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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nts | 막 내린 삼성의 사회공헌형 토크콘서트 ‘열정樂서’ - 시대 넘나든 ‘땀 흘리는 젊음’의 울림 

4년 간 80회 강연 … 진솔함과 솔직함으로 공감 불러일으켜 


삼성의 ‘열정樂서’는 지난 4년 간 80회 열렸다. 국내외 20개 도시를 넘나들며 30여만명의 청중과 만났다. 가장 많이 찾은 도시는 서울(24회)이며 부산(12회)·대전(10회) 순이다. 최다 인원이 모인 건 지난 3월 27일. 잠실주경기장에 1만4000여명의 대학생이 모였다. 강연자는 총 198명, 공연예술가는 70팀이 참여했다. 최다 출연 강사는 서울대 김난도 교수(8회)다. 최연소 강연자는 2013년 당시 21세의 카이스트 장하진 학생, 최고령은 1944년생 삼성전자 윤종용 고문이다.


2013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열정樂서에서는 삼성SDS 한승환 전무(인사팀장)가 강연 후 청중들과 공개 모의면접을 가졌다.
열정樂서는 20대와의 소통 방식을 확 바꿨다. 이 행사 이전에도 대학생이나 젊은이를 위해 취업정보 등을 나누는 삼성의 소통 채널은 있었다. 하지만 지역적으로 서울이 중심이었고, 정보도 취업이나 산업에 국한됐다. 젊은이들과 나누는 이야기도 ‘삼성’에만 치중했다.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방식이 그렇게 지엽적이어선 곤란하다는 의견이 삼성 안팎에서 나왔다. 그런 식이면 어떤 젊은이가 삼성을 진정으로 좋아하겠느냐는 지적이었다. 그래서 소통 방식부터 바꿨다. 바로 ‘토크콘서트’ 형식이다. 강연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대화를 나누는 형식이다. 특히 강연자 대부분을 ‘세상에서 가장 바쁘다’는 삼성의 CEO들로 채웠다. 게다가 그들에게 삼성이야기를 빼고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 담백하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열정樂서 강연자는 대개 2개월 전에 정한다. 스토리텔링 전문가나 외부 작가가 강연할 CEO나 유명 인사를 직접 만나 인생 전반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20대 청중의 코드를 고려해 필요한 이야기를 골라낸다. 의견을 들은 강연자들은 원고를 계속 수정하고 작가들과 여러 차례 만나 연습을 거듭한다. 짧은 강연만으론 거리감이 생기기 쉬운 대기업 CEO도 20대 청중들과 수월하게 소통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자는 시간을 쪼개 강연을 준비한 강연자들은 대중가수보다 더 큰 호응을 얻었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은 열정樂서의 핵심 키워드는 ‘땀 흘리는 젊음’이다. 모든 강연과 공연을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열정樂서 관계자들은 현 20~30대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를 ‘불평’이라고 봤다. 취업난, 빈익빈 부익부 같은 풀기 어려운 사회적 문제에 직면한 세대다. 그런데 이들은 그걸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해소하겠다는 의지가 약한 편이다. 열정樂서에서는 이를 극복할수 있는 힘을 ‘땀 흘리는 젊음’이라고 봤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빛을 잃지 않는 젊음의 힘이기도 하다.

열정樂서 진행진은 강연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이와 관련된 주제를 요구했다. 특히 거대 담론이 아니라 강연자가 학창시절부터 CEO나 유명인이 되기까지 겪었던 지극히 개인적인 고민이나 갈등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담담히 들려주기로 했다. 연령차가 40여년 정도나는 청중과 강연자 모두 고민이나 살아가는 방식, 성공을 위한 노력 등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함께 느끼는 대화의 자리가 되도록 했다. 열정樂서가 공감을 자아내며 4년을 끌어온 힘의 원천이다.

삼성 측은 열정樂서를 올해로 종료할 예정이다. 하지만 완전히 끝내는 것은 아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은 늘 젊은이들과 소통하고 싶어한다”며 “또 다른 참신한 방식으로 어떻게 소통을 이어갈 수 있을지를 정하면 곧바로 젊은이들과 다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1262호 (201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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