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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3년 특별기획Ⅱ | 코로나19 위기 대응 우수 자치단체를 찾아서] 관광산업 회복세 이끈 문경시 

올해 코로나19 확진자 ‘제로’, 단체장 빠른 상황 판단 빛났다 

세계군인체육대회 방역 경험으로 원스톱 감염병관리센터 구축
관광도시 문경 이점 살리려 새로운 관광지 발굴도 지속적 추진


▎고윤환 경상북도 문경시장. / 사진:문경시
문경시의 코로나19 대응이 지방자치단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후 현재까지 문경시의 추가 확진자는 한 명도 없다. 고윤환 문경시장은 지난해 1월 국내에 첫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을 때 “쉽게 종식되지 않을 무서운 병”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초반부터 ‘과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발 빠르게 대응해 지금의 상황을 만들어냈다. 문경시는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시청사·보건소 등의 출입구를 폐쇄하고, 대인소독기를 설치해 방역을 강화했다. 문경은 관광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외지인이 자주 드나드는 버스터미널, 기차역, 주요 관광지에도 대인소독기를 모두 설치하는 조치를 취했다. 내구연한이 지난 관용버스를 개조해 전국 최초로 이동식 대인소독차를 운영, 행사장에 찾아가는 방역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의료기관에는 문경시 예산을 들여 이동형 음압 병실을 임대해줬다. 코로나 의심 환자와 일반 환자 모두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한 문경시는 지난 2015년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개최 당시 도내 최초로 보건소에 음압 진료실을 설치하고, 병원에 음압 텐트를 보급한 경험을 이번 코로나 대응에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올해 1월 기존의 선별진료소와 호흡기전담클리닉을 동시 운영하는 원스톱 감염병관리센터를 구축해 코로나19 장기화와 신종 감염병에 대비하고 있다. 집단 감염에 취약한 복지시설에도 이동형 음압기(46대)를 설치해 환자 발생 시 신속히 대처하고 있다. 이는 경북도에서도 올해 신규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며, 2020년 11월 중앙안전대책본부에서 ‘지자체 창의적 방역시행’ 모범 사례로 전국에 소개됐다.

고 시장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나부터 먼저’를 강조했다. 공공기관의 3밀(밀폐·밀접·밀집)을 개선하기 위해 6월부터 공공청사 구조개선을 실시한 일이 대표적이다. 사무실 내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시장 접견실을 축소해 직원 사무 공간을 확장하는 등 사무실을 이동 배치하고,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의 구조를 전면 재배치해 민원인과 공무원 모두가 안전한 환경을 만들었다. 특히 국가 방역의 소통 창구인 재난안전상황실을 첨단 시스템으로 확장해 시민안전을 위한 컨트롤 타워 기능을 강화했다. 또 전국 최초로 ‘감염병 예방 지원조례’를 제정해 시설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 중이다. 음식점, 환기가 어려운 실내체육시설, 학원, 노래방, PC방 등에 환기시설과 소독 물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원의 일환으로 지난해에는 총 사업비 30억원을 투입해 영세자영업자 573개소에 시설개선 지원 사업을 완료했다. 올해 역시 20억원을 투입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사업은 감염병 예방과 동시에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거양득 효과로 이어졌다. 백신 예방접종도 순조롭게 실시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준비도 착착 진행 중이다. 이는 관광도시인 문경시에는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문제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전국적으로 관광 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음에도 문경시는 변화하는 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해냈다.

특히 국민관광지로 각광받는 문경새재 일원과 전국 최장 산악형 모노레일인 단산관광모노레일, 문경생태미로공원, 가은역 꼬마열차는 문경관광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문경새재를 비롯한 주요 관광지 10개소의 관광객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관광객 수가 2020년 대비 45%나 증가했다. 이 중 단산모노레일은 개장 후 4만5678명이 이용했으며, 생태미로공원은 8만1375명이 방문하는 등 관광산업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문경시는 새로운 관광지 발굴과 조성사업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물이 고이기 힘든 돌리네 지대에 형성된 희귀 습지인 문경돌리네습지는 3월 19일 개장을 앞두고 있다. 점촌 지역 랜드마크, 아리랑 민속마을, 경천호 녹색한반도 공원 조성사업도 지역별 균형발전과 관광지 간 연계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쌍용시멘트공장 부지 ‘도시재생 뉴딜’


▎문경시는 내구연한이 지난 관용버스를 개조해 전국 최초로 이동식 대인소독차를 운영, 행사장에 찾아가는 방역을 지속 실시 중이다. / 사진:문경시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시책 추진도 빠짐없이 챙기고 있다. 6년간 총 3532억 원이 투입되는 문경 쌍용시멘트공장 부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크게 수소연료전지발전소와 스포츠 문화 공간 등으로 구성되는데, 올해 10월 착공을 앞두고 있는 수소연료전지발전소는 공기업인 한국서부발전과 협력해 건립하고, 기존 쌍용시멘트 공장 건물은 다이빙 파크 등 익스트림 스포츠 시설, 복합문화공간, 영화 스튜디오 등으로 탈바꿈한다. 이 사업을 추진할 문경시와 한국광해관리공단, 민간 참여사가 참여해 3월 문경팩토리아㈜를 출범시켰다. 이번 사업은 국내 최초로 민간부문의 자금과 콘텐트, 운영 노하우가 투입되는 민관협력투자사업 형식을 통해 진행되며, 올 연말까지 마스터플랜을 짜고 내년부터 공사에 들어간다. 경쟁력 있는 민간 참여사들과 문경시와의 협력을 통해 근대산업 유산의 가치를 살린 매력적인 문화·스포츠 공간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쌍용시멘트 공장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일자리 창출과 관광 산업 발전, 수소차 부품 산업 등 미래 유망 기업 유치와 함께 다양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이 외에도 문경시는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해 중부내륙철도 종점 지역의 10만 평 규모 문경 역세권 개발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인구 증가, 주민 소득 증대로 위기 속에서 희망을 만들어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고 시장은 시민들에게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공무원을 비롯한 7만2000여 시민 모두가 합심해 코로나 방역과 예방에 최선을 다한 결과 안전하고 청정한 도시를 지켜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올해는 문경의 새 역사가 이루어지는 한 해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choi.hyunmok@joongang.co.kr

202104호 (202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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