스 조직문화의 근간이자 절대적 가치는 안전(Safety), 윤리(Ethic), 품질(Quality)입니다. 글로벌에서 일하는 오티스 직원 7만여 명뿐 아니라 우리 제품으로 이동하는 전 세계 20억 명 이용자의 안전은 매우 중요합니다.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임직원 모두 ‘바르게 한다’는 윤리 의식과 책임감을 가져야 신뢰할 수 있는 품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통과 협업의 기업문화를 이끌다


막스 대표가 특히 조직문화에서 강조하는 것은 협업 드라이브다. 3가지 가치 실현을 위한 전략이다. 그는 “전 세계 서로 다른 문화에서 다양한 고객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 서로 다른 전문성을 지닌 임직원이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리더십이 장벽을 없애고 적극적으로 교류를 지원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각 지사의 베스트 프랙티스를 정기적으로 서로 공유하고 리더십은 경청한 후 즉각적 지원 조치를 취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 지사에서 구성 제품 모듈을 신규로 개발해 다른 지역에 소개하고 설치하는 과정에서 직면했던 문제들을 공유해 결과적으로 비용 절감을 이뤄낸 사례를 들었다. 실제 막스 대표는 취임 직후 협업툴을 활용해 소통과 협업을 주도적으로 연결해 신속한 정보 공유의 기업문화를 이끌었다. 오티스는 포브스가 올해 선정한 ‘세계 최고의 직장(World’s Best Employer)’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막스 대표의 강력하면서도 유연한 리더십을 통해 오티스는 지난 수년간 디지털전환, 조직문화 재정비, 지배구조 개편, 상장이라는 굵직굵직한 수확들을 거뒀다. 덕분에 오티스는 전 세계 승강기 산업에서 글로벌 리더로서 위상을 강화하고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오티스의 매출 규모는 업계 세계 1위다. 막스 대표는 “170년을 이어온 오티스는 엘리베이터 역사에서 원조이자 가장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며 “2021년 매출은 143억 달러”라고 말했다.

“오티스는 특히 한국 시장에서 지속적 성장을 예상하고 있어요. 한국 방문 중에 수많은 초고층빌딩과 건설 현장의 크레인을 봤어요. 한국은 상업용 초고층 빌딩뿐 아니라 주거용 고층 아파트가 많아 큰 시장이죠. 또 한국의 지난 산업화 시대에 지어진 건물들이 노후돼 현대화 수요도 크죠.”

오티스는 지난 4년간 한국에 대대적인 투자를 했다. 지난 2019년 인천 송도에 ‘오티스 코리아 생산 및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했고 연구·영업·엔지니어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이곳은 오티스의 글로벌 9대 연구소 중 하나로서 이번 3세대 엘리베이터 기술개발에 기여했다. 막스 대표는 “오티스의 한국 투자는 한국 고객을 더욱 충실히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중장기적으로도 서비스 품질을 제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티스와 한국 시장의 인연은 오티스의 역사처럼 길다. 오티스는 1910년 한국 최초의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한국은행에 설치했고, 1914년 승객용 엘리베이터를 조선호텔에 설치해 국내 승강기 역사를 열었다. 이후 한 세기 후인 2017년 국내 최고층 건물인 롯데타워에 세계 최고속·최장수송거리로 꼽히는 더블테크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바 있다.

과거와 현재를 넘어 미래 이동성에 대한 전망을 묻자 막스 대표는 “수직과 수평 이동의 원할한 통합”이라고 답했다.

“많은 도시인이 하루를 엘리베이터에서 시작하죠. 지상에 도착해 이동할 때 기다림이나 시간 소요가 없도록 스마트폰 생태계 안에서 택시나 자율주행 자동차 등으로 바로 갈아탈 수 있도록 연결될 것입니다. 한편 위로는 최근 활발히 개발되고 있는 에어 모빌리티도 엘리베이터와 연결될 것입니다. 실제 물자 수송에 로봇기술까지 더해져 인간의 관여 없이 호텔, 병원 등에서 수평·수직 간 이동 연결이 시도되고 있어요. 로봇과 엘리베이터가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물품 배송을 처리한다면 인간은 환자나 고객을 돌보는 일에 더 집중할 수 있죠.”

막스 대표는 초기의 엘리베이터를 오티스가 창조했듯이 “스마트시티에서 미래 수평·수직 이동의 연결도 오티스가 중심에 서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그는 “기업가로서 목적의식을 갖고 사람과 혁신 기술에 투자할수록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며 자신의 철학을 전했다.

※ 주디 막스 대표는··리하이대(Lehigh University) 전기공학과 졸업, 록히드마틴 전략 및 사업개발 부사장, 미국지멘스 대표. 지멘스 계열사 드레서랜드 대표, 현 오티스 대표.

-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사진 김경빈 기자

202212호 (2022.11.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