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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완 클루커스 대표 

클라우드 MSP의 비상 

여경미 기자
클라우드는 AI 개발과 구동에 필요한 데이터 저장, 모델 훈련, 서비스 배포 등 모든 과정을 하나로 연결하는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다. 클라우드는 인프라 비용 절감 수단에서 생성형 AI의 발전과 함께 ‘비즈니스 변혁을 위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벤처기업협회에서 선정한 벤처천억기업 대표 주자인 홍성완 클루커스 대표를 만나 매출 1000억 기업으로 가는 길에 대해 들어봤다.

▎2023년에 매출 1640억원을 달성하고, 2024년에는 2000억원을 예상하는 클루커스는 벤처기업협회에서 선정한 벤처천억기업 대표 주자다. 홍성완 클루커스 대표는 “클라우드 대체는 산업 발전에 맞게 인프라와 기술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디지털전환의 흐름”이라고 말했다.
1998년 벤처확인제도 시행 이후 1회 이상 벤처확인을 받은 기업은 2023년 말까지 13만1613개다. 2023년에 매출 1640억원을 달성하고, 2024년에는 2000억원을 예상하는 클루커스는 매년 2배 이상의 성장을 예상한다. 클루커스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산업계의 화두인 디지털전환을 선도했기 때문이다. 디지털전환에도 여러 방법이 있지만 2010년에 도입한 클라우드는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룰 만큼 디지털전환의 효과적인 방법으로 자리 잡았다. 클라우드 설치가 곧 생산성 향상과 직결되는 셈이다.

정부에서도 클라우드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2024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클라우드 대전환을 위한 3대 추진 전략과 11대 과제를 선포했다. 민간 클라우드 우선 이용, 클라우드 산업 경쟁력 강화, 클라우드 산업 지속 성장을 위한 생태계 조성 등을 3대 추진 전략으로 두고 공공부문 민간 클라우드 도입 추진, 민간 클라우드 도입을 위한 조달체계 혁신, 안전한 민간 클라우드 이용 환경 조성, 산업 전반의 클라우드 이용 확산, 클라우드 서비스 글로벌 진출 확대,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 연구 지원체계 강화, 데이터센터 확충 및 운영 효율화 등을 주요 골자로 한 11대 과제를 내세운 바 있다.

홍성완 클루커스 대표는 “기업의 서버를 클라우드로 대체하면 비용 효율화와 성능 향상 두 가지를 모두 챙길 수 있다”며 “산업 발전에 맞게 인프라와 기술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디지털전환의 흐름이라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클라우드 산업은 어디까지 진전됐나.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장악한 대다수 CSP(Cloud Service Provider,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업체)는 글로벌 기업이다. 정부에서도 클라우드의 중요성을 누누이 강조하지만, 기업의 실정이나 업종, 규모를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화된 클라우드 시스템을 적용할 뿐이었다. 기업 입장에서는 막상 디지털전환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꾀하고자 클라우드를 도입해도 조직 내 IT 전문가도 없고, 관련 인력을 어떻게 채용하거나 양성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이럴 때일수록 클루커스의 역할이 빛을 발한다. 다양한 클라우드 프레임워크 모범 사례를 축적해온 클루커스는 MSP(Managed Service Provider, 관리서비스제공사)로서 기업에 성공적인 클라우드 도입과 활용을 지원한다. 가령 클라우드를 도입하지 않은 기업, 현재 클라우드를 이용 중인 기업 등 어떤 상황에 놓인 기업이든지 IT 운영 시스템을 파악해서 기업 실정에 맞는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클루커스의 전신은 게임 회사였다고 알고 있다. 클루커스 설립 배경은.

클라우드와 관련한 일에 뛰어든 것은 운명과도 같았다. 삼성SDS에서 시스템통합(SI) 개발자로 일하다가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극복한 이후 사업계획서 한 장으로도 100억~200억원 등 엄청난 액수의 투자를 받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당시에는 미국 등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IT가 키워드였던 시기였다. 2016년경 게임 회사를 인수하면서 클라우드를 이용하게 됐다. 테스트할 당시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막상 오픈하고 나니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튕겨 나가고, 사용했던 클라우드 회사에 문의해도 모르겠다는 답변뿐이었다. 그러던 중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찾아와,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는데 한번 써보라고 제안했다. 당시 국내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파트너사가 없는 상황이었다.

클라우드 MSP의 역할이라면.

과거에는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 업체인 CSP가 제공한 클라우드를 기업의 업종이나 규모 등을 고려하여 판매하는 것이 MSP의 역할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단순히 리세일이란 생각으로 이 사업에 참여한다면 상당히 수동적인 역할을 하게 되고 큰 매출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최근 클루커스는 생성형 AI를 도입하려는 기업을 위해 컨설팅·운영·교육을 전반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AI 얼라이언스를 기반으로 AI 전문 서비스 회사들과 협업 에코시스템을 구축해 기업의 성공적인 AI 플랫폼 도입을 엔드투엔드로 지원한다. AI, 클라우드 시스템 통합 등을 접목한 서비스가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클루커스는 3년 연속 마이크로소프트 올해의 파트너상을 받고, 2년 연속 데이터브릭스 올해의 파트너상을 수상하는 등 주요 퍼블릭 클라우드의 최고 등급 파트너로 성장했다. 현재 크래프톤, 펄어비스, 넷마블, 삼성E&A, 삼성물산, 현대차 등 다양한 산업군에 걸친 2500개 이상의 고객사에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한다. 기술력과 서비스 레벨을 알아주는 고객이 많아지면 비즈니스는 더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매출의 2배 성장을 목표로 정했다.

