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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특종ㅣ잡지 '어린이세계' 의혹 全추적] 전국 60 여개 시·군 교육청 수년간 구매 의혹 

85년부터 일괄구입… 각 학교에 30~40권씩 배포 

고성표_월간중앙 기자 muzes@joongang.co.kr
“수년간 관행이다” 관계자 해명… 자료요청엔 쉬쉬 전국 60여개 시·군 교육청에서 지난 수년간 학교 운영비 등으로 쓰여야 할 예산을 특정 어린이 잡지를 일괄 구입해 막대한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외부 구매 압력 때문이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 경기도 관내 대다수 교육청 지난 3년간 ‘특정잡지’ 구매 의혹 ■ <어린이 세계> 29만 부 일괄 구입… 17억여 원 지출 문제 무엇인가 ■ 국감 지적에 도교육청 자체감사… 구입 경위 못 밝혀 부실 자초 ■ 한 교육청 관리과장 “정보기관 관계자라며 잡지 구입 종용했다” ■ 지난해 경남지역, 시민단체 문제제기로 잡지 일괄구매 중지 지난해 경남 지역에서 교육 예산을 전용해 특정 잡지를 일괄 구매했다가 문제가 된데 이어 최근까지 경기도를 비롯해 전라남도·강원도·울산 등 관내 총 60 여 개 교육청에서도 예산을 전용해 같은 잡지를 일괄 구매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 금액은 지난 3년간 총 5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들 각 지역 교육청의 올바른 예산 집행을 관리감독해야 할 도교육청들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묵인하거나 ‘관행’이라는 이유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 이들은 부실 교육행정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이 잡지를 교육청에서 일괄구입하게 된 경위다. 학습자료 구입 등을 담당하는 부서인 교육청 학무국이 아닌 업무적으로 전혀 상관없는 관리국이 예산을 집행한 것. 그럼에도 그 경위와 이유 등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 없어 의혹은 더하다. 특히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최근 이 사안과 관련해 잡음이 일자 해당 시·군교육청에 대해 뒤늦게 자체감사를 벌였다. 그러나 특정 잡지의 일괄구독을 중지하는 선에서 감사를 마무리해 부실 감사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월간중앙> 취재 결과 각급 교육청은 이 사안과 관련해 자체감사에서 문제점이 발견되자 이를 6~7급 하위직 공무원들만의 책임으로 돌린 것으로 밝혀졌다. 대신 정작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관계자들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일부 하위직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일만 터지면 만만한 게 하위직이냐”는 불만의 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전국 각 지역 교육청에서 수년간 일괄구입해 온 잡지는 월간 <어린이 세계>. 본래 이 잡지는 1960년대 중반 (재)극동문제연구소(소장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에서 어린이 반공 교재의 성격으로 발행됐다. 그러다 1990년대 후반부터 남북 교류가 진척되는 등 시대적 상황이 변하자 북한 바로 알기와 통일에 관련된 내용을 다루는 소위 ‘통일교육학급문고’의 개념으로 보완 발행되고 있다. 이후 2001년부터는 극동문제연구소 산하에 설립된 극동문화(주)를 통해 일선 초등학교에 배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교육청, 시민단체 문제제기로 구입 중단도
<월간중앙>이 <어린이 세계> 일괄구매와 관련된 사실을 접한 것은 일선 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한 교사의 제보에서 비롯됐다. 다음은 경기도 안양시 모 초등학교 교사 P씨의 제보 내용.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수년 전부터 매달 학교로 30~40부의 <어린이 세계>가 들어온다. 학교 측은 이 잡지를 학급별로 몇 권씩 나누어 주고 있다. 실제로 이 잡지를 읽는 학생은 거의 없는데도 왜 매달 배포되는지 궁금하다. 인근 초등학교도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현재 이 잡지는 학급문고 한편에 방치돼 있다 시간이 지나면 폐기처분되는 실정이다.” 제보자는 기자가 몇 가지 질문을 하자 다음과 같이 말을 이어갔다. “학교 측에 문의해 보니 교육청에서 일괄구입해 각 초등학교에 배포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권당 8,000원이나 하는 이 잡지를 무슨 이유로 교육청에서 수년간 일괄구매해 배포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안양시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사정이 비슷하다고 들었다. 전국적으로 따져보면 수십억 원, 어쩌면 그 이상의 예산이 교육현장에서는 활용되지도 않는 잡지를 구입하는 데 낭비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월간중앙>은 P교사의 제보 내용을 바탕으로 사실 확인에 들어갔다. 