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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공화당과 보수당 ‘100년 정당’의 비결 

 


미국의 보수 정당인 공화당은 166년째 이어져오고 있다. 영국 보수당은 180년 역사를 자랑한다. 한국은 1963년부터 1980년까지 약 17년 동안 유지된 민주공화당이 최장이다. 그 밖의 정당들은 짧은 시간 창당과 해산을 반복했다. 이런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

저자는 그 차이를 전통에서 찾는다. 크게는 국가, 작게는 가족을 중시하는 공동체주의가 핵심이다. 공동체를 지키는 파트너가 자본주의였을 뿐이다. 실제로 독일의 비스마르크 총리가 복지국가 기획을 들고나오기 전까지 보수주의자들은 자본주의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풀지 않았다. 심지어 일부는 ‘자본주의가 내적 모순으로 붕괴한다’는 마르크스의 주장에 동조하기도 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각종 신자유주의 정책을 영국에 도입했던 대처 전 총리도 기본 콘셉트는 ‘자랑스러운 대영제국’이었다. 빅토리아 여왕 시절 전 세계를 누비던 영국인의 기개로 당시 ‘복지병’을 이겨내자는 것이 아이디어였다. 대처가 자본의 충실한 대리인이었기에 연금 축소, 노동 유연화를 추진한 게 아니었던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강조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도 같은 맥락에서 저자는 읽고 있다.

결국 보수 정당의 생명력은 공동체에 대한 믿음에서 나온다. 그런 믿음이 오히려 혁신을 부추겼다. 중심이 분명했기에 마르크스주의부터 신자유주의까지 폭넓게 검토하고 수용할 수 있었다. 여전히 내적 혼란을 겪고 있는 한국의 보수 진영이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 김재현 인턴기자

202011호 (2020.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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