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에서 잊지 못할 퍼포먼스를 선보인 ‘힙합 전설’ 스눕 독은 요즘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누리는 중이다. 올가을 시작된 [더 보이스] 출연, 닥터 드레가 프로듀싱한 신규 앨범 발매와 더불어 마리화나 사업까지 하고 있는 스눕 독은 이제 손주들까지 평생 책임질 수 있는 새로운 합작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거침없는 그이지만, 에스카르고 요리 앞에서는 아직도 한없이 작아진다.
▎스눕 독의 컴파운드에 걸린 그림 대부분은 팬들이 그려서 보내준 것이다. / 사진:PHOTOGRAPH BY RAMONA ROSALES FOR FORBES |
|
올림픽 성화를 머리 위로 높이 들고 파리 거리를 성큼성큼 걸어가던 스눕 독은 성화 봉송 중 열혈 팬에게 ‘크립 워크(Crip Walk: 스눕 독의 ‘드랍 잇 라이크 잇츠 핫’ 뮤직비디오에 나와 유명해진 힙합 스타일의 걸음)’를 부탁받은 최초의 스타가 됐다. 52세인 랩 레전드는 기꺼이 요청에 응하며 거리로 나온 프랑스인들에게 큰 기쁨을 안겨줬다.나이와 성별, 인종을 막론한 많은 사람이 30년간 만난 친구처럼 스눕 독을 친근하게 느끼는 것도 바로 이런 순간들 때문이다. “저는 저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가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에 있는 2322㎡ 규모의 작업실 겸 놀이터 ‘더 컴파운드(The Compound)’ 전용 카지노에서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면서 말했다. “어떻게 보면 ‘터처블’한 사람이죠.”이런 친숙함, 193㎝ 장신에 늘씬한 체격, 길게 땋아 내린 머리 때문인지 캘빈 브로더스 주니어(스눕 독의 본명)란 이름으로 태어난 래퍼가 거리로 나서면 일대 소동이 일어나고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에게 쏠린다. 그래서인지 스눕 독은 ‘더 컴파운드’에서 주로 시간을 보낸다. 이곳에는 녹음 스튜디오와 오락실, 농구장까지 있다. 마리화나 담배를 손에 쥐고 앞에 웃음이 나올 정도로 거대한 재떨이를 둔 그는 왜 모두가 스눕 독과 함께하고 싶어 안달인지 설명하려 했다.그는 “자연스럽고 진정성 있게 자신을 내보이면, 결국 세상이 알아주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저는 반짝 유행이나 트렌드를 따라가려고 노력하지 않았습니다. 항상 솔직하게 제 자신으로 있었어요.”확실히 스눕 독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그가 교도소를 들락거렸던 초년 시기와는 다르다. 1993년 데뷔 앨범 ‘도기스타일’을 기점으로 서부 지역 랩 선구자로 부상하던 때와 비교해도 그의 이미지는 크게 달라졌다. 지난 세월 동안 힙합과 대마초의 이미지가 달라진 이유도 있지만, 스눕 독이 자신의 모습을 솔직히 내보이며 힙합 이미지를 재창조하려고 열심히 노력한 덕도 있다. 레게음악이나 가스펠 음반을 내면서 [올드 스쿨], [트레이닝 데이] 등 영화에 출연하고 아동용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다양한 활동으로 스눕 독의 브랜드는 ‘청소년 관람불가’에서 ‘전체 관람가’가 됐다.2024 파리올림픽 당시 NBC에서 다양한 올림픽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스눕 독은 인기가 높아지고 찾는 곳도 많아졌다. 올가을 [더 보이스]에 새로운 코치로 합류하고, 12월에는 오랜 시간 멘토였던 닥터 드레가 프로듀싱해준 새 앨범 미셔너리(Missionary)를 발매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대마초 삼촌’ 이미지를 활용한 사업도 3~4개 꾸리고 있다.“위험한 분위기가 있기도 한데 ‘같이 있으면 재미있는 사람’이란 이미지가 같이 있죠.” 1991년 데스 로우 레코드(Death Row Records), 15년 뒤 헤드폰 업체 비츠 일렉트로닉스(Beats Electronics)를 스눕 독과 공동 창업한 닥터 드레가 말했다.“우리 모습을 결코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닥터 드레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래도 대마초 합법화는 확실히 도움이 됐지요.”스눕 독은 올림픽 성화 주자로 뛰면서 최근 얻은 ‘평화의 메신저’라는 새로운 별명에도 진심이다. 마이클 펠프스와 함께 수영을 하거나 시몬 바일스와 춤을 추고 오랜 친구 마사 스튜어트와 함께 승마술 행사를 참관할 때 그가 뿜어낸 긍정적이고 장난기 넘치는 에너지는 많은 시청자의 호감을 샀다.“우리가 바라던 모습을 다 보여줬습니다. 사실 그 이상이었죠.” NBC 올림픽 프로그램 총괄 프로듀서였던 몰리 솔로몬이 말했다. “운동선수가 아닌 사람 중 파리올림픽에서 그만큼 주목을 받은 사람은 없어요.”솔로몬은 스눕 독이 그의 본거지인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되는 2028년 하계올림픽뿐 아니라 2026년 이탈리아 동계올림픽 방송에도 출연해주길 희망하고 있다.
