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9일 새벽 6시 남대문시장. 대부분 가게는 문을 열지 않았고, 띄엄띄엄 보이는 상인들은 해장술로 시름을 달래고 있었다. 6만6000㎡ 면적에 1만여 개 점포가 있는 남대문시장에선 더 이상 새벽시장의 참맛을 보기 어렵다. 경기침체 여파일까, 아니면 상인들이 게을러진 탓일까?
안경점을 운영하는 박병운(51)씨는 혼자 가게에 앉아 조용히 성경책을 읽고 있었다. 새벽기도를 막 다녀오는 길이라고 했다. “예전엔 하루 종일 영업해도 일이 끝나지 않았죠. 1990년대 후반엔 한 달 매출을 1억5000만원까지 올렸어요. 요즘은 한 달에 6000만원 올리기도 힘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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