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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소식] 자립준비청년 홀로서기 돕는 두나무 

“두나무 넥스트 잡으로 ‘내일’ 위한 ‘내 일’ 찾기 동참”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자립준비청년 받아들인 이세진 한수코퍼레이션 대표
“기대 이상의 역량으로 회사의 새 원동력 역할 해줘”


▎두나무 넥스트 잡을 통해 자립준비청년을 회사 일원으로 받아들인 이세진 한수코퍼레이션 대표는 “자립준비청년들이 ‘내 일’을 찾고, 새로운 ‘내일’로 나아가는 데 동참할 수 있어 기뻤다”고 했다. / 사진:두나무
매년 약 2000명의 청년이 비자발적으로 홀로서기에 나선다. 부모의 이혼이나 사망, 빈곤, 학대 등으로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보호를 받다가 만 18세가 되면 보호 기간 종료로 시설을 떠나야 하는 자립준비청년들 얘기다.

두나무는 자립준비청년들이 사회에 건강하게 뿌리 내리기 위해선 경제적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사)함께만드는세상(사회연대은행)과 ESG경영의 일환으로 ‘두나무 넥스트 잡 채용연계형 인턴십’을 운영하는 이유다.

로컬푸드를 활용해 식품 제조·유통 사업을 하는 이세진 한수코퍼레이션 대표는 넥스트 잡을 통해 지난해 처음 자립준비청년을 회사 일원으로 받아들였다. 3개월 간의 인턴십이 종료된 후 이 대표는 “자립준비청년들이 ‘내 일’을 찾고, 새로운 ‘내일’로 나아가는 데 동참할 수 있어 기뻤다”고 했다.

“기업과 자립준비청년 서로 ‘윈윈’”

넥스트 잡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한수코퍼레이션은 2022년 고용노동부 소관의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통해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 받았다. 해당 사업을 운영하는 재단 멘토가 담당 기업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며 기업 특성에 맞는 사업을 제안해 준다. 넥스트 잡도 멘토를 통해 알게 됐다. 일자리와 사회 경험이 필요한 자립준비청년들과 동행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해 참여를 결심했다.”

넥스트 잡 참여 전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생각은?

“자립준비청년들과 직접 만날 기회가 없어 큰 관심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다만, 그들을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데에는 거부감이 없었다. 자립준비청년도 보통 청년이나 꿈을 찾아 노력하는 이들과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자립준비청년을 위해 회사는 어떤 것들을 지원했나?

“회사에 배정된 자립준비청년은 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했고, 전공을 살려 취업하길 희망하고 있었다. 의사를 반영해 업종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많이 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했다. 주변에 정서적으로 지지해 줄 어른이나 선배와의 교류가 많지 않았을 거라 생각해 기회가 생길 때마다 사회 생활에 관한 조언을 해주고 마음을 나누고자 노력했다.”

자립준비청년과 같이 일한 얘기를 더 자세히 듣고 싶다.

“굉장히 보람찬 시간이었다. 넥스트 잡은 참여 청년과 채용 기업 양쪽이 원하는 부분을 꼼꼼하게 분석하고 매칭하며, 참여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사전 온보딩 교육도 진행한다. 덕분에 한수코퍼레이션에 인턴으로 배정된 자립준비청년도 회사 생활에 전제가 되는 기본 소양을 갖추고 있었고, 본인이 맡게 될 업무에 대해서도 숙지가 돼 있었다. 무엇보다 업무 수행 시 필요한 지식과 노하우를 혼자 찾아보고 공부해 온 점이 인상깊었다. 성과 면에서도 기대 이상의 훌륭한 역량을 발휘했고, 회사의 새로운 원동력이 됐다. 일례로 기업 규모가 작은 데다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다 보니 생각의 틀이 한정되고, 색다른 시각에 대한 니즈가 있었다. 인턴으로 함께했던 자립준비청년이 소비자 입장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해 줘 사고의 폭이 크게 넓어졌다.”

자립준비청년과 일하며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기획부터 운영, A부터 Z까지 스스로 키를 잡고 진행할 수 있는 서포터즈 프로젝트를 맡겼다. 자립준비청년이 주도적으로 타사 사례 조사, 서포터즈 모집 홍보를 위한 대학생 커뮤니티 리스트업, 포스터 제작, 실제 운영까지 업무 전반을 담당했고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회사는 소비자와의 새로운 접점을 얻었고, 자립준비청년은 전공과 희망 진로에 맞는 커리어를 쌓을 수 있어 모두가 만족했다.”

넥스트 잡을 통해 얻은 변화가 있다면?

“초반에는 자립준비청년 채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함께 일하면서 그들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 뜨거운 열정과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인턴십 기간 동안 지각 한 번 없이 성실한 근무 태도를 보여줬고, 매순간 진심으로 업무에 임해 감동을 받았다. 이들이 어엿한 사회의 일원, 기업의 주요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거라 확신했고, 자립준비청년 채용에 대해서도 긍정적 인식이 생겼다.”

자립준비청년을 추가 채용할 의향은?

“추가 채용 계획이 있다. 이번에 인턴으로 배정됐던 자립준비청년이 대학교 재학생 신분이라 정규직 전환이 성사되진 않았지만, 담당자를 통해 지속 고용 희망 의사를 거듭 확인했을 정도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역량이 매우 중요한 작은 조직이라 인턴에게 0.7 정도의 역할을 기대했는데 1인 그 이상의 몫을 해줬다. 꼭 이 청년이 아니더라도 자립준비청년들의 성장을 돕고, 함께 발전해 나가는 게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립준비청년들의 사회 자립을 위해 필요한 지원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지속적 멘토링과 실질적 직업 교육이 필요하다. 넥스트 잡처럼 자립준비청년들이 실제 업무를 배우고, 사회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취업준비생들의 스펙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자립준비청년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특히 진로를 결정해야 할 대학교 3~4학년 자립준비청년들에겐 직무 교육뿐만 아니라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스스로 개척해 나갈 수 있게 정서적으로 안정적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자립준비청년 채용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립준비청년들은 지극히 평범한 학생들이고, 충분한 역량을 가진 원석의 인재들이다. 그들에겐 이력서 몇 줄로 쉽게 단정지을 수 없는 무한의 잠재력이 숨어 있고, 조금만 갈고 다듬으면 분명 빛을 발할 거라고 생각한다. 사회와 상생해야 하는 기업으로서 자립준비청년들에게 문을 열어 주길 바란다. 자립준비청년과 기업 모두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믿는다.”

-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

202410호 (2024.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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