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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기업 : 카메라 삼각대용 볼헤드 생산 '마킨스'… “스위스·독일 제품 무섭지 않다” 

홍보 한번 없이 입소문으로만 영업 

김명룡 dragong@joongang.co.kr
마병익 마킨스 사장은 자신을 ‘쇠장이’라고 칭했다. 그는 “쇠는 언뜻 보면 차가워 보이지만, 쇠를 사랑하게 되면 비로소 쇠의 아름다움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마킨스는 마사장을 포함해 직원 4명이 전부다. 하루 10개 정도 생산할 뿐이니 주문이 밀려도 어쩔 수 없다. 마킨스 볼헤드를 직접 조립하고 있는 마병익 사장. 1997년 봄 공룡능선에 올라 바라본 설악은 아름다웠다. 짙은 운해가 푸르름을 머금은 설악에 스며들어 운치를 더했다. 7시간의 산행 중에 찾아낸 풍경이다. 아마추어 사진작가 마병익(56) 사장은 삼각대를 펴 카메라를 올려놓고 구도를 잡았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58만원짜리 스위스제 볼헤드(ball head)가 고장나 카메라가 고정되지 않았다.



볼헤드는 카메라와 삼각대를 연결해주는 장비. 나사를 풀어 카메라 앵글을 맞출 때는 부드럽게 움직여야 하고, 일단 각도를 잡고 나사를 조이면 한치의 움직임도 없어야 한다. 볼헤드가 고장났으니 삼각대를 이용한 촬영은 포기해야 했다. 벌써 세번째 말썽이었다. 마사장은 결국 아쉬움을 머금고 설악을 내려와야 했다. 이 작은 사건은 평생을 쇳덩이와 함께 살아 온 ‘쇠장이’ 마병익 마킨스 사장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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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3호 (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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