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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M&A 강화하는 최창원 SK 케미칼 부회장 - SK 케미칼 중심의 소그룹 체제 정비 

SK 케미칼 지분 늘리고 SK D&D·SK유화 대주주로 ... SK그룹에서 분리 움직임 


▎SK케미칼은 최창원 부회장(왼쪽에서 넷째) 주도로 PPS 등 신소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본 데이진과 합작사 '이니츠'를 만들고 울산에 대규모 생산 설비를 구축했다.
잠잠하던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의 최근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SK케미칼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계열사 간 지배구조를 단순화 하고 있어서다. 지난 2012년 사장된 소그룹 형태의 분리 시나리오가 다시 꿈틀대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최 부회장은 신사업 육성과 공격적인 인수·합병(M&A) 등 전방위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앞으로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최 부회장이 SK케미칼 지분 확대를 통한 실질적 지배력 상승과 기업 오너라는 명분까지 얻으려는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분분하다. 현재 최창원 부회장은 SK케미칼·SK건설·SK D&D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K케미칼이 SK건설과 SK가스의 지분을, SK가스가 SK D&D의 지분을 갖고 있다. SK그룹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SK케미칼의 지분 3.11%를 갖고 있다. 또 SK(주)가 SK건설의 지분 44.48%를 들고 있다.

최 부회장은 11월 20일 시간 외 대량매매(블럭딜)를 통해 자사주 62만3000주를 추가로 취득했다. 지분율(보통주 기준)은 기존 10.18%에서 13.17%로 높아졌다. 최 부회장을 포함한 특수 관계인의 지분율은 13.98%에서 16.97%로 늘었다. 지분 취득 대금은 최 부회장이 보유 중이던 SK가스 지분 53만3280주(6.1%)를 모두 팔아 마련했다. 이로써 SK케미칼에 대한 최 부회장의 영향력은 자사주 15.53%를 포함해 최대 32.5%로 확대됐다. 만약 SK케미칼을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할 경우, 다른 계열사로부터 지분을 빌리지 않고도 지주사의 자회사 지분보유한도(20%)를 여유 있게 채울 수 있게 됐다. 최 부회장이 SK가스 지분을 전량 처분하긴 했지만, SK케미칼이 SK가스의 최대주주(지분율 45.54%)라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SK가스 지분 팔고 SK케미칼 지분 사들여


SK케미칼에서 출발한 최 부회장은 지난 2011년 SK가스를 손에 넣은 데 이어 올해는 SK D&D·SK유화의 대주주로 올라서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동부발전당진을 인수하기도했다. 이런 가운데 SK케미칼의 지분을 늘리고 계열사 지분을 정리했다는 점에서, SK케미칼을 중심으로 계열사를 지배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셈이 됐다. 이와 관련해 SK케미칼 측은 “최 부회장의 지분 매입은 회사가 추진하는 신사업을 중장기적으로 육성하려는 최대주주로서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SK케미칼과 계열사들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SK그룹과 지분상 연결고리는 거의 다 끊어진 상황이라, 최근 최 부회장의 행보를 봤을 때 소그룹 형태의 분리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평가다.

물론 전제가 있다. SK케미칼과 SK건설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특히 SK건설을 매개로 최창원 부회장과 SK그룹의 지배구조가 얽혔기 때문에 누군가는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SK케미칼이 SK건설의 지분(28.2% 보유)을 팔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지난 2012년 SK케미칼의 계열 분리를 시도했을 당시에 최 부회장은 SK케미칼의 사업 확대와 SK그룹과의 지분관계 정리를 위해 SK건설을 인수하려 했다.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상장(IPO)까지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9월 SK건설로부터 비거주 건물개발과 신재생 에너지 공급을 담당하는 SK D&D를 인수해 SK건설을 가져갈 필요가 줄었고, 따라서 지분을 정리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는다. SK케미칼이 SK건설의 지분을 판다면 이 돈이 그룹 분리의 열쇠가 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이와 더불어 SK케미칼은 SK가스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SK케미칼로 이전하는 작업도 진행해야 분리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손자회사 지분도 100% 보유해야 해 앞으로 추가적인 자금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 SK케미칼과 계열사들의 사업 전개 방향도 관심거리로 떠오른다. 최 부회장은 SK케미칼의 최대주주이자 실질적인 오너 역할을 하고 있다. 우선 발전과 가스화학·신재생에너지·신소재·프리미엄 백신 등이 새로운 먹거리다. SK케미칼은 그동안 고온에서도 견디는 신소재 플라스틱인 PPS나 백신 등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왔다. SK 계열사 관계자는 “그린케미칼 쪽으로 사업 구조를 구조조정 해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며 “PPS 등 신소재와 프리미엄 백신 등에서 앞으로 사업성을 찾으려 하며 앞으로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새로 인수한 SK D&D가 신규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SK건설 인수가 어려워지면서 그동안 여러 사업이 제자리를 맴돌았는데, SK D&D를 사들여 여러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SK가스 관계자는 “지난 8월 고성그린파워에 대한 투자 결정으로 본격적인 발전사업에 뛰어든 바 있다”며 “이번 SK D&D인수를 계기로 향후 신재생 에너지 발전 사업 분야까지 포함해 발전사업 포트폴리오가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K건설 지분 정리가 과제

주익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SK D&D의 신재생에너지 부문과 SK가스 등 여러 계열사의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며 “예컨대 고성그린파워 석탄발전소의 용량이 커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SK D&D의 신재생에너지 부문이 공급하게 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SK D&D는 태양광을 이용한 신재생 에너지 발전사업 개발 및 운영사업, 풍력발전사업 부문에서 국내 수위를 지키고 있다. SK D&D는 현재 대신증권과 신한금융투자를 주간사로 선정하고 IPO를 추진하고 있으며, 스톤건설 인수전에 참여하는 등 앞으로 성장이 기대된다. 최창원 부회장도 SK D&D의 지분을 38.8%(51만7000주)를 보유 중이다. 지분과 사업 모두에서 변화의 속도를 높이고 있는 최 부회장의 다음 발걸음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거리다.

1267호 (2014.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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