처음 제보를 접했을 때는 이러한 일이 수년 전부터 그것도 전국적으로 관행처럼 벌어졌다는 주장이 얼른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취재 결과 P교사의 제보는 모두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 외에 전라남도·울산광역시 등에서도 관행처럼 이 잡지를 일괄구입하고 있다는 것도 추가로 확인됐다. 경남의 경우에는 이미 지난해 시민단체들이 문제제기를 해 도교육청이 이 잡지의 일괄구입을 중단하라는 공문을 각 지역 교육청에 내려보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의 경우에는 지난 3년간만 놓고 보았을 때 17억여 원이 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차후 교육당국이 지역별 감사를 벌일 경우 그 액수는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취재 과정은 쉽지 않았다. 우선 각 시·군교육청은 내부자료라거나 자료를 정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등의 이유로 그동안의 잡지 구입 및 배포 현황, 관련 예산 편성 등의 자료 공개를 꺼렸다. 또 이들을 관리감독해야 할 상급기관인 각 시·도교육청 관계자들은 “예산은 각 지역 교육청 소관이다. 어떤 예산으로 무슨 책을 구입했는지 일일이 확인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무성의한 답변만 내놓았다. 특히 A도교육청 관계자는 “지역 교육청이 참고교재로 구입할 가치가 있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해 구입해 배포한 것이 왜 문제가 되느냐? 그 과정에서 돈이라도 오간 증거가 있느냐? 있으면 대보라”며 따져묻기도 했다. 기자의 “<어린이 세계>가 교육현장에서 꼭 필요한 교재인지 논의 과정이 있었느냐” “예산 집행을 왜 교재 구입 관련 부서에서 하지 않고 엉뚱한 부서에서 처리했느냐”는 질문에는 “세세한 사항은 지역 교육청에 문의하라”며 즉답을 피했다. 지역 교육청의 경우에도 대답은 대체로 비슷했다. 경기도 관내 B교육청 관계자는 “<어린이 세계>는 이미 수년 전부터 구입해 온 책이다. 통일교육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필요에 의해 일괄구입해 배포해 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과거부터 관행적으로 구입한 측면도 전혀 부인할 수는 없지만 일선학교에서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제기가 없었는데 뭐가 문제냐”고 덧붙였다. 교육청 관계자 관행적으로 잡지 구입 시인 이 관계자의 말대로 잡지 구입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일까? 처음 이 문제를 <월간중앙>에 제보한 P교사는 이에 대해 “통일교육에 필요한 교재라면 일선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더욱이 수요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일괄구매해 배포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P교사는 또 “과거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는 시대적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구매했을 수 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한 만큼 과거에 그랬다고 해서 관행을 내세우며 잡지 구매를 지속해야 할 이유는 없다. 통일교육의 필요성 때문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다면 그보다 훨씬 좋은 통일교육 자료는 얼마든지 있다”며 교육청 관계자의 말을 강하게 반박했다. 지난 국정감사 당시 국회 교육위원회에서도 이 사안과 관련해 문제제기가 있었다. 지난 9월26일 경기도교육청에 대한 국회 교육위 국정감사에서 열린우리당 구논회 의원이 특정 월간지 일괄구입 관행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시정을 강력히 요구했던 것. 구 의원은 이날 배포한 국감 자료에서 “<어린이 세계>를 비롯해 <극동문제> <교육연구> <과학교육>이라는 4종의 교육잡지를 수년 전부터 일괄구입해 왔으며 이를 배포한 20개 교육청 중 15개 교육청은 학교회계로 전출되는 학교운영비를 엉뚱한 곳에 쓴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육 잡지와 같은 도서는 학교별로 지급되는 학교 운영비에 확보된 도서구입비 내에서 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해 일선학교 교사들이 선정하고 자율적으로 구입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경기도 내 대부분 지역 교육청에서 학교로 내려갈 예산으로 특정 잡지를 일괄 구입해 배포했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구 의원은 또 “경기도 내 대다수 교육청에서 학생들의 교육활동 및 교육 내용을 담당하는 학무과가 아닌 관리과에서 잡지를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에 대한 교육청의 해명을 요구했다. 