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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특집]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이재명의 리스크와 경쟁력 진단 

경쟁력과 리스크는 동전의 양면, 최대 강점(추진력)이 최대 약점(대장동 의혹) 되는 건 한순간 

최경호·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 특유의 치열함에 기획력 더해지며 정치인으로서 상품성 높아져
■ 검경 수사 속도 낼수록 ‘대장동 의혹’ 충격파 더 커질 가능성도
■ ‘원팀 파열음’ 속 지지율 끌어올리려면 중도층 어필할 수 있어야
■ 李 “김대중·노무현·문재인 계승, 청출어람 정부 만들겠다” 다짐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지사가 10월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후보 수락 연설을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선후보 경선 불복 파문이 ‘일단락’된 건 10월 13일 오후. 경선 결과 발표 이후 만 3일 만이었다. 이날 오후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당 최고 의결기구인 당무위원회를 소집해서 경선 후보였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이 제기한 ‘대선 경선 표 계산 방식’에 대한 이의 제기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표 측이 주장하던 결선투표도 무산됐다. 당무위 결과 발표 직후 이 전 대표는 3일간의 침묵을 깨고 “대통령 후보 사퇴자 득표의 처리 문제는 과제를 남겼지만, 당무위 결정은 존중한다. 대통령 후보 경선 결과를 수용한다”며 페이스북을 통해 승복을 선언했다.

이에 앞서 이 전 대표 경선을 도왔던 의원들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송영길 대표가 당무위가 열리기도 전에 이미 결론이 확정된 것처럼 발언한 건 매우 유감”이라며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정운현 이낙연 캠프 공보단장은 페이스북에 당무위 결과와 관련해 “우리로서는 납득할 수 없다. 유감 천만”이라며 “참은 반드시 거짓을 이긴다”고 적었다.

당 선관위와 최고위는 특별당규 제59조 1항과 제60조 1항에 따라 사퇴자의 표에 대해 무효 처리는 합당하다고 판단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정세균 전 총리와 김두관 의원이 사퇴를 발표하기 전에 얻은 표를 유효표로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일 이 전 대표 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면 이재명 경기지사의 누적 득표율은 50.29%에서 49.33%로 조정되고, 결선투표를 피할 수 없었다.

치열함·추진력·실행력… 본선 진출 원동력


▎9월 12일 원주시 오크밸리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강원권역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눈을 감은 채 결과를 듣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우여곡절, 천신만고 끝에 이 지사가 제20대 대통령선거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지만, 내년 3월 9일 선거일까지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닐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이 전 대표의 ‘승복’ 발표에도 불구하고 그의 지지자들까지 이 지사 지지로 돌아설지도 의문이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이 경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즉각 돌입한 만큼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이 지사의 대선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성남시장이던 2017년 ‘변방의 장수’를 자처하던 그는 단기필마로 대통령 선거에 도전장을 냈다. 경선 결과는 문재인 후보(57.0%), 안희정 후보(21.5%)에 이은 3위(21.2%). 3위에 그쳤지만, 이 지사는 ‘변방의 장수’에서 일약 중앙 무대의 조명을 받는 잠룡으로 발돋움하며 차기를 기약할 수 있게 됐다.

그로부터 4년여 동안 담금질을 거친 이 지사는 한층 노련해졌다. ‘사이다’라는 별명에서 보듯 청량감에 기획력이 더해지면서 대선후보로서 상품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지사 측 사람들은 “이 지사는 학습력이 워낙 뛰어나다”면서 “지금 흥행하는 거의 모든 아이디어가 이 지사에게서 비롯된 것”이라고 귀띔한다.

다른 잠룡들과 차별화되는 이 지사만의 독보적 경쟁력은 무엇일까. 민주당 일각에서는 ‘치열함’을 이 지사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는다. 불우했던 어린 시절, 그리고 사법시험 합격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과정에 치열함이 배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치열함이 행정가로서 정책을 제안하고 실제 시행하는 실행력, 나아가 끝까지 밀어붙여 기어코 완성하는 추진력으로 버전 업그레이드됐다는 주장이다.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두고 선별론에 맞서 고집스럽게 보편론을 주장하는 모습이나, 포퓰리즘(대중 인기영합주의)이란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본소득을 시대 어젠다로 끌어올린 과정에서 보여준 것 역시 이 지사만의 추진력이다. “다른 건 몰라도 일 하나는 시원하게 한다”는 세간의 평이 어쩌면 이 지사 본선 진출의 원동력을 함축적으로 설명해준다고 볼 수 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이 지사가 보여준 추진력·집행력·성과 중심주의가 시대 상황과 맞아떨어지면서 빛을 보고 있다”면서 “요즘처럼 코로나19 사태로 서민들이 고통받는 때는 이 지사와 같은 위기돌파형, 진두지휘형 리더십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진단했다.

