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아베 신조(安部晋三) 전 총리는 2007년 9월 무책임한 사퇴로 ‘전후 최악의 총리’라는 오명을 얻었다. 하지만 그는 사퇴한 지 4개월 후 분게이(文藝春秋) 2월호에 ‘나의 고백, 총리 사임의 진상’이라는 제목의 수기를 발표해 해명에 나섰다. 지병 때문에 총리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어 사퇴했다는 것이다. 총리직까지 수행할 수 없게 만든 아베 전 총리의 지병은 17세 때 처음 발병한 궤양성 대장염이었다. 이 병은 일본 후생성에서 원인이 불명확한 특정 질환인 난병(難病)으로 지정됐다. 아베 전 총리는 “엄청난 복통에 화장실로 달려가면 다량의 하혈을 하고 변기가 새빨갛게 물들었다”고 상황을 자세하게 묘사했다.
부산에서 양말공장을 운영하는 김모(46) 사장도 궤양성 대장염 때문에 회의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날이 많다. 회의만 시작하면 갑자기 배가 아프고 변의(便意)가 느껴져 화장실로 달려가지만 정작 변은 나오지 않아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낸다. 얼마 전에는 혈변까지 나와 혹시 직장암이 아닌가 걱정했다. 하지만 검사 결과는 암이 아닌 궤양성 대장염으로 밝혀졌다. 김 사장은 스트레스가 가장 큰 적이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되도록 느긋하게 치료에 임할 생각이다. 궤양성 대장염은 복통, 혈변, 설사가 오랫동안 계속되다가 장 전체에 염증이 퍼지는 병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에게 급증하는 것으로 보아 심리적 요인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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