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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도 다미아니 다미아니 그룹 회장 

혁신과 열정을 담다 

정소나 기자
하이엔드 주얼리에 대한 열정을 바탕으로 100여 년 동안 이탈리아를 넘어 전 세계를 대표하는 하이 주얼리 브랜드로 성장한 다미아니.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는 동시에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영원한 가치를 주얼리에 담아내는 다미아니 그룹의 회장 귀도 다미아니를 만나 성장 비결을 물었다.

▎3년여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다미아니 그룹의 귀도 다미아니 회장.
다미아니는 1924년 주얼리의 중심지 이탈리아 발렌차(Valenza) 지방에서 설립된 하이 주얼리 브랜드다. 금세공의 대가였던 창업자 엔리코(Enrico)에서부터 그의 아들 다미아노(Damiano), 손자 귀도(Guido)와 조르지오(Giorgio), 손녀 실비아(Silvia)까지 3대째 이어오고 있는, 주얼리 업계에서 몇 안 되는 가족기업 중 하나다. 100여 년 동안 쌓아온 유산과 이탈리아 전통 주얼리 기법,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우아하고 격식 있는 하이 주얼리부터 일상에서도 충분히 착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한 제품까지 폭넓은 스타일을 선보이며 사랑받고 있다. 보석업계의 아카데미상이라고 불리는 다이아몬드 인터내셔널 어워드(DIA)를 무려 18회 수상한 유일한 브랜드로도 잘 알려져 있다.

다미아니 그룹을 이끄는 귀도 그라시 다미아니(Guido Grassi Damiani) 회장은 1990년대 후반에 회사의 운영권을 이어받아 이후 수년간 형제인 조르지오, 실비아와 함께 회사의 글로벌화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기업의 매출액은 5000만 유로 미만에서 1억 8000만 유로 이상으로, 직원 수도 200명에서 700명 이상으로 성장했다.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 다미아니로 시작해 살비니(Salvini), 블리스(Bliss) 등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는 주얼리 브랜드와 세계적인 박물관에 전시되는 무라노 유리공예 브랜드 베니니(Venini), 이탈리아의 유일한 하이엔드 주얼리 및 워치 공급처이자 롤렉스, 파텍필립, 바쉐론의 공식 딜러인 로카(Rocca) 등을 소유한 다미아니 그룹으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9월 11일, 한국을 방문한 귀도 다미아니 회장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뷰 내내 그에게서 다미아니 가문의 뜨거운 열정과 자부심이 느껴졌다.

한국을 방문한 목적은.

한국은 전 세계 트렌드를 주도하는 나라이자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나라로 꼽힌다. 개인적으로 좋아할 뿐 아니라 다미아니 그룹에도 매우 중요한 시장이기에 직접 한국을 찾았다. 한국 시장을 둘러보며 트렌드를 살피고 다미아니 그룹의 다음 목표를 세팅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갖고 있다.

지난 2020년 2월,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할 무렵 방문한 이후 다시 찾은 한국은 몇 년 새 쇼핑센터도 많이 생기고, 새로운 지역이 주목받고 있는 등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한국의 발전이 다미아니 그룹의 새로운 기회 창출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다이아몬드와 사파이어가 세팅된 벨 에포크 컬렉션의 네크리스.
다미아니에 한국 시장은 어떤 곳인가.

한국은 아시아 마켓에서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한국 소비자들은 세세한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을 만큼 뛰어난 심미안을 가졌으며, 하이엔드 아이템에도 관심이 많다.

다미아니는 최고의 소재와 최상의 퀄리티에 중점을 둔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다. 최적의 스톤을 찾는 것부터 아름답게 디자인하고 최상의 퀄리티로 제작하는 것까지 직접 하고 있기에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시장에서는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빠른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 2020년에도 경이로울 만큼 높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 믿는다.

앞으로의 성장 목표도 궁금하다.

한국 시장에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많은 럭셔리 브랜드가 거의 다 그룹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독립적으로 가족이 운영하는 브랜드로서 이토록 높은 성장률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나 정치적 상황을 봤을 때 결코 쉽지 않겠지만, 지금처럼 꾸준히 목표를 향해 계속해서 성장해나갈 계획이다. 우선 내년까지는 다미아니라는 브랜드의 기반을 공고히 다지는 데 집중한 후 그룹 내 다른 브랜드들도 순차적으로 한국 시장에 론칭할 예정이다.