현지에 맞는 글로벌 진출이 필수


지난 11월 26일에 열린 중기부와 벤처기업협회 벤처천억 기업 기념식에서 글로벌 진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클루커스는 해외 진출이 어느 정도 진행됐나.

클루커스는 말레이시아와 미국에 지사 설립을 완료했고, 2025년에 일본이나 캐나다, 중동 등에 신규 지사 설립을 진행 중이다. 클루커스가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모든 국가가 우리의 시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클라우드나 AI를 빠르게 적용한 선진국에서 기술의 후발 주자가 되는 것보다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3년 전 미국 뉴욕에 지사를 설립해 미국 내 SaaS(Software as a Service) 솔루션을 가진 기업들을 발굴해 파트너십을 맺고 이에 대한 기술 지원 등을 진행했다. 현재 클루커스는 100여 개 SaaS 파트너들과 협력 중이다. 특히 2023년에는 WIZ란 사이버 시큐리티(Cyber Security) 분야의 특급 SaaS 솔루션과 파트너십을 맺어 2024년에 한국 시장 등에 본격적으로 소개한 바 있다.

데이터 정제나 AI 플랫폼 구축, MSP, DATA MSP 등 기술 인력이 부족한 부분을 메워줄 수 있는 것이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면 상대적으로 클라우드 어댑션(Cloud Adoption)이 느린 동남아 등에서는 클라우드를 사용하게 하는 컨설팅과 AI의 확산을 동시에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 이런 이유로 클루커스는 말레이시아에 현지 기업인 센소프 그룹과 조인트벤처 형태로 설립했고, 데이터나 인공지능에 특화된 클라우드 MSP로 현지에 있는 MTJA, KK MART, PUBLIC MEDICARE GROUP 등 주요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해서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벤처기업이 왜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해야 하나.

선진 기술을 학습해 다른 나라로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어느 한 곳에서 시작되면 그 즉시 모두가 학습할 수 있게 열린 시장으로 바뀌었다. 다시 말해서 같은 출발선에서 누가 더 열심히, 빠르게 기술을 습득하느냐의 싸움이 된 것이다. 한국 엔지니어들은 학습 능력이 뛰어나고 열정이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한 발짝 앞선 속도로 해외 진출을 한다면 그만큼 승산이 있는 상황이 됐다. 다만 나라마다 경제 상황과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한두 나라에 진출해 승부를 걸기보다는 여러 나라에서 기회를 찾아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국내 전략을 해외에서 똑같이 실행했을 때 성공하리란 생각은 오산이다. 현지 상황에 따라서 조인트벤처가 필요한 국가가 있고 직접 진출할 수 있는 국가가 있다. 이를 위해 국가마다 각기 다른 면밀한 전략을 세워야 성공에 다가설 수 있었다.

단기간 내 매출의 성장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클루커스를 닮고자 하는 기업이 많을 것 같다. 향후 클루커스의 로드맵이라면.

클루커스는 어느 기업보다 빠르게 새로운 기술을 학습하고 실전에 배치함으로써 고객에게 최신 기술을 활용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AI와 데이터, 새로 나올 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이를 기업들이 쉽게 도입할 수 있도록 자동화와 데이터 클라우드 기반 등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지금까지 클루커스의 누적 투자금액은 435억원 정도로, IPO는 2026년으로 예상한다. 현재는 직원이 200명 이지만, 계획상으로는 20%에서 최대 50%까지 늘리고자 한다. 하지만 그 이상의 인력 충원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한국에서 인원을 많이 늘리는 것보다 클라우드에 AI를 접목해 다양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지속해서 매출을 신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클루커스는 AI 중심의 서비스나 AI 기반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를 통해 글로벌 AI MSP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AI를 최대한 잘 활용해 적은 인원으로도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기업을 만들고자 한다.

디지털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어서 로드맵을 생각할 수가 없다. 특히 사이버보안은 무시할 수 없는 이슈다. 보안 측면에서 MSSP(Managed Security Service Provider, 관리형 보안 서비스 공급자) 역할을 확장해 안전한 신기술을 사용할 것이다. 최근 AI가 주목받고 있지만 학습할 데이터를 변조하거나 AI에 대한 해킹 시도를 막을 수 있는 AI-SPM 솔루션인 WIZ 등을 널리 알리고 기업이 안전하게 AI를 사용하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2025년 클루커스의 목표라면.

누구도 예측하기 힘든 시대를 살고 있다. 3년 앞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서 기술 발전이 어떻게 일어날지 전망하기는 매우 어렵다. 2025년에는 불확실성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하면 현재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기업에서는 더 저렴한 서비스를 찾게 될 수밖에 없다. 2025년은 다양한 국가에서 우리의 경쟁력을 시험할 수 있는 해가 되리라 생각한다. 글로벌 진출 시 현지 시장 상황을 확실히 파악하고 우리만의 자산과 무기가 무엇인지 정확히 안다면 시장에서 연착륙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해외에서 경쟁력이 있는, 전 세계 어디서나 지원할 수 있는 MSP 센터 구축을 완성할 예정이다.

AI 에이전트의 시대가 열렸다. 앞으로는 이들이 선보이는 기술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기업의 경쟁력을 판가름할 것이다. 클루커스를 믿고 AI를 도입하는 기업이 많이 늘어나길 바란다.

- 여경미 기자 yeo.kyeongmi@joongang.co.kr _ 사진 최영재 기자

202501호 (202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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