국감 때 구논회 의원 부당성 첫 질타 구 의원은 교육청에 대한 업체의 로비 의혹도 제기하고 나섰다. 그는 “업체의 로비를 받지 않고 어떻게 많은 종류의 교육잡지 중 특정 잡지를 몇 년간 똑같이 일괄구입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지역 교육청별로 경위를 파악하고 관계 공무원들에게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교육청 관계자들을 질타했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10월4일부터 6일까지 3일 동안 관내 25개 지역 교육청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했다. 총 19명의 감사담당관실 직원이 투입된 조사에서 2003년부터 3년간 특정 잡지(총 4종)를 일괄구입하는 데 26억1,800여 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어린이 세계> 구입에 들어간 예산만 총액의 70%에 해당하는 17억5,000여 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표1 잡지 구매 내역 참조> 경기도 교육청은 이러한 조사 결과를 지난 10월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구 의원에게 별도로 보고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어린이 세계>는 통일교육 교재로 북한의 실상을 정확히 알고 이해시키기 위한 교육자료로 구입한 것이라고 경위를 밝혔다. 또 일괄구입한 데 대해서는 학교단위로 개별구입하기보다 지역 교육청에서 일괄구매해 배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수년 전부터 시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보고서에는 ▷특정업체 잡지 일괄구매로 불필요한 특혜의혹 상존 ▷재정 집행의 자율성을 부여하는 학교 예산회계제도 취지에서 벗어남 ▷구독 수요조사를 생략함으로써 구독을 희망하지 않는 학교 관계자들의 불만 초래 ▷학교 기본 운영비 등으로 편법적 예산 집행 등 4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교육청 일괄구매를 중단하고 해당 학교별로 구입해 활용하겠다는 개선 방안을 내놓았다. 다음날인 10월11일 구 의원은 교육인적자원부 국감 자리에서 경기도교육청 자체감사 보고서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조목조목 지적했다. 첫째, 단지 북한의 실상을 정확히 알고 이해시키는 교육자료라는 이유로 일괄구입했다는 것을 납득할 수 있는가? 둘째, 지역 교육청별로 다르지 않고 일제히 동일한 잡지를 구입한 경위는 무엇인가? 셋째, 일선학교로 내려가야 할 학교 운영비를 교육청에서 쓴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근거는 무엇인가? 넷째, 초등학교 교육에 활용하는 데 초등교육과에서 잡지를 선정해 구매한 것도 아니고 대부분 관리과에서 구매한 사유는 무엇인가? 다섯째, 구매 중단은 당연한 조치일 뿐이며 책임소재는 누구에게 있는가? 이날 구 의원은 김진표 교육부총리에게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아직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교육부 차원에서 해당 교육청과 이 사안에 대해 전면적인 감사를 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월간중앙>은 경기도교육청 감사관실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어린이 세계>를 일괄구입하게 된 경위를 물었다. 하지만 감사관실 관계자는 “관행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다른 의혹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단지 일괄구입 중단 조치만으로는 미흡하지 않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수년 전부터 이루어져 왔고 각 지역 교육청별로 그동안 관계자가 계속 바뀌어 이들 모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인적 책임은 별도로 묻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잡지 구입 현황 등이 담긴 감사 결과 자료와 추가적인 해명 요구에 대해 “별도로 제공할 자료는 없으며 더 이상 추가적으로 설명할 것이 없다”며 회피했다. 그런데 취재 과정에서 일부 교육청 관계자들은 <어린이 세계>라는 잡지가 ‘기관’(국가정보원을 지칭)과 관련된 곳에서 발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는 새로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린이 세계>를 발행하는 극동문화(주)는 물론이고 이 회사 대표인 Y씨 역시 ‘기관’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인물이다. Y씨는 (재)극동문제연구소에서 <어린이 세계> 판매영업을 담당하던 직원이었다. 2001년 7월 극동문화(주)가 설립되면서 강 전 장관의 배려로 극동문화 대표를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교육청 국감 때 지적받고 부실 감사 겉으로 봤을 때 <어린이 세계>와 ‘기관’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굳이 ‘기관’과의 연관성을 찾자면 극동문제연구소 소장으로 있는 강인덕 전 장관이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 국장 출신이며, 과거 ‘Y’씨는 그 밑에서 일한 적이 있다는 점이다. 