최근 인기가 더 높아지고 과거에 펫코, 토스티토스, 코로나 등 여러 브랜드를 홍보한 적도 있지만, 요즘 스눕 독은 광고 계약보다 자신이 수익에 직접 참여하거나 지분을 받아가는 계약으로 방향을 돌렸다. 2020년 그는 19크라임즈(Crimes)와 손잡고 자신의 얼굴을 라벨에 붙인 레드와인을 출시했다. 19크라임즈는 스눕 독 와인 출시 후 6주 만에 연간 매출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해피 푸디(Happi Foodi)와 함께 50대50 합작으로 출시한 ‘닥터 봄베이 아이스크림’은 지난 8월 론칭 후 매출 1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올림픽 인기 스타 마사 스튜어트와 나란히 앉아 파리올림픽 승마술 행사를 관람하는 스눕 독. / 사진:SNOOP DOGG AND MARTHA STEWART BY HENRIK MONTGOMERY/AFP/GETTY IMAGES |
|
스눕 독은 고등학교 시절 같은 반 친구 카메론 디아즈에게 대마초를 팔았다고까지 전해질 정도로 대마초와 인연이 깊어서 그만큼 영향력도 크다. 지난해 말 그가 “피우는 걸 멈추겠다”고 선언했을 때 대마초 관련 주가가 폭락했을 정도다. 이후 연기가 나지 않는 벽난로를 홍보하기 위해 그런 말을 했다고 밝혀지면서 소동이 일단락된 적도 있다. 2015년 창립에 참여한 대마초 전문 창업투자펀드 카사 베르데(Casa Verde, 2024년 기준 운용자산 3억5000만 달러)와 계약을 종료한 스눕 독은 지난해 데스 로우 카나비스(Death Row Cannabis)라는 대마초 브랜드를 출시하고 로스앤젤레스와 암스테르담에 매장을 열었다.새롭게 싹을 틔우는 이 제국의 중심에는 데스 로우레코드가 있다. 1990년대 초 스눕 독과 가장 먼저 계약을 체결했던 회사로, 이후 계속 하락세를 걷다가 2006년 파산 신청을 했다. 2022년 스눕 독은 1000만 달러를 주고 블랙스톤이 지배지분을 가진 MNRK 뮤직 그룹으로부터 데스 로우를 인수했다. “이제 제가 회사를 가졌으니 제가 홍보하고 판매하는 상품도 제가 직접 소유권을 가질 겁니다. 물건 파는 건 제가 정말 잘하거든요.”로스앤젤레스에 본사가 있는 스타트업 진 앤드 주스(Gin and Juice)도 같은 논리로 창업했다. 올해 초 스눕 독과 닥터 드레, 음반 제작자 지미 아이오빈이 스눕 독의 1993년 히트 싱글 제목을 그대로 따서 설립한 회사로, 제조 칵테일 음료를 판매한다. 스눕 독은 시그램스(Segram’s)와 탱커래이(Tanqueray) 등 진 브랜드를 자신이 가사에서 언급한 것만으로 그 브랜드가 그렇게 많은 돈을 벌어갈지 알지 못했다고 한다.스눕 독은 ‘도기스타일’ 이후 닥터 드레가 프로듀서로 참가한 첫 정규 앨범 ‘미셔너리’에도 큰 열정을 가지고 있다. 닥터 드레는 “제 음악 중 최고가 될 수 있는 곡들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무대에서 새로운 공연을 선보일 수 있는 곡들입니다. 그걸 염두에 두고 앨범을 제작했습니다.” 스눕 독이 덧붙였다. “음악은 저의 토대입니다. 제 뿌리인 셈이라 절대 도망칠 수 없습니다. 위대한 음악과 위대한 뮤지션을 대표하는 한 가지 특성이 있다면, 바로 시간을 초월한다는 점이죠.”이르면 내년에 투어를 시작할 계획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스눕 독이 속도를 늦출 일은 결코 없다. 지금 이 시점에서 스눕 독은 손주 12명과 자신이 재정적 후원을 하고 있는 ‘스눕 청소년 축구 리그’ 멤버들을 생각하며 의욕을 다진다.“올림픽 경기에 비교한다면 저는 계주에 나간 겁니다.” 스눕 독이 자신의 커리어 궤적에 대해 설명했다. “제 손에 바통이 쥐어졌을 때 다른 팀 주자들은 네다섯 바퀴는 돈 후였어요. 저는 엄청나게 페이스를 올려서 그들보다 네다섯 바퀴 앞서게 됐어요. 이제 손주들에게 바통을 넘겨줄 차례인데 그 아이들이 누구보다 앞서서 경주를 시작하게끔 만들어주고 갈 겁니다.”- Matt Craig 포브스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포브스 코리아 온라인 서비스는 포브스 본사와의 저작권 계약상 해외 기사의 전문보기가 제공되지 않습니다.이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