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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른 강남 분양시장 - 브랜드·상품성 겸비한 알짜 단지 줄이어 

서초·반포 재건축 물량 늘어 … 청약경쟁률 오르고 분양가도 고공행진 

안장원 중앙일보조인스랜드 기자

아크로리버 파크 견본주택은 연일 성황을 이루고 있다. / 사진:중앙포토

서울 신사동 도산공원사거리에서 성수대교 남단 교차로 방면 우측에 들어서 있는 ‘아크로리버 파크’ 아파트 견본 주택. 분양가가 3.3㎡당 4000만 원이 넘는 고가 주택인데도 견본주택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9월 19일 문을 연 날 6000여 명을 비롯해 주말인 20~21일 2만여 명이 방문했다.

이번 분양 물량은 지난해 12월 1차에 이은 2차 물량이다. 1차 때 높은 청약경쟁률을 뚫지 못하고 탈락한 사람들도 적지 않게 다시 견본주택을 찾았다. 정부의 9·1 부동산 대책 이후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1차 때보다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더 커진 것으로 분양업체 측은 봤다. 이 아파트 장우현 분양소장은 “희소가치가 큰 한강변 초고층 고급 아파트여서 인근 강남권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왔다”고 말했다.

9·1 부동산 대책의 최대 수혜지역

고급 아파트 분양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가을 분양시장이 무르익으면서 분양 열기가 내 집 마련 수요가 많이 찾는 중소형 등 실속형에서 고급 주택으로 번지고 있다. 9·1 대책에서 정부가 청약자격 문턱을 낮추기로 해 앞으로 인기 지역의 청약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정부는 서울·수도권 1순위 자격을 청약통장 가입 2년에서 1년으로 줄이기로 했다. 민영주택은 대부분 무주택 기간 등이 중시되는 청약가점제와 상관 없이 추첨제로 당첨자를 뽑기 때문에 청약경쟁률이 지금보다 훨씬 더 높아질 게 분명하다.

올 가을 주택 수요자들이 주목할 만한 상품의 잇단 출시도 분양시장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집값을 주도하는 인기 주거지역인 강남권에 분양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어느 때보다 새 아파트를 분양 받기 위한 경쟁도 치열할 것 같다. 강남권엔 고급 주택이 많이 들어설 뿐 아니라 이번 9·1대책의 최대 수혜지역의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로 강남권에 활발한 재건축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아 주택시장을 달구고 있다.

강남권에 그동안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여온 재건축 단지가 줄지어 분양된다. 지난해 이후 강남권에 나온 재건축 단지들은 서울 1순위에서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청약돌풍을 일으켰다. 지난해 ‘래미안 잠원’ 26대 1, ‘아크로리버 파크’ 1차 19대 1 이었고 올 상반기 ‘래미안 대치청실’이 26대 1이었다. 강남권 재 건축 단지는 이미 교통·교육 등 기반시설을 갖춘 도심의 인기 주거지역에 들어서는데다, 낡은 주택이 많은 강남권에서 만나기 힘든 새 아파트라는 희소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올 연말까지 강남권 재건축 분양 물량은 서초구에 몰려 있다. 2000년대 중·후반 강남구와 송파구에 한차례 재건축 바람이 거세게 지나간 뒤 최근엔 서초 지역 재건축이 활발하다. 반포·서초동 일대에서다. 반포동 신반포 1차 재건축 아파트인 ‘아 크로리버 파크’가 2차로 210여가구를 일반분양 한다. 총 1612 가구 중 1차 386가구 분양에 이어 재건축이 조금 늦은 동에서 2차로 전용 59 ~164㎡ 형을 내놓는다. 한강변이어서 북쪽으로 한강 조망이 가능한 최고 38층의 초고층 아파트다.