극동문제연구소 관계자는 “이미 수년 전 Y씨가 독자적으로 <어린이 세계>를 제작배포하는 것으로 안다. 현재 우리 연구소는 이 잡지 제작 등에 전혀 관여하고 있지 않다”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렇다면 일부 교육청 관계자들은 왜 그동안 <어린이 세계>라는 잡지와 ‘기관’을 관련지어 생각하고 있었을까? 이러한 의문은 취재 과정에서 일부나마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경기도교육위원회 최창의 교육위원은 “지난해 지역 교육청 예산 심의 과정에서 우연히 이 사실을 발견하고 도교육청에 문제제기를 한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최 위원은 “지역 교육청마다 <어린이 세계> 구입을 위한 예산이 모두 다르게 편성돼 있어 심의하는 데 애를 먹었다. 어떤 지역은 이 잡지 구입 예산을 업무추진비에 포함해 놓는 등 쉽게 알아볼 수 없도록 한 경우도 있었다. 또 대부분 관련 예산을 학습교재 구입 담당 부서인 학무국이 아니라 관리국 예산으로 편성한 점을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 해당 교육청 관리과장 등 관계자들에게 물어보니 ‘이미 수년 전부터 관행적으로 일괄구입해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모 관계자는 ‘기관’의 관련 단체에서 발행하는 잡지이고, 직간접적으로 구입을 종용하는 경우도 있어 예산을 편성한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예산 심의 과정에서 적발된 사안이 왜 올해도 시정되지 않고 되풀이됐느냐”는 질문에 최 위원은 “지역 교육청에서 부당한 예산 집행을 하지 못하도록 도교육청이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겠다고 지적했지만 도교육청에서는 공문 등으로 지시하기는 어렵고 회의가 있을 때 이야기해 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인터뷰 기사 참조> 지난해 경남에서도 같은 문제가 제기돼 교육당국이 홍역을 치른 적이 있다. 2004년 7월 경남 민언련을 비롯해 몇몇 시민단체가 도내 대부분의 시·군교육청이 특정 잡지를 일괄적으로 사들여 출판기관과 유착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경남도교육위원회 몇몇 위원도 도교육위원회 회의에서 질문을 통해 일괄구독의 문제를 지적했다. 당시 시민단체 등에서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경남지역 12개 시·군교육청에서는 월간 <어린이 세계>를 구독해 학급당 1권씩 배부하고 있었다. 연간 예산은 1억2,660만 원 상당이었다. 경남민언련과 전교조 경남지부, 참교육학부모회 경남지부 등은 당시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간 <어린이세계> 정기구독 즉각 중단 ▷구독 예산을 도서관 예산으로 편성할 것 ▷도의회의 월간 잡지 구독예산 전면 삭감 등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아무리 초등학생들에게 필요한 잡지라고 해도 해당 학교장의 재량으로 구독을 결정할 문제이지, 교육청에서 일괄적으로 국민의 혈세로 잡지를 구매해 일선학교로 내려보내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경남민언련 강창덕 대표는 “<어린이 세계>는 경남뿐만 아니라 전국 몇몇 교육청에서도 일괄구매해 배부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전국 민언련 차원에서 행정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현황을 파악한 뒤 구독 중지를 주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보기관 지역 관계자가 확인전화하기도 이들 단체는 또 <어린이 세계>의 교육청 일괄구매가 정보기관과 관련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들은 “정보기관의 로비나 압력으로 인한 반강제적 구독형태가 있지 않은가 하는 의문점을 가진다”면서 “만에 하나 정보기관에서 일선 교육청에 잡지 구독과 관련해 의심될 만한 일이 발생하였을 경우 국민적 저항에 부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 대표는 “<어린이 세계>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발행처인 서울 소재지에 전화했더니 30여 분 뒤 정보기관 관계자가 <경남도민일보>에 전화를 걸어 ‘경남민언련에서 <어린이 세계>에 대해 왜 알아보려고 했는지’에 대해 물어보았다”면서 “정보기관과 잡지사 사이에 어떤 유착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당시 정보기관 관계자는 “<어린이 세계> 책자 구독과 관련해 시·군교육청에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으며, <경남도민일보>에 전화를 건 사실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 대표는 <월간중앙>과의 전화 통화에서 “당시 기관의 경남지부 언론담당관이 전화한 것을 확인했다. 