▎벨 에포크 릴 컬렉션의 매력을 담아낸 ‘테이스트 더 이탈리안 엑설런스 2’ 광고 캠페인.
하이 주얼리 시장에서 다미아니만의 강점은.

주얼리 제작부터 공급까지 각 공정이 분리되어 있는 타 브랜드들과 달리 모든 작업을 한곳에서 직접 해내고 있다는 것이 가장 차별화된 점이다. 할아버지와 부모님, 형제들까지 대를 이어 오직 주얼리에만 집중하는 장인정신이 다미아니를 더욱 특별한 브랜드로 만들어왔다고 생각한다.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한 다미아니만의 특별한 마케팅 전략이 있다면.

먼저 브랜드 네트워크를 개선하고 향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주얼리 브랜드로서 좀 더 접근성이 좋은 곳에 신규 매장을 오픈하고, 기존 매장도 좀 더 좋은 자리로 옮기거나 확장하는 리로케이션을 진행해 한국 고객들에게 더 나은 쇼핑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로컬앰배서더를 기용해 광고나 이벤트 활동을 진행하며 한국 시장에 브랜드를 알려나갈 생각이다.

최근 선보인 ‘벨 에포크 릴’ 컬렉션은 기존 벨 에포크 컬렉션의 움직이는 디자인에서 진화해 소셜네트워크의 릴에서 무한히 반복되는 영상처럼 특별한 회전 디테일이 매력적이다. 한국 시장에서는 계속 멈추지 않고 돌아가는 디자인의 지속성으로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에게 ‘영원한 사랑’이라는 의미가 더해지며 웨딩 커플링으로도 사랑받고 있다. 앞으로도 한국 소비자들을 위해 하이 주얼리와 브라이덜 라인을 강화해 더 좋은 컬렉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다미아니 그룹의 성장을 이끈 원동력은.

아버지께서 갑작스럽게 자동차 사고로 돌아가신 후 20대 젊은 나이에 회사의 경영을 맡게 됐다. 지금껏 흔들리지 않고 회사를 이끌어올 수 있었던 힘은 한마디로 ‘열정’이 아닐까 한다.

어린 시절부터 오피스가 있는 건물에 가족이 함께 거주하는 공간이 있었다. 남동생, 여동생과 함께 어려서부터 주얼리를 가지고 놀면서 자랐는데, 이제는 삶의 일부가 됐다.

지금껏 열정적으로 다미아니 주얼리와 그 가치를 전하는 일에 몰두하며 회사를 이끌고 성장시켜온 만큼 앞으로도 그 열정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소셜 피드의 릴처럼 무한하게 돌아가는 지속적인 모습이 특징인 벨 에포크 릴 컬렉션.
다미아니가 하이 주얼리에 담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다미아니의 주얼리를 통해 소비자가 더 행복해지는 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첫 번째 목표다.

그다음 목표는 최상의 소재로 최고의 가치를 지닌 주얼리를 선보이는 것이다. 하이 주얼리는 단순한 액세서리를 넘어 평생 동안 변하지 않는 가치로 착용하는 일종의 투자이기도 하다. 자녀에게 물려주고 또 그 후대까지 이어질 수 있는 영원한 가치를 담고 싶다.

또 하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편안함’이다. 주얼리를 착용했을 때 아름다울 뿐 아니라 편안함을 느껴 자주, 오래도록 함께하며 삶의 일부가 되는 주얼리를 만들고 싶다.

가장 애착이 가는 컬렉션이 있을까.

모든 컬렉션이 자식처럼 소중하지만, 그중에서 딱 하나만 꼽으라면 ‘벨 에포크’ 컬렉션을 언급하고 싶다. 지금 착용한 것처럼 한 가지 아이템보다는 벨 에포크 컬렉션의 네크리스에 브레이슬릿을 믹스 매치하는 것을 즐긴다. 100년 전 할아버지의 디자인이 지금껏 계속 이어져오고 있어 특히 애착이 간다.

한국 고객들에게 어떤 브랜드로 기억되고 싶나.

평생 착용하고 싶은 주얼리를 떠올릴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브랜드가 되면 좋겠다. 그리고 삶의 중요한 순간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매일매일 함께하고 싶은 브랜드로 기억되고 싶다. 다미아니 가문이 3대에 걸쳐 가업을 이어왔듯, 다미아니의 주얼리를 구입하는 고객들도 그들의 자녀를 비롯한 후대까지 이어지며 가족이 함께 가치를 누리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 정소나 기자 jung.sona@joongang.co.kr _ 사진 지미연 객원기자

202310호 (2023.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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