기존 ‘여의도 문법’을 파괴하는 이재명식 정치가 민주당 지지층은 물론이고, 일반 국민에까지 먹혀들어갔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이 지사는 성남시장 두 차례, 경기지사 한 차례를 지냈지만, 여의도 경험은 전무하다. 1987년 단임제 이후 역대 대통령 가운데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인물은 한 명도 없었다는 점에서 이 지사의 대선 본선 진출은 이채롭다 할 수 있다. 민주당 친문 의원은 “이 지사는 여의도에서 통용되는 정치 공식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 보니 당내 주류들과의 연줄이 별로 없다”면서 “이 지사에게 출신 학교나 지역은 인재 영입 고려 기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여배우 스캔들, 형수 욕설… 질긴 도덕성 논란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0월 13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후보-당대표-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원기 상임고문, 송영길 대표, 이 후보, 임채정·이용희·이해찬 상임고문.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 지사의 본선 진출 원동력과 경쟁력을 이념적 정체성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이 지사는 “나는 이념에 얽매이지 않는 실용주의자”라고 말하지만, 지지자들은 이 지사의 진보 정체성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민주당 지지층이 이 지사를 선택한 이유는, 이낙연 전 대표보다는 이 지사가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진보적 개혁 정책을 이어받아 계속 추진해나갈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며 “처음에는 이 지사를 싫어했던 친문이 결국 그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진보 정체성에서 이 전 대표와 차이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실행력과 추진력에서는 나무랄 데 없는, 여야 대선후보 가운데 손가락을 다툴 만한 이 지사이지만 도덕성 논란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대표적인 게 여배우 불륜 스캔들과 형수 욕설이다. 배우 김부선씨는 지난 2010년부터 이 지사와 사귀었다는 주장을 반복하면서 그의 도덕성에 생채기를 냈다. 물론 이 지사는 김씨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형수 욕설 논란과 관련해서 이 지사 측은 셋째 형이 자신이 성남시장의 형이라는 점을 이용해 시정에 개입했고, 교수 자리까지 청탁하더니, 이를 거절하자 ‘안티 이재명’ 운동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셋째 형이 어머니에게 패륜적 폭언을 하고 폭행까지 일삼자 참다못해 형수에게 욕설했다고 말한다. 반면 셋째 형수 박인복씨는 “욕설 당시에 어머니도 없었는데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맞섰다. 형수 욕설 논란은 여전히 진위가 가려지지 않고 있다.

급기야 10월 9일 민주당 경기 지역 경선 현장에 이재명 지사의 형수 욕설 영상이 재생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영상을 틀어댄 남성과 이 지사 지지자 사이에 충돌이 빚어졌고, 여기에 이 전 대표 지지자까지 합세하며 현장은 욕설과 고성이 오가는 아수라장이 됐다. 한동안 양측 지지자 간 물리적 충돌은 계속됐고, 경찰이 제지하면서 욕설 영상도 중단됐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형수 욕설과 여배우 스캔들로 불거진 이 지사 인성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다. 무엇보다 대장동 개발 의혹과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 앞으로 어떻게 판명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이 지사는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는 인물이라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이 이 지사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을 배당하고 고발장을 검토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한 시민단체가 이 지사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전날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경근)에 배당했다.

이에 앞서 ‘깨어있는시민연대당’은 10월 7일 이 지사가 법무법인 화우·평산·LKB·중원·소백·다산·덕수 등 로펌 변호사 다수와 대법관을 지낸 이상훈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헌법재판관 출신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는 과정에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 있다며 대검에 고발했다. 이 지사가 지난 8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변호사비는 3억(원)’이라고 밝힌 것이 허위사실 공표라는 취지다.