아마도 어디까지 사태가 전개될지 파악하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고 재차 언급했다. 시민단체들의 거센 항의와 문제제기에 경남도교육청은 “관내 각 시·군교육청에 특정 잡지의 공동구매를 중단할 것을 지시하는 한편 잡지가 교육적으로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학교운영위원회 등의 절차를 거쳐 구독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으로 사태를 마무리했다. 강 대표는 “지난해 있었던 <어린이 세계> 대량구독 문제는 경남에만 국한된 사안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어린이 세계> 경남지역 판매책임자가 “경남지역에서는 민언련 등의 요구대로 접겠다. 대신 다른 지역까지 불똥이 튀지 않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해왔다는 사실도 밝혔다. 그는 “당시 울산지역에도 1억 원 수준의 예산이 편성돼 있는 등 전국적으로 일선 교육청에 유사한 예산이 편성돼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면서 “전국 8개 시·도교육청에 예산 편성 내역과 관련한 행정정보 공개를 신청했으나 공개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올해까지 제작 배포하면 끝이다” 그렇다면 책 구입 과정의 문제점과 별개로 교육청 관계자가 앞서 언급한 대로 <어린이 세계>는 과연 초등학교 학생들이 볼 만한 교육자료일까? 이에 대해 일선 교사들은 대체로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경기도 시흥 금모래초등학교 천명우 교사는 “우리 학교의 경우 매달 배포되지만 얼마 가지 않아 폐기처분되다시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천 교사는 “과거 일방적 반공 교재에 비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냉전적 시각을 담고 있다고 느꼈다. 분명 남북의 격차는 있지만 이 차이를 두고 차별하거나 비하하는 듯한 방향으로 몰아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남 영암초등학교 이장규 교사 역시 “잡지는 통일을 지향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내용을 분석해 보면 화해와 통일시대에 걸맞지 않은 반공교육의 틀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 이 책을 본 교사들의 대체적 시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종이 질이나 편집 상태 등이 조악한 편이어서 초등학생들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경기도 성남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만약 <어린이 세계>가 통일교육 자료로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 좋은 잡지라면 굳이 교육청에서 일괄구입하지 않아도 학교단위별로 필요에 의해 구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각급 학교별로 예산이 15~20% 정도 삭감된 것으로 안다. 정작 필요한 교육기자재를 구입하는 데도 충분하지 않은데 교육청이 엉뚱한 곳에 예산을 낭비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기도 군포 관내 한 초등학교 교사도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서는 잡지 내용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지난해에 비하면 올해는 종이 질이라든지 내용도 보강된 것 같다. 하지만 교육청의 일괄구매 방식의 예산 집행은 잘못된 관행”이라고 못박았다. 경기도 공무원노조의 한 관계자는 “문제가 불거지자 각 교육청은 6~7급 하위 관계자들이 기안을 올려 구입하게 된 것이라며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단순히 구독 중지가 문제가 아니라 수년간 거액의 예산이 엉뚱한 곳에 전용된 것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밝히고 그에 대한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이 세계> 발행인인 Y씨는 취재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국내에서 북한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어린이 전문 잡지로는 이 잡지가 유일하다. 교육기관에서 이런 잡지를 구매해 활용하는 것이 뭐가 잘못된 것이냐”고 항변했다. Y씨는 또 “그동안 잡지의 질 향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는데 이번에 경기도 관내 교육청에서 문제가 돼 10월호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경기도 지역에는 배포하지 않게 됐다”고 밝히고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전남과 울산지역에는 올 12월까지만 제작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서울 사무실도 이달 말까지는 폐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사안을 처음 제보한 P교사는 “이번 사안은 단지 각 지역 교육청이나 도교육청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교육인적자원부 차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차제에 전국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번 일을 계기로 교육현장에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는 식의 예산 집행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상급기관의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 최창의 경기도교육위원회 위원 “잡지 일괄구매 배경 의혹 철저히 규명해야”
