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는 평양과 함께 조선시대 교방문화의 양대 꽃이었다. 두 도시의 대표 음식이 냉면인 것도 비슷하다. 당시 한양에서 내려온 한량들이 유곽의 기생들과 어울려 입가심으로 먹었던 음식이 진주냉면이다. 60여 년 전 진주의 나무전거리(현 중앙시장)에서 어물전과 함께 냉면을 팔았다는 황덕이(82) 할머니는 “서울 돈쟁이들이 냉면 먹으러 차를 몰고 진주까지 왔다”고 말했다.
진주냉면은 해물 육수가 특징이다. 진주·남해·사천에서 잡힌 죽방멸치에 대합·홍합 등 해산물을 달인 물과 조선간장으로 육수를 낸다. 여기에 산·바다·들에서 나는 진미를 꾸미로 올렸다. 전복·문어를 비롯해 석이버섯·쇠고기 육전 등이다. 면은 메밀가루를 빻아 밀가루나 전분을 섞어 만들었다. 냉면은 애초 교방청에서 시작된 별식이었기 때문에 진주 인근에서 나는 귀한 재료를 죄다 갖다 썼던 셈이다. 그러니 돈 많은 왜인이나 서울에서 유람 온 한량들, 부잣집 마님 같은 특권층이 아니면 사 먹을 수 없는 별식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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