이 지사를 둘러싼 몇 가지 논란, 리스크 등과 관련해 최진 원장은 “모든 리더십은 양면성을 갖는다.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사람은 한편으로는 답답함을 준다”면서 “돌아보면 늘 시대가 원하는 지도자 스타일이 있었다. 이 지사가 가진 리스크보다 경쟁력이 돋보였기에 여당 대선후보로 선출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측근’ 유동규 구속… 대장동 게이트로 비화할라


▎이낙연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지지자들이 10월 11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대선후보 경선 무효표 처리 이의 제기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도덕성 논란은 어찌 보면 말 그대로 논란에 그칠 수도 있다. 시시비비를 가려줄 결정적 증거가 나오기 어려울 뿐 아니라, 설령 나온다 하더라도 양측의 공방이 되레 격화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이재명 지사 대권 가도의 최대 걸림돌은 게이트로 비화할 조짐을 비치는 ‘대장동 의혹’이라는 데 정치권은 무게를 두고 있다. 이 지사의 측근으로 지목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구속은 이 지사에 상당한 타격을 입힌 것으로 분석된다.

이 지사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이후로도 모든 지역순회 경선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했고, 1~2차 선거인단 투표에서도 2위인 이 전 대표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그러나 유 전 본부장의 구속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마지막 경선의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이 전 대표에게 더블 스코어 이상 차이로 대패했다.

이 지사의 누적 득표율은 50.29%였다. 마지막 지역 경선이었던 서울 경선까지 누적 득표율은 55.00%였으나, 30만 명의 표심이 달려 있던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 지사는 28.30%(이낙연 전 대표 62.37%)에 그쳤다. 만일 3차 투표에서 이 지사가 이 전 대표에게 대패하지 않았다면 결선투표 논란도 없었을 것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장동 게이트’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을 구속한 검찰·경찰의 수사가 속도를 낼수록 ‘대장동 의혹’의 충격파가 더욱 커질 것이란 설명이 곁들여진다.

사실상 침묵으로 일관하던 문재인 대통령의 한마디도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문 대통령은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10월 12일 “대장동 사건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조속히 규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과 경찰은 적극 협력하라”고도 당부했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에 대해 청와대 참모가 아닌 문 대통령이 입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10월 5일 “엄중히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지만, 대통령의 직접적인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이 대장동 의혹에 대한 국민의 비판 여론과 그 파문이 계속 확산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 지사가 대패한 것을 보며 여론의 추이가 심상치 않음을 청와대가 느꼈을 거란 분석도 제기됐다.

반면 “문 대통령은 이전부터 검경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대통령은 진작 메시지를 내려 했으나(경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인 만큼) 참모들의 반대로 유보됐다”는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도 들린다.

국민의힘 등 야당은 이 지사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0월 11일 광주광역시에서 ‘대장동 게이트 특검 촉구’ 도보 행진 시위를 벌였고,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지사에게 대선 후보 사퇴를 종용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이 지사의 승부수는 정면돌파다. 이 지사는 민주당 대선후보 수락 연설에서 “토건세력과 유착한 정치세력의 부패 비리를 반드시 뿌리 뽑겠다”며 “당선 즉시 강력한 ‘부동산 대개혁’으로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없애겠다”고 힘줘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대장동 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수록 이 지사에게 불리한 증거가 나올 가능성이 높지 않겠냐”면서 “사건 추이에 따라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것보다 민심 이반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취약층’ 여성·2030 표심 사로잡아라


▎이준석(오른쪽 셋째) 국민의힘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등 최고위원들이 10월 14일 수원시 경기도당 당사 앞에서 ‘이재명 판교 대장동 게이트 비리 국민제보센터’ 현판식을 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실제로 대장동 의혹과 관련, 국민 절반 이상이 이재명 지사의 책임이 큰 것으로 보는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 의뢰로 10월 9∼10일 전국만 18세 이상 남녀 10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장동 관련 사업을 두고 ‘당시 사업을 설계하고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지휘권을 가진 이 지사의 책임이 크다’는 응답이 56.5%였다. ‘사업 당시 집권당이자 성남시의회 다수당으로 공영 개발을 막은 국민의힘 책임이 크다’는 응답은 34.2%, ‘잘 모르겠다’는 9.3%였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이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연령별로 보면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이 지사의 책임이 크다’는 응답이 우세했다. 18∼29세 66.3%, 30대 64.0%, 50대 53.6%, 60대 이상 60.0%였다. 40대는 이 지사 책임이 크다는 응답이 38.8%였고, 국민의힘 책임이 크다는 의견이 53.4%였다.