반포동은 요즘 강남권에서 가장 뜨는 주거지역의 하나다. 2009년 반포주공2, 3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 자이’가 입주한 뒤 전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비싼 주거 지역으로 자리잡았다. 한강이 가깝고 지하철 9호선 등이 지나 교통이 편리하다. 자사고인 세화여고와 사립초등학교인 계성초를 비롯해 세화여중·신반포중·반포초·잠원 초·반포중 등 강남 최고로 꼽히는 학교들이 있다. 2차 물량은 1차보다 다소 업그레이드된 마감재를 적용한다. 모든 주택형의 거실·주방벽·바닥 마감재로 고급 대리석이 사용된다. 천정이 일반 아파트보다 30cm 높아 실내가 넓어 보인다. 아크로리버 파크에 분양권 전매차익을 기대한 투자수요도 적지 않게 청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아 분양권 전매제한이 없다. 계약 직후 바로 전매할 수 있다.


자료: 업체 종합

일부 주택 분양가 3.3㎡당 5000만원선

서초동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우성3차, 삼호1차를 재건축하는 아파트도 선보인다. 서초동은 반포동에 이어 주목을 끄는 지역이다. 삼성타운이 입주하면서 직주근접 주거지가 됐다. 2009년 입주를 시작한 삼성타운에는 삼성전자·삼성물산 등 계열사들이 몰려 있다. 강남구에 비해 업무시설이 적은 게 서초구 주택 시장의 약점 중 하나였는데 삼성타운이 들어와 직장수요가 많이 늘었다. 삼성타운 바로 옆 롯데칠성부지는 55층 높이의 도심 형 상업시설로 재개발될 예정이다.

서초동은 재건축이 활발하다. 이번에 분양하는 우성3차와 삼호1차 외에 우성 1,2차와 무지개·신동아가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성2차는 착공을 앞두고 있고 우성1차도 조합설립 단계다. 이들 아파트가 모두 재건축되면 이 일대에 5000가구가 넘는 새 아파트가 들어서게 된다.

우성3차 재건축 아파트는 삼성물산이 짓는다.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라는 문패를 단다. 일반분양분이 49가구로 많지 않다. 다양한 고급 커뮤니티시설이 들어선다. 운동촌과 문화촌으로 구분한 커뮤니티시설에 실내골프연습장과 도서관, 피트니스센터 등이 지어질 계획이다. 블루투스 기술을 도입한 홈 네트워크시스템 등 첨단 시스템을 갖춘다. 주방에 설치되는 ‘스마트 미러링 주방 TV’는 미러링(Mirroring) 기능을 탑재했다. 미러링은 스마트폰에 뜨는 화면을 TV나 태블릿 같은 다른 기기로도 동시에 볼 수 있게 해 주는 화면전송기술이다.

삼성물산 박상현 분양소장은 “삼성타운 옆에 들어서는 래미안 브랜드 타운이어서 품질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우성1,2차 재건축도 맡고 있어 1~3차 2000가구의 래미안 타운을 형성하게 된다.

대우건설은 삼호1차를 다시 짓는 ‘서초 푸르지오 써밋’을 내 놓는다. 최상층(35층)에 피트니스클럽을 설치해 입주민은 탁 트인 조망을 감상하며 운동을 즐길 수 있다. 201동과 202동 사이에 26층 높이의 스카이브릿지를 설치해 그 안에 북카페 등 주민공동시설을 들인다.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지하창고도 제공한다. 유치원 통학차량 전용 승차장인 ‘새싹정류장’ 등 자녀를 위한 시설과 시니어 세대를 위한 운동시설과, 텃밭을 갖춘 로맨스 가든을 만들 예정이다.

강남권 외곽 강남보금자리지구에서는 모든 가구가 앞마당처럼 쓸 수 있는 테라스를 갖춘 테라스하우스가 나온다. 공간을 넓게 사용할 수 있는 테라스하우스는 요즘 분양시장에서 가장 ‘핫’한 아이템으로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다. 효성은 강남구 세곡동 강남지구에서 ‘강남 효성해링턴 코트’를 분양한다.

강남권에 분양 예정인 이들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2000 만~4000만 원에 달한다. 아크로리버파크의 경우 일부 주택형은 3.3㎡당 5000만 원 선이다. 서초동 재건축 단지들이 3.3㎡당 3000만 원 정도다.

1256호 (2014.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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