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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형 AI 에이전트] 세일즈포스의 AGENTFORCE 

 

노유선 기자
글로벌 AI CRM 솔루션 기업 세일즈포스(Salesforce)는 지난 9월 AI 에이전트 개발과 활용을 지원하는 ‘에이전트포스(Agentforce)’를 선보였다. 오랜 기간 CRM 클라우드 서비스에 집중해온 세일즈포스는 AI 시대의 개막과 함께 AI 기술 선두 주자로 탈바꿈하고 있다.

1999년 마크 베니오프(Marc Benioff) CEO(최고경영책임자)가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설립한 세일즈포스는 기업의 정체성으로 ‘CRM+AI+데이터+신뢰’를 표방한다.전 세계에 15만 곳이 넘는 고객사를 확보한 세일즈포스는 2023년(회계연도: 2023년 2월~2024년 1월) 연간 매출액 약 46조48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1% 성장한 수치다.

세일즈포스가 공개한 에이전트포스는 서비스와 영업, 마케팅, 커머스 등 여러 분야에서 직원의 역량을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세일즈포스코리아 관계자는 “세일즈포스의 에이전트포스는 단순한 디지털 비서가 아니라 자율형 AI 에이전트 플랫폼”이라며 “데이터 분석과 고객 서비스 문의 응답, 영업 리드 자격 심사, 마케팅 캠페인 최적화 등 다양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산업이든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손쉽게 구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CIO와 CTO의 딜레마


AI 시대가 활짝 열렸지만 기업의 기술적 역량을 담당하는 CIO(최고정보책임자·Chief Information Officer)와 CTO(최고기술책임자·Chief Technology Officer)는 AI 도입 앞에서 딜레마에 빠졌다. 글로벌 대기업의 84%가 비즈니스에 AI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믿지만 실제로 AI를 완전히 도입한 기업은 11%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데이터 관리와 보안을 위한 인프라를 마련하지 못했고 여러 기술적 과제가 난항에 부딪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올 하반기 세일즈포스가 직원 1000명 이상인 기업의 CIO 1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이에 대해 세일즈포스코리아 관계자는 “많은 기업이 AI 도입을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지만 막상 AI 시스템을 마련해도 그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까 봐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야심 차게 개발한 것이 ‘에이전트포스’라는 설명이다. AI 에이전트는 크게 보조형 AI 에이전트와 자율형 AI 에이전트로 나뉘는데, 에이전트포스는 기존의 챗봇과 코파일럿 등 보조형 AI 역할을 넘어선 자율형 AI 에이전트 개발 플랫폼이다. 보조형 AI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입력과 피드백에 따라 작업을 수행한다면 자율형 AI 에이전트는 사용자가 사전에 설정한 가드레일과 기업 정책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작동한다.

세일즈포스코리아 관계자는 “사용자의 지시가 없으면 작동하지 않고 복잡한 작업에 어려움을 겪는 보조형 AI 에이전트나 챗봇과 달리, 에이전트포스는 자율적으로 작동하며 필요한 데이터를 즉시 찾아내고 어떤 작업이든 실행 계획을 세워 수행한다”며 “또 에이전트포스는 필요에 따라 원활하게 작업을 사용자에게 넘기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자율성과 유연성을 모두 갖춘 AI 에이전트 플랫폼이라는 설명이다. 에이전트포스의 다양한 기능과 효율성·편의성을 입증하는 사례, 직군별 활용 예시 등을 살펴본다.

에이전트포스의 힘


“에이전트포스는 AI의 제3의 물결을 대표합니다. 세일즈포스는 에이전트포스의 정확도와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또 에이전트포스는 사용자의 업무 흐름에 자연스럽게 융합돼 업무를 혁신적으로 바꿉니다. 특히 기업용 에이전트포스는 기업 특성에 맞게 설계된 ‘맞춤형 지원 플랫폼’입니다.”