-<어린이 세계> 등 특정 잡지를 수년간 지역 교육청이 일괄구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제 알았는가? “2004년 10월께 2005년 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지역 교육청 관리과 예산에 도서 구입비가 잡혀 있어 그 내역을 따지는 과정에서 교육청이 특정 잡지를 일괄구매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심의 상황을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 달라. “보통 25개 교육청에 대해 4박5일에 걸쳐 예산을 심의한다. 당시 편법예산 지출을 알게 된 것은 예산 심의가 끝나기 하루 전날이었다. 관리과 예산에 엉뚱한 비용이 잡혀 있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후 다른 지역 교육청 관계자들에게 확인했더니 관리과에 도서 구입비로 편성해 놓은 경우도 있고, 일부는 업무추진비로 잡아놓았다는 해명을 들었다.” -그 이후 어떻게 조치했나? “당시 심의 과정에서 적발된 교육청에는 2005년도 예산에서 편법지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요구했고, 차후 자료 요구를 통해 예산 집행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했다. 또 도교육청에는 실효성이 없고 편법적인 예산 지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각 지역 교육청이 이런 예산을 편성하지 못하도록 공문을 통해 지시하도록 요구했다. 그런데 도교육청이 공문을 통한 지시가 아니고 관리국장이나 과장 등 회계담당자들과의 회의를 통해 구두로 전달하겠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번 국감에서도 특정 잡지 일괄구매가 문제가 돼 도교육청이 자체감사를 벌였다. 감사 결과 지난해 지적된 것이 별로 시정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는데. “감사보고서를 검토해 봤다. 지난해 예산 심의 후반부에 발견돼 문제를 직접 지적한 몇몇 지역 교육청은 올해 예산지출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도교육청이 지난해 좀 더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조사하고 조치했더라면 다른 지역 교육청에서도 편법 예산 집행이 없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역 교육청이 이번과 같이 일괄구매로 예산을 집행하는 경우가 있는가? “시·군교육청이나 도교육청이 교육기자재나 교구, 도서를 일괄구입해 학교로 내려보내는 예는 거의 없다. 다만 컴퓨터·프로젝션TV 등 고가이면서 단일한 품목인 경우 각급 학교별로 신청을 받아 예산을 내려보내는 경우는 있다. 이 경우에도 지역 교육청이 직접 구매해 주지는 않는다. 수요자 입장에서 적정한 것을 선정하도록 한다. 학습 교재의 경우도 학교에서 자체구입한다. 특정한 도서들만 교육청 관리과에서 예산을 썼다는 것은 외부로부터 어떤 압력이 있었다는 의혹을 갖게 한다.” -외부 압력과 관련해 알고 있는 사실이 있는가? “모 지역 교육청 관리과장이 수년 전부터 정보계통의 기관에서 잡지를 구매해 달라는 요구가 들어온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19명이 투입돼 3일간 감사를 벌였는데 감사 결과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년간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일괄구매한 데 대한 경위가 제대로 조사되지 않았는데. “관계자들 문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왜 이런 편법적이고 비효율적인 예산 낭비가 계속돼 왔는지 그 배경을 소상히 밝히는 것이었다. 이번 감사에서는 그런 부분이 제대로 조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향후 좀 더 정확한 감사가 이루어지도록 요구할 것이며,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밝혀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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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호 (2019.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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