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최대 수요처인 미국 수요 줄어시장에서는 당분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경기 불황으로 다이아몬드 최대 수요처인 미국의 수요가 좀처럼 늘고 있지 않아서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다이아몬드 최상위급인 플로리스급 1캐럿 다이아몬드의 판매 가격은 3월 말 기준 1만4932달러(약 1625만원)로 고점을 찍었던 2012년 초와 비교하면 50% 가까이 하락했다”고 말했다.이에 실적이 급락한 다이아몬드 광산회사들은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모습이다.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회사인 드비어스는 현재 거래 중인 다이아몬드 원석 구매업자에게 국제 기준에 맞는 계좌정보와 자기자본비율을 공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비어스의 다이아몬드 원석 판매금액은 60억 달러(6조5600억원) 규모다. 거래업체의 신용도나 투명성을 바탕으로 거래하겠다는 것이다. 영국 광산회사인 페트라는 상반기 매출을 2억1500만 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 성장한 수치지만 대부분의 애널리스트가 예상한 수치보다는 낮다.원석 가격은 내렸지만 소비자 가격에는 반영되지 않은 것도 수요가 늘지 않는 요인이다. 실제로 국내 다이아몬드 A업체의 18K 화이트 링에 다이아몬드 5부(0.5캐럿) 반지들의 가격은 500만원 초반 대다. 다이아몬드 원석 가격은 내렸지만 판매 가격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 이에 대해 A업체 관계자는 “판매가가 고가인 만큼 소비자들의 체감효과가 크지 않을 뿐 원석 가격이 내리면서 일부 내렸다”고 말했다.이렇다 보니 다이아몬드에 투자를 하려는 투자자들은 고민에 빠졌다. 전문가들은 상황을 지켜보는 것도 방법이지만 원석 가격은 다시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다이아몬드 가격이 14년 이래 최저 수준에 근접했고 미국 내 청년층 고용증가와 소비심리 개선을 감안할 때 결혼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의 여론조사회사인 퓨(Pew)리서치에 따르면 ‘결혼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밀레니얼(Millennials) 세대의 70%가 “그렇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2000년에 출생한 세대(9200만명)를 말한다. 이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결혼 비율은 현재 20% 초반에 불과하다. 곽현수 연구원은 “미국에서 결혼 예물은 다이아몬드가 필수인 만큼 장기적으로 밀레니얼 세대가 점점 결혼적령기에 접어들면 다이아몬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다이아몬드 시장 규모는 50조원 이상이고, 매년 3~4% 정도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에서 약혼과 결혼기념일 등의 선물로 준비하던 다이아몬드 선물 문화가 아시아권에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특히 중국의 다이아몬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다이아몬드회사 드비어스에 따르면 2013년 중국 시장에서만 판매가 18% 늘었다. 또 세계 다이아몬드 원석시장의 중심지인 벨기에 엔트워프나 인도·이스라엘 등에서 물량 조절이 이뤄진 만큼 더 이상 떨어질 가능성이 작다는 예상도 있다. 결혼예물 업체 렉스다이아몬드 김원구 대표는 “원석 가격이 내리면서 다이아몬드 가격도 하향 조정됐다”며 “수요가 줄긴 했지만 유럽 경제 위기도 수습국면이고 미국 소비도 늘어나고 있어 조금씩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금·은과 달리 환금성 낮아그렇다면 다이아몬드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 투자 방법은 두 가지다. 세계 주요 광산업체인 영국 드비어스·페트라 다이아몬드, 캐나다의 도미니언 다이아몬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루카라 다이아몬드 등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이들 기업들은 캐나다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국내에서 투자하려면 증권회사를 통해 캐나다 해외계좌를 개설해 거래할 수 있다. 이들 기업들의 주가는 지난해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했지만 주가는 상승했다. 4월 14일 기준으로 페트라 다이아몬드 주가는 185달러로 1년 전보다 27% 올랐다. 다이아몬드 생산업체 기업인 DDC 주가도 1년 새 58% 상승했다. 곽현수 연구원은 “다이아몬드에 대한 가치는 가격과 다르기 때문에 기업 주가는 오름세”라고 말했다.또 다른 투자법은 실물을 구입하는 것이다. 김갑호 교보증권 팀장은 “다이아몬드는 미술품과 같은 개념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현재 가치가 아니라 미래 가치를 따져 장기간 투자해야 하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다이아몬드는 품질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티파니 기준으로 디자인과 컬러 등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부로 불리는 0.1캐럿의 반지가격대는 백 만원 이상이다. 1캐럿은 수천만원에 달한다. 다이아몬드는 고가이면서 금·은 등과 달리 환금성이 낮지만 예물과 투자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 렉스다이아몬드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1년까지 3캐럿의 다이아몬드 수익률은 140%에 달하고 0.1캐럿은 40%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등록세·취득세·양도세 등의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장점도 있다.