지난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세일즈포스가 진행한 글로벌 IT 콘퍼런스 ‘드림포스(Dreamforce) 2024’에서 마크 베니오프 CEO는 이같이 말했다. 이 행사에서 세일즈포스 에이전트포스가 첫선을 보였다. 자율형이자 맞춤형인 에이전트포스는 고객사(사용자)가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확장성까지 갖췄다. 고객사의 AI 개발 수준이 낮아도 세일즈포스는 고객사의 필요에 맞게 에이전트포스를 정교하게 설계하기 때문에 다양한 산업군에 두루 적용할 수 있다. 코드 작성 없이 몇 번의 클릭만으로 수분 안에 기업 맞춤형 에이전트포스를 배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확장성은 고객사가 즉각적으로 에이전트포스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가령 에이전트포스는 실시간으로 시장 변화를 포착해 기업의 대응 방안을 도출해내며 기업이 설정한 가이드라인 안에서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한다.

또 에이전트포스는 고객사가 데이터 유출이나 시스템 오류를 우려하지 않도록 고급 보안 기능과 산업 표준 준수, 초대형 데이터 클라우드 확보, 고객사 데이터 주권 보호 등 핵심 기능을 갖췄다. 마크 베니오프 CEO는 “2025년까지 전 세계에서 10억 개에 달하는 에이전트포스를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에이전트포스를 사전 도입한 기업이 그 효율성과 편의성을 입증하고 있다. 미국의 예약 플랫폼 오픈테이블(OpenTable)과 백화점 체인 삭스(Saks), 글로벌 학술 출판사 와일리(Wiley)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예를 들어, 와일리는 에이전트포스를 이용해 고객에게 대화형 셀프 서비스 기능을 제공한다. 에이전트포스는 세일즈포스 클라우드 안에 구축된 와일리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고객 문의를 자동으로 처리하고 계정 로그인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한다. 또 고객이 겪는 문제를 자동으로 분류해 고객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 세일즈포스에 따르면, 와일리는 에이전트포스 도입 이후 고객 문제 해결률이 40% 이상 증가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아래는 다양한 직군에 따른 에이전트포스 활용 예시다.

-고객 서비스 담당자
에이전트포스가 기존 챗봇을 대체하면서 사전에 프로그래밍된 시나리오 없이도 다양한 문제를 처리할 수 있다. 그 결과 고객 서비스의 효율성이 상당히 향상된다. 예를 들어, 에이전트포스는 서비스 담당자(상담원)에게 고객과 의사소통한 내용을 요약해주거나 고객과 관련된 세부 정보를 제공하고 향후 이어질 서비스를 제안할 수 있다.

-영업 담당자
에이전트포스를 이용해 잠재적 고객과 24시간 소통하며 고객의 문의 사항과 부정 의견을 관리할 수 있다. 또 CRM과 외부 데이터를 바탕으로 영업 담당자들이 고객과 더 깊은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영업 관리자
에이전트포스는 세일즈 팀을 위해 세일즈포스 데이터와 생성형 AI를 융합·활용해 맞춤형 롤플레이 세션을 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판매자가 특정 거래에 맞춘 영업 프레젠테이션을 구상하고 부정 의견에 대응하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커머스 담당자
에이전트포스는 이커머스 판매자를 위해 웹사이트 설정과 판매 목표 설정, 맞춤형 프로모션 수립, 제품 설명 작성,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 제공 등 일상적인 업무를 효율화하고 단순 반복적인 작업을 간소화할 수 있다. 또 이커머스 사이트나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에서 디지털 컨시어지 역할을 수행하며 맞춤형 제품을 추천할 수 있다.

-구매 담당자
에이전트포스는 바이어의 B2B(기업 간 거래) 구매 경험을 개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바이어가 채팅이나 영업 포털을 이용해 제품을 구매하고 주문 내역을 추적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마케팅 담당자
에이전트포스를 활용해 마케팅 캠페인의 전체 주기를 자동화하고 비즈니스 목표에 맞게 진행 중인 캠페인을 분석하고 최적화할 수 있다.

- 노유선 기자 noh.yousun@joongang.co.kr

202412호 (2024.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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