같은 조사에서 이 지사는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나 홍준표 의원과의 가상 대결에서 모두 열세를 보였다. 결과는 ‘이재명 39.6% vs 윤석열 45.6%’, ‘이재명 38.6% vs 홍준표 48.0%’였다.

윈지코리아컨설팅뿐만 아니라 다른 여론조사를 봐도 이 지사는 성별로는 남성, 연령별로는 40대와 50대로부터 집중 지지를 받고 있다. 반면 여성과 20·30대, 60대 이상은 이 지사보다는 야당 주자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지지하는 추이다.

한국갤럽이 10월 5~7일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20대 대선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를 보면 이 지사 25%, 윤 전 총장 20%, 홍 의원 12% 등 순이었다. 성별로 보면 이 지사는 남성(504명)에서 선호도 30%로 윤 전 총장(20%)을 10%p 차이로 따돌리고 1위를 달렸다. 반면 여성에서는 21%로 윤 전 총장(21%)과 동률이었다. 이 지사 연령별 지지율은 18~29세 16%, 30대 22%, 40대 43%, 50대 32%, 60대 이상 16%를 기록했다. 반면 윤 전 총장은 2%, 5%, 10%, 28%, 40%를, 홍 의원은 21%, 13%, 11%, 8%, 8%를 얻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한국리서치가 10월 4~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20대 대선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는 26%로 윤 전 총장(17%)과 홍 의원(15%)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성별과 연령대별 응답률을 보면 역시 여성과 20대, 60대 이상에서는 지지율이 낮았다. 특히 20대와 60대는 홍 의원과 윤 전 총장 지지세가 뚜렷했다.

세 가지 ‘허들’ 넘어야 대권 보일 듯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경기지사 등 참석자들이 10월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균형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 행사를 마치고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 지사는 남성(502명) 응답자로부터 29% 지지를 얻어 윤 전 총장(18%), 홍 의원(19%)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반면 여성(504명)에서는 22%를 얻는 데 그친 이 지사와 윤 전 총장(16%)과의 간격이 좁혀졌다(홍 의원[10%]). 연령대별 이 지사 적합도는 18~29세 7%, 30~39세 21%, 40~49세 39%, 50~59세 36%, 60~69세 29%, 70세 이상 18%를 기록했다. 반면 윤 전 총장은 5%, 13%, 8%, 20%, 32%, 29%, 홍 의원은 29%, 20%, 15%, 8%, 6%, 10% 등이었다.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이 지사 캠프는 여성 표심을 잡기 위해 캠프 내 여성총괄본부인 여성미래본부를 구성했다. 캠프 공동상황실장에 권인숙 의원을 영입해 정책·전략·메시지 등을 점검하는 역할을 맡겼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성·청년 지지율 제고는 풀어야 할 숙제이지만, 그렇다고 단번에 해결하기는 어려운 문제”라며 “그러나 차분히 진정성을 갖고 유권자들에게 설명하고 호소한다면 차자 해소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종합하면 이 지사에게 그의 경쟁력과 리스크는 동전의 양면이다. 다시 말해 경쟁력이 곧 리스크이고, 리스크가 곧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이 지사 특유의 강점으로 꼽히던 추진력이 따지고 보면 ‘대장동 의혹’을 야기한 셈이다. 최대 강점이 최대 약점으로 변하는 건 한순간이다.

이 지사 입장에서 봤을 때 대권으로 가기까지 넘어야 할 허들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정치적 허들이다. 이는 당내 일각의 경선 불복 심리와 함께 향후 있을지도 모를 후보 교체론이다. 당내 ‘원팀’ 구성이 늦어질수록 이 지사의 지지율은 떨어지게 마련이고, 이런 상황과 맞물려 지지율 하락이 예상보다 클 경우 후보 교체론까지 고개를 들 수 있다.

