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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金)에 투자해볼까? - 달러화 강세 멈칫하니 금값 반등 

‘美 기준금리 인상 우려 완화’ 호재로 … 아시아 수요 증가도 긍정적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금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 사진:뉴시스
지금일까, 아니면 아직 아닐까. 금에 투자하는 이른바 ‘금테크’ 시점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한창이다. 긍정론자들은 최근 수 년 간 국제 금값이 폭락세를 이어가면서 바닥을 찍었으니 저가 매수 타이밍이라고 주장한다. 비관론자들은 금값이 아직 더 떨어질 여지가 남았으니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얼마 전까지는 부정적인 목소리가 조금 더 우세했다. 영국 런던귀금속협회(LBMA)에 따르면 2011년 9월 5~6일 사이 금 현물 가격이 온스당 1895.00달러로 고점을 찍었다가 올 3월 13일(현지시간)에는 1152.00달러까지 폭락했다. 최근 3개월 이내 최저치이자 금값이 한창 오르던 2010년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미국 달러화 강세 여파로 금값 하락세가 좀처럼 수그러들 줄 모르면서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비관론이 가득했다. 향후 5년 안에 저점 수준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금값에 조금씩 변화 조짐이 보이면서 낙관론도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가 3월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발표하면서 달러화 강세가 다소 수그러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FOMC 결과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돼, 당분간 금값도 안정세로 돌아서다가 조금씩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4월 FOMC서도 금리 인상 없을 것”


앞서 연준은 FOMC를 마치고 낸 성명서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인내심을 갖겠다’는 기존 문구를 삭제했지만, “합리적인 확신이 설 때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를 두고 시장 안팎에서는 연준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비둘기파 성향(Dovish)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성명서에 명시된 ‘합리적인 확신’은 노동시장의 추가 개선이 이뤄지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근접해야 함을 의미한다. 연준은 “4월 FOMC에서도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며 “올 연말까지 금리 인상폭을 기존 1.125%에서 0.625%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연준이 이같이 밝히면서 시장 안팎에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일러도 올 9~10월은 돼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지금까지처럼 달러화 강세가 계속되면서 금값 폭락이 심화되던 현상도 어느 정도 잦아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연준이 시장 기대에 부응하는 수준의 FOMC 결과를 발표한 직후 금값은 크게 올랐다. 3월 19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4월물 금값은 전거래일 대비 3.1달러 오른 온스당 1151.30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전자거래시장에서는 1% 넘게 급등한 1172.5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지난해 1월 30일 이후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달러화 강세 지속 우려가 해소되면서 금값에도 반등 기미가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FOMC 결과 발표 직후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전거래일보다 2.94% 급락한 96.78을 기록했다. 2000년대 들어 연간 기준 금값과 달러인덱스는 도합 다섯 번을 제외하고 매번 상반되는 양상이었다. 일반적으로 달러화가 강세인 경우 금값은 하락을, 달러화가 약세인 경우 금값은 상승했다는 의미다. 국제 금값은 온스당 달러로 정해져 있어, 달러화가 오르면(기준금리가 인상되면) 기회비용이 줄어든다고 해석돼 금값이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3월 FOMC 이후 달러화 강세가 진정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값이 반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생겼다”며 “미국이 본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기 전까지는 유럽과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의 양적완화에 따른 유동성 증가가 금값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대 효과로 금값이 온스당 1200달러 수준을 회복한 다음, 당분간 엇비슷한 선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아시아 내에서 금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장기적 관점에서 금값 반등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세계 최대 금 소비국인 인도의 금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인도 루피화 환율도 안정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숨은 호재’라는 분석이다. 3월 18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호주 은행인 ANZ는 아시아에서 투자 및 귀금속용 금의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ANZ는 전 세계 금 수요가 2030년에는 지금의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값도 2025년 온스당 2000달러, 2030년 2400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워런 호건 ANZ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임금 수준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가정할 때 금 수요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는 게 가능하다”며 “금은 투자대상으로서 보다 견고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NZ는 문화적으로 금을 선호하는 인도나 중국 등 아시아 국가의 국민들이 금 구입을 이어가면서 수요 증가에 결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세계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으로서 금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더해지고 있다. 지난해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은 금 보유량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대 후반부터 약 20년 간 각국 중앙은행들은 금 보유량을 줄여 왔지만 최근 들어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단기적 접근보다 장기적 관점서 투자해야

물론 당장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분석으로 보일 수 있으며, 판단은 투자자 몫이지만 다소의 불확실성을 감수할 수 있다면 지금이 서서히 금테크에 나설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한국도 1%대 초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수익이 거의 안 나는 은행 예·적금보다는 저점 추정 매수로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금에 투자하는 편이 유리해졌다. 전문가들은 단기적 접근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금에 투자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금테크에서는 현물 투자가 효과적이다. 골드바나 귀금속을 매입한 이후 목표로 했던 시세에 이르면 되파는 방법이다. 거액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지난해 은행권의 골드뱅킹 상품을 눈여겨볼 만하다. 소액을 금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우리·신한·국민·기업은행에서 판매 중이다. 원화 시세를 유심히 살핀 다음 금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원화와 달러화의 시세 차이로 인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금값이 오르지 않았더라도 달러화 가치가 올랐다면 금을 팔 때 달러화를 받고, 달러화를 원화로 환전해 달러화 가치가 높아진 만큼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달러화 강세로 금값이 오르지 않더라도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고, 금값이 오르면 당연히 그로 인한 수익을 기대하면 된다.

1278호 (2015.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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