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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손 요우커는 무엇을 사는가?’ 애널리스트 보고서 - 화장품·의류·식료품·인삼에 지갑 활짝 

삼립식품·삼광글라스·엠케이트렌드·신성통상·보령메디앙스·씨큐브 주목 

정리=박성민 이코노미스트 기자 sampark27@joongang.co.kr
10월 첫째 주 핫 클릭 리포트로 하석원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큰 손 요우커는 무엇을 사는가?’를 뽑았다. 이 보고서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 결과 9월 23~30일 조회수 1위(599회, 9월 16일 이후 작성 기준)를 기록했다. 다음은 보고서 요약.

한국의 관광산업을 논하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중국인 관광객이다. 그만큼 많은 중국인이 한국을 찾는다. 덕분에 중국 소비 관련주가 국내 주식시장의 화두가 됐다.

한국의 과거를 살펴보는 것이 중국 관광객들의 동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국은 1990년대 들어서 해외 관광객이 급증했다. 1990년 156만 명이던 해외 관광객이 2000년에는 551만 명으로 늘었다. 10 년 사이 253%나 늘었다. 지금 중국의 상황은 1990 년대 한국과 유사하다. 지난해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6800달러로 1990년대 한국 (6600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1 인당 소득수준이 1만 달러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중국 도시의 중산층은 먹고 사는 기본적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다. 더 좋은 차를 타고 더 많은 나라를 여행하며 경험을 쌓고 싶어 한다. 1990년대 한국에서 마이카 열풍이 불고 동남아 여행상품이 인기를 끌었던 상황과 흡사하다.

이런 경향은 실제 수치로도 나타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432만 6000명이다. 2007년 이후 연평균 26.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이 쓴 돈만 7조6700 억원에 이른다. 이는 2013년 기준 전체 외국인 관광객 지출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9월 23~30일, 9월 16일 이후 작성 기준, 자료: 에프앤가이드 / 자료:에프앤가이드



1인당 지출 미국·일본 관광객보다 많아

더욱 주목할 것은 1인당 평균 지출액이다.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의 1인당 평균 지출액은 2272달러다. 전체 외국인 관광객 평 균 1684달러를 훌쩍 뛰어넘는다. 미국과 일본의 관광객을 제치고 가장 중요한 외국 관광객으로 급부상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중국 관광객들은 어디에 돈을 쓸까? 우리투자증권은 중국 관광객들의 서울투어 일정(4일 기준)을 분석했다. 그 일정을 따라가며 중국인들이 많이 구매하는 물품을 추렸다. 화장품·의류·식료품·인삼 등의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이런 중국인들의 관광 패턴을 분석해 6개의 종목을 추천했다. 삼립식품·삼광글라스·엠케이트렌드를 유망 종목으로 선정했고, 신성통상·보령메디앙스·씨큐브를 관심종목으로 꼽았다.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단기적으로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이어 중국 국경절 특수가 맞물려 호재를 맞았다. 바링허우의 해외 여행이 본격화되면서 장기적으로 더 많은 중국인이 해외로 나갈 전망이다. 바링허우는 1979년 1가구 1자녀 정책을 시행한 이후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다. 외동으로 자라며 귀한 대접을 받았고, 중국의 경제 성장에 발맞춰 물질적 풍요를 누리며 살아온 세대다. 소비성향이 매우 강해서 주목해야 할 관광 수요다.



화제의 리포트 ㅣ 완성차, 편치 않은 세 가지 진실

수요 감소, 강력한 경쟁자, 불리한 환율

한국 완성차 브랜드의 주가가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장기간 정체다. 2011년 처음으로 25만 원을 넘어섰던 현대차의 주가는 수 차례 도약을 시도했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3년 넘게 20만~25만 원의 박스권에 머물렀다. 기아차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11년 4 월 8만 원을 훌쩍 넘었던 주가가 지금은 6만~7만 원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만 보기에는 성장세 둔화 기간이 길다. 강 상민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완성차, 편치 않은 세 가지 진실’이라는 리포트를 통해 다수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덩치가 너무 커버린 완성차 브랜드, 현실에 안주하는 성장전략, 갈수록 높아지는 비용 부담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또 최근 자동차 시장에 불고 있는 세 가지 변화에 주목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국내 완성차 브랜드 반등의 계기로도 볼 수 있는 시그널이다. 하지만 강 애널리스트는 이 세 가지를 ‘편치 않은 진실’ 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첫 번째 변화는 세계 산업수요의 성장세다. 미국이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유럽은 약간의 회복세를 타고 있으며, 그 잠재력 또한 크다고 판단한다. 문제는 그 수요가 대부분 유럽 현지 브랜드에 몰리고 있어 전 세계 자동차산업의 성장배경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자동차 시장이 여전히 성장하고는 있지만 기세가 한풀 꺾인 것도 악재다.

또 다른 진실은 경쟁자들의 복귀다. 금융위기와 엔고, 대규모 리콜 사태를 거치며 가장 크게 추락했던 브랜드가 일본 도요타다. 거기에 미국 브랜드의 부진이 맞물려 한국 완성차 업체는 고도의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도요타가 빠르게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다. 미국의 빅3 브랜드 GM·포드·크라이슬러가 회복의 조짐을 보이며 더욱 어려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환율이다. 강 애널리스트는 “단순히 원-달러 환율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전 세계 주요 통화가 모두 한국 완성차 브랜드에게 불리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가격 경쟁력 변수인 달러·유로·엔은 원화 대비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여기에 유로-달러 환율까지 크게 상승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의 경쟁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강 애널리스트는 국내 완성차 주식의 반등에 대해서 ‘아직’이라는 결론을 맺었다. 물론 몇 가지 조건이 달성된다면 반등의 계기가 마련될 수는 있다. 환율이 안정세로 돌아서고, 노사문제가 원만하게 마무리될 경우다. 하지만 이 경우도 단기적 효과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른다면 가치주로의 전환도 기대해볼 수 있지만 그때까지는 꽤 오랜 시간 가시밭길을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256호 (2014.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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