당장 당무위의 결과 발표 직후 이낙연 전 대표 측 공보 책임자인 정운현 단장이 “우리로서는 납득할 수 없다. 유감 천만”이라며 “참은 반드시 거짓을 이긴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남긴 게 당내 불복의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 단장뿐 아니라 이 전 대표의 다른 참모들도 앙앙불락(怏怏不樂)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둘째, 법적 허들이다. “측근이 아니다”는 이 지사의 강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 지사의 지휘계통에 있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구속은 파장을 키우고 있다. 유 전 본부장에 이어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 등도 수사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은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다”에서 “검찰과 경찰은 적극 협력하라”고 메시지 수위를 높였다.

잇단 정면돌파로 대선후보에까지 오른 이 지사가 어렵사리 두 개 허들을 넘는다 하더라도 마지막 허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바로 지지율이다. 지지율 답보 상태에 빠진 이 지사로서는 지지율을 더 끌어올려야 본선 승리 희망을 키울 수 있다.

그러나 경선 기간 불거진 ‘대장동 의혹’과 함께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 측의 경선 이의 제기가 이어지면서 과반 득표 승리에도 불구하고 이 지사 측이 기대했던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로 인한 지지율 상승 현상)는 나타나지 않았다. 10월 13일 [머니투데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지사는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40.4%)과 가상 양자 대결에서 43%를 기록했다. ‘이재명 vs 홍준표 대결’에서는 이 지사 40.6%, 홍 의원 40.7%였다. 2주 전 가상 양자 대결 조사 결과(‘이재명 47% vs 윤석열 39.3%’, ‘이재명 46.2% vs 홍준표 38.6%’)와 비교해보면 이 지사의 지지율 하락세가 눈에 띈다.

리얼미터와 [오마이뉴스]가 민주당 경선 종료 직후인 10월 11~12일 이틀간 전국 유권자 20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4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윤석열·심상정·안철수 후보에 대한 대선후보 선호도는 이 지사 34.0%, 윤 전 총장 33.7%, 심 의원 4.2%, 안 대표 4.0%로 나타났다. 이재명·홍준표·심상정·안철수 4자 대결에서는 이 지사 32.4%, 홍 의원 27.2%, 안 대표 5.1%, 심 의원 5.0%로 집계됐다.

특기할 점은 민주당 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지지했다는 응답자 604명 중 이·윤·심·안 구도로 내년 대선이 전개될 경우 이 지사에게 투표하겠다는 사람은 14.2%에 그쳤다. 윤 전 총장 대신 홍 의원이 본선 후보로 나설 경우 이 지사를 지지하겠다는 사람은 13.3%였다. 이를 두고 원팀 파열음이 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박성민 민기획 대표는 “이 지사가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면 반드시 중도층에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 지사의 강점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이 만든, 다시 말해 조지 패튼(제2차 세계대전 때 전차전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 미국의 장군) 같은 리더십이다. 그러나 위드(with) 코로나, 즉 평시로 상황이 전환되면 그 같은 리더십이 주목받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드 코로나’ 되면 이재명 리더십 주목 못 받는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2018년 10월 1일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경기관광공사
이종훈 시사평론가도 비슷한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이 지사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숙성해서 일을 진행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일단 밀어붙이면서 추진하는 스타일”이라며 “과도하게 투쟁 지향적이다 보니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유발할 소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 지사가 본선에서 중도층의 표를 모으고,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와 어느 정도의 대립각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실정으로 꼽히는 부동산 정책 등과 관련해서는 현 정부와 다른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 때 박근혜 한나라당 후보가 그랬듯, 지금 이재명 지사 역시 여당 소속 후보이면서도 정권 교체 이미지를 갖는다”면서 “이낙연 전 대표의 경우 문재인 정부의 계승을 자임하는 동시에 친문 지지층에 기댄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본선에서는 친문이 되레 이 지사에게 짐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지사가 문재인 대통령과 노골적인 거리두기를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임기 반년여를 남겨 둔 시점인데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이 40% 안팎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섣부르게 각을 세웠다가는 되레 집토끼들로부터 역풍을 맞을지도 모른다.

이런 점을 의식했을까. 이 지사는 10월 11일 민주당 지도부와의 상견례 겸 간담회에서 “당연히 다음에 수립될 정부는 4기 민주정부”라며 “1기 김대중 정부와 2기 노무현 정부, 3기 문재인 정부 토대 위에서 잘한 것들은 다 계승하고, 미진한 것들은 고쳐서 청출어람 하는 정부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 최경호·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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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호 (2021.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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